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청소년이라면 모두가 기억할 어린 시절의 맛! 추억의 불량식품을 콘셉트로 하자 뉴미디어 인턴 스토리 팀의 4인 4색 (두두, 두부, 산다화, 연우) 인터뷰를 담았습니다.
진로, 학업, 인간관계… 몰라도 괜찮고, 길을 잃어도 괜찮아요. 우리는 탐색해 나가는 중이니까요. 후기 청소년 당사자로 구성된 #하자_뉴미디어인턴_스토리팀 은 ‘몰라도 괜찮은’ 후기 청소년들을 이야기합니다.
[인터뷰] 두두
Q. 두두는 어떤 청소년기를 보내셨나요?
‘노마드의 탄생’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요즘 디지털 노마드가 주목받고 있잖아요. 근데 저는 기술도, 학위도, 돈도 없는, 그냥 떠돌이예요. (웃음) 제 인생은 고향을 떠나기 전과 후로 나뉘어요. 고향은 제가 정할 수 없잖아요. 스스로 고른 지역에서, 새로운 가족을 만들고 싶어서 집을 나갔어요. 가족과 지내는 동안 많이 외로웠거든요. 그래서 사람 많은 서울로 갔어요.
Q. 집 밖의 생활이 쉽지만은 않았을 텐데요.
(한숨) 집 나가면 개고생 맞긴 해요. 처음 계약한 전셋집에서 일어났던 일인데요, 휴지 심에 들어가 있는 매끈한 바퀴벌레와 눈 마주쳤을 때… 너무 놀라서 소리도 못 질렀어요. 또 이웃은 시도 때도 없이 소리를 지르고 현관문을 발로 찼어요. (우리 집 문을요!) 중요한 건 그 댁이 건물주였어요. 어쩌겠어요, 위약금 물고 이사 나갔죠. 고생스러웠지만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마음이 워낙 강했어요. 그래서 이리저리 옮겨 다니면서 살 곳을 마련했죠. 지낼 곳이 애매해졌을 때, 자기 공간을 내어준 친구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커요. 이때 도움 ‘받는’ 방법을 배웠어요.
Q. 하자로 오게 된 이유도 궁금해요.
그렇게 이사를 거듭하며 살다 보니 대학교 졸업반이 됐었네요. 지금도 취업 준비는 뒷전이고 가장 깊숙한 마음에는 어디에서 살 것인지, 거주지에 대해 고민이 있어요.
홍콩 인디밴드 My Little Airport의 首德国歌词 은 제 고민을 가장 잘 대변해 주는 노래에요. 몇 소절 나눠보자면, ‘내 고향은 나를 담기엔 너무 작아, 근데 왜 드디어 바다 건너 멀리까지 왔는데 내 작은 동네로 돌아가고 싶을까, 근데 왜 드디어 고향에 도착했는데 신발도 벗기 전에 이곳을 떠나고 싶을까’. *가사 번역은 유튜브 채널 홈신홈의 자막에서 인용했습니다.
제2의 고향을 찾겠다는 결연한 마음은 사그라졌어요. 대신, 새로운 마음과 함께 하자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어디에서 살게 되든지 우선 살아보자! 또래 청소년들에게 이렇게 살아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요.
[인터뷰] 두부
Q. 요즘 제일 모르겠는 게 뭐예요?
사람이요. 정확히는 제가 어떤 사람과 잘 맞는지, 어떤 집단에서 잘 어울릴 수 있는지요. 스무 살쯤에는 저 자신이 뭘 좋아하고 뭘 잘하는지, 제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고민을 주로 했어요. 취향이 그 사람을 설명해 준다고 믿었고, 그래서 저만의 취향을 열심히 개발해 왔어요. 돌이켜보니 치기 어린 시기 같은데요…. 만 스물둘인 지금은 자아보다는 타인으로, 다른 사람들을 대하는 저의 태도로 생각이 옮겨 갔어요. 나는 타인을 어느 정도까지 사랑해 봤는지, 타인에게 얼마나 솔직해져 봤는지, 타인과 얼마나 싸워봤는지. 이런 것들요. 이런저런 집단에서의 경험을 거치면서 앞서 말한 취향에 관한 신념이 깨지기도 했고, 동시에 편견 없이 사람을 올곧이 바라보는 방법을 배워 가고 있는 것 같아요.
Q. 그럼, 본인이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당도(성격의 스윗함)가 51%로 꽤 낮은 게 눈에 띄네요.
저는 친화력이 아주 좋거나 어느 집단에서든 금세 적응하는 사람은 아니에요. (그래도 친해지면 맘 놓고 스윗해져요!) 두부라는 이름도 여러 요리에서 조화롭게 쓰일 수 있는 재료로서의 슴슴함이 제가 되고 싶어 하는 성격과 닮았기 때문에 붙였어요. 대신 저는 취향이나 대상에 대한 호불호처럼 주관적인 기준이 명확한 편이에요. 특히 일본 문화를 좋아해서 졸업 이후에 도쿄에서 생활하는 게 꿈인데요. 절친한 대학 친구가 일본을 정말 좋아해서 저까지 스며들게 된 거거든요. 이런 거 보면 온전히 제 것이라 생각한 요소도 수많은 사람들의 영향 아래 있다는 걸 반성하게 되네요. (웃음)
Q. 모르겠는 것에 대한 답은 어떻게 찾아가고 있나요?
좀 단순무식한 답변일 수 있는데 그냥 제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집단을 무작정 관찰해요. 각자의 색이 뚜렷하면서도 통합보다는 공존을 이루는 집단. 제가 하자센터에서 일하고 싶다고 마음먹은 계기도 이런 거죠. 최근에 하자 음악작업장 컴필레이션 앨범을 쭉 들었는데 죽돌(하자에서 활동하는 청소년)마다 스타일도 장르도 달라요. 그럼에도 음악작업장이라는 한 공간에서 동고동락하며 결과물을 만들어낸 거잖아요. 그 과정에서 어떤 배려와 이해와 타협이 있었을까.... 이런 궁금증이 앞으로 스토리 팀으로서 발행하는 콘텐츠에 반영될 것 같네요. 하자를 하자로 만드는 건 무엇일까. 그 과정은 얼마나 치열할까.
[인터뷰] 산다화
Q. 도전성이 90%인 산다화의 후기 청소년기는 어떤 시간인가요?
저는 좋아하는 일, 가치에 동의하는 노동으로 돈을 벌어 살아갈 방법을 찾아 헤매며 20대 초반을 보냈어요. “어떻게 돈을 벌며 살아야 할지 모르겠어! 난 어른은 못 되겠어”하고 장난스레 징징거리곤 했는데 아직 제가 후기 청소년이라지 뭔가요? 더 헤매도 된다는 마음의 여유가 생겼어요.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알바 말고도 여러 시도를 해보자고 마음먹게 됐어요. 청소년 멘토링, 프로그램 보조강사 등을 하며 생활비를 벌었고, 공부와 여러 실험을 하며 모험적으로 보내고 있어요.
Q. 스스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무엇인가요?
저는 사회학을 전공하며 기후 위기 관련 활동을 해왔어요. 모든 존재가 존중받는 세상, 생태적인 사회를 만들 대안을 찾고 싶어 공부했고, 기후 위기로부터 내가 사랑하는 것들을 지키기 위해 환경 실천에 대한 문턱을 낮추기 위한 활동들을 하기 시작했어요. “마을에서 지구를 생각하는 한 걸음”을 모토로 기후 위기에 대한 다양한 프로젝트와 공부 모임, 지역 기반 청년 커뮤니티, 지역 생활 문화 공동체 사업 아카이빙과 프로젝트 기획, 제로웨이스트 비건 여행 기획자 직업 실험 등 다양한 시도를 해왔어요. 삶에서 환경, 생태, 페미니즘, 인권, 비거니즘, 생명 등 다양한 가치를 놓지 않기 위해 노력해 왔어요.
Q. 하자 뉴미디어 인턴십은 하게 된 계기와, 하자에서 하고 싶은 일이 궁금해요!
대학을 졸업할 때가 되니 다음 스텝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압박감이 생겼어요. 좋아하는 일로 돈을 벌어보고 싶어 방법을 찾던 중 뉴미디어 인턴 공고를 보게 됐어요. “아카이빙”은 제가 삶의 도구로 삼고 싶다 생각한 일이기도 해서 스토리 팀이 매력적으로 느껴지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인상 깊게 남아있는 질문 중 하나가 “기후 위기 시대에 예술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예요. 하자 사람들에게 기후 위기는, 예술은 무엇인지, 우리는 어떻게 이 시대를 마주하며 함께 살아갈 수 있을지 여러 질문과 이야기를 풀어 가보고 싶어요.
[인터뷰] 연우
Q.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연우’입니다. (웃음) 다양한 매체를 통해 시각 디자인을 공부하고 있어요.
Q. 후기 청소년이란 무엇인가요?
후기 청소년은 통상 19~24세로 규정되고 있어요. 하지만 ‘후기 청소년’이 무엇인지 아직 잘 모르겠어요...(아 몰로) 청소년(adolescence)이라는 말의 어원을 살펴보면, 영어 단어 ‘adolescence’는 라틴어 ‘adolescere(성숙하다)’에서 유래했습니다.
그런데 ‘성숙하다’는 것이 어떤 의미일까요? 성숙하다는 것은 무엇을 기준으로 하는 걸까요? 성숙하다는 것은 ‘몸과 마음이 자라서 어른스러워진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어른스럽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어른스럽다는 것은 ‘다 자라서 자기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하지만 청소년의 나이에 속하지 않는 사람들은 이 정의가 너무 속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새로운 도전을 하기에 사회에서 부정적으로 보는 것 같거든요. (저는 제가 20대 후반이라도 아직 어른스럽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해요. 각자 꿈꾸는 미래는 다르니까요) 통상 19~24세로 규정되는 후기 청소년을 저는 조금 다르게 부르고 싶어요! 좋은 단어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윙크)
Q. 스스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무엇인가요?
비판적 거리를 유지하는 것은 저에게 매우 중요한 가치예요. 생각이 많아질수록 편향되기 쉽기 때문에, 이를 지키는 것이 더욱 중요하죠. 디자인 업종에서 일을 하다 보면, 이런 가치관이 큰 의미를 가져요. 비판적 거리를 유지함으로써 항상 배움의 자세를 가질 수 있고, 덕분에 모든 사람이 제 스승님이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Q. 하자 뉴미디어 인턴십을 하게 된 계기와, 하자에서 하고 싶은 일이 궁금해요!
지금이 아니면 아쉬울 것 같았어요! 후기 청소년의 나이로서 청소년 콘텐츠를 다룰 수 있다는 기회는 엄청 매력적이고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했죠. 음 .. 사실 하고 싶은 것이 매우 많아서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알리고 싶어요. 우리 모두의 이야기요! 그리고 모두가 차별 없이 사랑받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