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을 꽉 채웠던 동행 캠프를 추억하기 위해 세 명의 판돌이 한 달 만에 모였습니다. 한 손에는 시원한 음료를 들고, 다른 손에는 빼곡히 적힌 노트를 쥔 채, 그때의 기억을 꺼내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 땀방울,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가 느낀 따뜻한 순간들이 고스란히 담긴 시간들이었죠.
기억을 더듬는 사이, 자연스럽게 첫 번째 질문이 나왔습니다.
Q. 캠프 첫날 가장 강하게 남은 기억은 무엇인가요?
단감: 첫날 기억에 가장 강하게 남은 건 시간탐험 놀이 시간이었어요. 어린이들이 달팽이 놀이와 떡장수 놀이에 완전히 몰입해 정말 즐거워하는 모습이 생생합니다. 처음 만났을 때의 서먹함이 완전히 사라진 순간이었죠. 소리 지르며 뛰어다니던 그 모습을 보니, 마치 제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했어요. 오전에 긴장과 기대가 섞인 채로 보낸 시간이 있었는데, 함께 뛰노는 어린이들을 보니 마음이 한결 편해지더라고요.
이든: 맞아요, 처음엔 전통놀이가 어린이들에게 고리타분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더 재미있게 놀더라고요. 오래된 놀이일수록 검증된 재미가 있구나 싶었어요. 어린이들이 999 공간을 잘 활용하며 뛰어노는 모습도 인상 깊었어요. 이날 각자가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의 크기를 몸으로 느끼는 시간이었죠. 저는 특히 오전 오리엔테이션 때 카페 그냥에서 어린이들을 맞이한 순간이 기억나요. 기존에 오던 어린이들과는 달리 새로운 얼굴들을 만나니 설레고 벅찬 기분이 들더라고요. 캠프 이후에도 카페 그냥으로 찾아오는 어린이들이 있어 정말 반가웠어요.
Q. 캠프가 끝난 지 한 달쯤 되었는데,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을지 궁금한 어린이가 있나요?
단감: 베트남에서 학교를 다니는 우주가 궁금해요. 첫날엔 조용하고 말수가 적었던 우주가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거든요. 궁금한 것이 생길 때마다 잔뜩 질문하던 모습이 기억나네요.
이든: 저도 한 명 있어요. 바로 치왈왈인데요. 캠프 후에 1층에 있는 사무실에서 나오던 찰나에 우연히 만난 적이 있어요. 카페 그냥도 소개시켜주고 동행캠프에 참여했던 어린이들과 연락을 주고받는다는 이야기도 나눴죠. 첫날의 어색한 표정이 떠오르는데, 이제는 좀 더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게 되어 좋았어요. 그리고 잔만보도 기억에 남아요. 입문형 오픈클래스에서 먼저 만났었는데요. 늘 스마일과 함께 다니던 단짝이었죠. 처음엔 수줍어했는데, 캠프 활동에 점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었어요.
Q. 캠프에서 어린이들이 가장 몰입한 활동은 무엇이었고,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이든: 롯데월드를 120% 즐기기 위한 전략을 세우는 시간이 가장 몰입했던 순간이 아닐까 싶어요. 다 같이 머리를 맞대고 계획을 세우며 열정적으로 고민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 순간만큼은 정말 다들 롯데월드를 정복할 기세였죠.
단감: 또 하나는 손으로 직접 만들어 보는 활동이었어요. 템페를 만들기 위해 콩 껍질을 불리고 발효된 콩 냄새를 맡아보는 시간에는 웃음소리와 함께 엄청난 집중력을 보여줬죠. 지질학을 닮은 빵을 만들 때는 고소한 냄새와 함께 빵을 맛보고 반죽에 별사탕 하나를 올리는 데도 얼마나 열성적이었다고요. 공상과학만화를 만드는 시간도 빼놓을 수 없네요! 다 못 그린 만화들은 집에서 추가 작업까지 해오는 열의를! 보여줬죠. 그나저나 템페는 각자 집으로 가져가 발효해 보기로 했는데, 발효 후에 맛보기까지 해보았으려나? 궁금하네요.
Q. 캠프에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나요?
단감: 캠프 회고 시간에 나눈 이야기 중 하나가 기억에 남아요. ‘미래진로’를 주제로 하는 캠프에서 단순히 직업 체험만으로 충분할까? 라는 질문이었죠. 하나의 직업에 삶의 방향을 고정시키는 건 위험하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에 모두 공감했던 것 같아요. 특히, 어린이들의 자율성을 존중하면서도 어떻게 집중력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어요. 처음엔 집중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던 어린이들이 결과물을 발표할 때 보면, 정말 깊이 생각하고 있었구나 하고 감탄하게 되는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이든: 저도 어린이들과 함께했던 시간이 마치 한여름 밤의 꿈처럼 빠르게 지나갔어요. 그중에서도 롯데월드에서 놀이기구를 기다리다 결국 타지 못한 순간이 아직도 생생해요. 무더운 날씨에 1시간 넘게 기다렸는데, 결국 못 타게 되어서 어린이들도 저도 아쉬워했던 그 장면이 기억에 남습니다. 또 하나는 마지막 날 ‘쇼하자’ 때 처음으로 사회를 맡았던 순간이요. 어린이들과 함께 "화이팅!"을 외치며 긴장을 풀었던 그 순간, 정말 뭉클했고 큰 힘이 되었어요.
Q. 이 캠프를 통해 어린이들에게 남은 기억은 무엇일까요?
단감: 캠프에서의 모든 순간들이 소중했지만, 무엇보다 어린이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함께 만들어간 과정들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이 경험이 그들의 미래를 그리는 작은 밑거름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이든: 맞아요. 우리 모두가 함께했던 시간이 어린이들에게도, 그리고 우리에게도 하나의 소중한 추억으로 남기를 바라요. 어린이들이 보여준 웃음, 호기심, 그리고 몰입했던 순간들이 앞으로의 길을 걸어가는 데 든든한 힘이 되길 바랍니다. 앞으로 또 다른 만남과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지기를 기대하며, 이 여정을 따뜻하게 추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한여름의 뜨거운 햇살 아래, 우리는 어린이들과 함께 웃고 뛰며 소중한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시간이 흘러도 해맑은 얼굴과 호기심이 기억에 남아요. 하자센터와 각기 다른 외부 체험 활동에서의 웃음소리, 그리고 놀이에 몰입했던 순간, 마지막 날의 "화이팅"까지 모든 순간이 우리를 함께 성장하게 했죠. 이제 아이들은 각자의 길을 걷겠지만, 이 여름의 경험이 작은 씨앗으로 남아 언젠가 큰 나무로 자라길 바랍니다. 그렇게 우리의 캠프 이야기는 따뜻하게 마무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