<하고 싶은 일-기>는 하자 청소년들의 일상과 진로를 주제로 대화한 인터뷰 시리즈입니다. 청소년들이 하고 싶은 일을 위해 무엇을 하거나 하지 않으며(또는 하려고 하며) 일상을 지키고 있는지, 그들의 To do list를 함께 보며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2024년 일곱 번째 하고 싶은 일-기는 문화공간기획작업장을 통해 하자를 만났고, '후회하지 않을 어제와 불안 없는 내일, 그리고 충실한 오늘'을 살아가는 진현의 기록입니다.
-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만 18세. 연출을 공부하고 있는 진현이에요. 최근에는 있는 그대로 마음을 주고 받는 일에 관심이 많아요. 그리고 좋아하는 말인데, 어제를 후회하지 않고 내일을 불안해하지 않으며, 오늘을 살아가는 법에 대해 관심이 많고, 사랑이야기도 좋아합니다.
진현의 To do list
1. 원하는 학교 입학하기
2. 능동적으로 많은 사람을 만나며 많이 상처받고 많이 행복하기
3. 과하게 진지하고 심각하지 않게 세상을 살아가는 법 배우기
4. 힘을 빼야 할 때는 빼기
5. 완벽주의, 정답 주의가 아닌 수정주의의 태도로 살아가기
6. 나 자신을 조금 더 사랑하려 노력하기
7. 그게 무엇이든 결국 지나가고 생각보다 별거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하기
8. 기꺼이 혼자 있는 법 배우기
9. 외로움과 불안, 후회에 지지 않기
10. 다정한 사람이 되기
11. 다양한 사랑을 탐닉해 보기
12. 사랑과 인간에 대한 믿음 잃지 않기.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잊지 않기
13. 세계를 사랑하기. 세계와 함께 춤추기. 타자의 세계(우주)가 있음을 잊지 않고 그것을 감각하고 사랑하기
14. 평가받음을 두려워하지 않기
15. 끊임없이 배우기
16. 순수성 잃지 않기.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살아가기.
17. 어린아이의 마음(동심), 믿음, 연결감, 세계에 대한 사랑, 로맨스, 다정함, 놀이의 아름다움, 몰입의 경이로움 등등의 담론을 예술(연극)로써 세상에 전하기.
18. 우리가 이곳에 함께 있다는 그 찰나의 순간을 감각할 수 있는 작품 만들기
19. 독서 꾸준히 하기
20. 운동 꾸준히 하기
21. 작품 활동 꾸준히 하기
22. 좋아하는 것을 계속 좋아하기!
23. DA capo의 마음으로 살아가기
24. 좋은 어른, 예술가가 되기
25. 유머 잃지 않기. 웃긴 사람이 되자! 결국 승리하는 것은 웃음!
26. 기분 좋은 진지함과 진지하게 던지는 가벼움을 터득하려 노력하기
- 진현은 어떻게 하자에 처음 오게 되었나요?
SNS에서 문화공간기획작업장(이하 '문공기') 모집 글을 봤어요. 저는 연출을 공부하고 있지만 극장 밖의 예술에도 관심이 많아요. 공간을 뛰어넘는 예술에 대해서요. 그래서 문공기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공간과 예술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니까. 또 사유를 넓히고 싶다는 생각도 들어서요.
- 어떤 것들을 기대하면서 오셨나요?
연극뿐만이 아닌 다른 분야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었어요.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고요. 이미 어느 정도 이룬 것 같기도 해요. 제가 학교 밖 청소년이라 그동안은 이런 정보나 프로그램과 조금 멀리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싶은 욕구도 있었어요.
- 하자의 첫인상은 어땠나요?
관공서 같지 않았어요(웃음). 익히 들어서 알고는 있었지만 열려 있는, 수용적인 분위기를 느꼈고 그래서 안정감을 많이 느꼈어요.
- 평소 루틴이 있나요?
보통은 책 읽고, 과제를 합니다. 연출 전공을 준비하고 있어서 글쓰기 연습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또 연극을 보고 음악을 듣기도 하고요.
- 좋아하는 책이나 작품이 있다면 이야기해 주세요.
연극은 여기에 있다의 <열차>! 정말 너무 애정하는 연극이에요. 영화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2022)>, <싱 스트리트(2016)> 그리고 음악은 8090 노래를 좋아해요. 엄마가 음악을 너무 좋아하셔서 집에 CD가 어마어마하게 있거든요. 어려서부터 그것을 꺼내 듣곤 했어요.
- 취미나 좋아하는 일이 있나요?
산책하면서 혼잣말 하기를 좋아하고 자주 해요. 혼잣말은 지금 쓰고 있는 시나리오 스토리에 대해 이야기 하거나, 힘들 때는 제가 엄청나게 성공한 사람이 되었다고 가정하고 관객 앞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상상하기도 해요. 그럼 타점이 생기는 것 같아요. 부표같이 저쪽을 향해 가야겠다, 이런 것이요.
- 좌우명이나 모토 같은 게 있다면요?
단순할 수도 있는데 '오늘을 충실히 살자' 에요.
- 롤모델도 있을까요?
유희열을 좋아해요. 그분의 음악과 활동에 영향과 위로를 많이 받았어요. 행보를 통해서도 그렇고요. 안테나라는 회사의 가치가 좋은 사람 좋은 음악, 그리고 유재석이 영입되면서 좋은 웃음까지 더해졌는데요. 그분이 추구하는 언어나 행동, 가치에서 다정함을 많이 느꼈어요. 다정한 어른 같았고요. 그렇다고 우유부단하지는 않은, 저도 그런 좋은 어른이 되고 싶어요.
- 진현이 생각하는 좋은 어른이란 무엇인가요?
'냉철한 다정함'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기꺼이 홀로 있을 수 있는 존재. 어쩔 수 없어서가 아니라 기꺼이 홀로 설 수 있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어른이에요. 홀로 선다는 것은 저에게는 무척 무섭고 공포스러운 일이거든요. 하지만 그렇게 해야만 하는 일이기도 하죠. 언젠가는 반드시 홀로 서야 하니까요. 저는 외로움이 많은 사람이라 워낙 기대고 싶어 해서 ‘기꺼이 혼자일 수 있다면 언제나 함께일 수 있다’라는 말을 좋아해요. 함께 있는 것밖에 할 줄 몰라서 함께 있는 것과, 혼자 있을 수 있지만 함께인 것은 맥락이 다르니까요.
- 사람들은 진현을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진지하고 어른스럽게 봐주셔서 만 18세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요(웃음).
✔ To do list : 과하게 진지하고 심각하지 않게 세상을 살아가는 법 배우기, 힘을 빼야 할 때는 빼기.
제가 생각하는 저는 사랑 받고 싶어 하는 사람이에요. 사랑 받고 싶은 마음을 알기 때문에 사랑을 주고 싶죠. 모든 일에 진심이라, 가벼운 게 잘 안돼요. 완벽주의 성향도 있고요. 그래서 어떤 일에든 저의 100%를 태워버려요. 어느 때는 조금은 힘을 뺄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 요즘 고민이 있다면요?
부모님의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될 미래가 두려워요. 연극을 하면서는 경제적으로 풍족하기 어려울 테니 분명 N잡을 해야 할 텐데요. 현실적인 문제들도 감당해야 하고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살 수는 없는 거니까요. 또 실력에 대한, 저의 부족함에 대한 고민도 있어요. 한정된 기회 속에서 내가 나를 증명해 낼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요.
✔ To do list : 평가받음을 두려워하지 않기
저의 진로 특성상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는데요. 내 작품, 결과물에 대한 평가와 나에 대한 (인간 김진현에 대한) 평가를 구분하면서 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 과거와 현재의 진로 고민이 비슷한가요? 다른가요?
달라요. 지금은 분야를 정했기 때문에 고민이 구체적으로 바뀌었어요. 뚜렷해짐과 동시에 좀 더 두려워진 것도 있어요. 도착지까지의 길이 험난한 것을 알게 되어서요. 모순적이지만 진로가 뚜렷해지면서 더 막연하고 막막해지기도 했어요.
✔ To do list : Da capo의 마음으로 살아가기.
막막할 때는 최초의 마음을 기억하려고 해요. 열의 있었던 처음의 마음을요.
- 해보고 싶은데 아직 못해본 게 있다면요?
세계여행(특히 오지) 자연만 있는 곳에서 혼자 있는 경험을 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브로드웨이 같은 큰 극장에 저의 작품을 올리고 싶어요.
- 진로나 미래와 관련해서 또래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문공기하면서 너무 좋아요. 여러 사람의 니즈들을 듣는 것도 좋고, 어떤 것을 욕망하고 어떤 사람이 되고 싶고. 나의 세계가 확장되는 느낌이요. 서로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좋겠어요. 진로나 미래에 대해서요. 그럼 우리 안에 갇혀 있던 것들이 넓어질 테니까요!
✔ To do list : 사랑과 인간에 대한 믿음 잃지 않기.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잊지 않기. 세계를 사랑하기. 세계와 함께 춤추기. 타자의 세계(우주)가 있음을 잊지 않고 그것을 감각하고 사랑하기.
세계에 대한 사랑, 이 모든 것에서 핵심은 우리고, 이곳에 함께 있다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연결감이요. 평소에는 우리가 매 순간 연결되어있다는 것을 느끼며 살지 않지만 서로가 연결되어 있고 함께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