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초에 문을 열었지만 코로나 때문에 어린이들을 초대하지 못해 ‘텅’ 비어있던 모아모아랩이 2022년 5월에 ‘빼꼼’ 문을 열었습니다. 그동안 잊혀지지 않을까 했던 걱정과는 달리 지난 2022년 6개월 간 375명이 다녀갔고, 올해에는 조금 더 빨리 어린이들을 만나기 위해 2월에 활짝 기지개를 켭니다.
누구의 마음이 이렇게 자랐을까?
모아모아랩 안쪽 전시대를 비우려던 중, 깜짝 놀랐습니다. 누군가의 마음이 아무도 모르게 ‘쑥쑥’ 자라고 있던 것을 발견하게 되었답니다. 상설워크숍에서는 하자를 한바퀴 둘러보며 오늘 내 마음을 닮은 작은 물체들을 하나씩 찾아보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활짝 피고 흩어진 분홍 꽃잎, 우툴두툴 돌멩이, 보들보들 강아지풀, 우화 후 남겨둔 매미 허물, 반짝이는 플라스틱 조각, 밟으면 바스락하고 바스러질 것 같은 낙엽 등이 모입니다. 바깥에서 주어온 마음을 둔 자리가 두 시간 동안의 각자의 개인 작업 공간이 됩니다. 만들기에 열중하다 보면 어디론가 마음이 사라져버리기 일쑤인데, 10월 어느 날 오디세이 텃밭에 떨어져 있던 알감자와 조약돌은 누군가의 작업 속으로 들어가 빈 작업장 한켠서 겨우내 자라나고 있었던 겁니다. 그 모습이 모아모아랩 문이 다시 열리기를 고대하며 뭘 만들까 궁리하고 있을 어린이들의 마음처럼 느껴져서 바로 해체하지 못하고 2월 한 달간 전시를 해두기로 마음먹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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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만 보지 마세요. 만져보세요.
이렇게 하여 하자센터 본관 1층 쇼케이스 한쪽에 어린이들이 두고 간 2022년의 작업물들을 늘어놓게 되었습니다. 작업이 끝나면 멋진 작품이라 두고두고 보고 싶어서, 조금 아쉬워서 더 완성하려고, 동생이랑 가지고 놀고 싶어서 집에 가져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남겨두고 간 것들을 모아놓고 보니 지난 일 년간 어린이들 손에서 만들어진 이야기가 ‘웅성웅성’ 들리는 듯 합니다. 관람하는 여러분들! “눈으로만 보지 마세요.”, “만져보세요.”, “함께 놀아볼까요?”에 힘차게 응답 바랍니다.
모아모아랩에 있는 것들은 어떤 물건의 포장재였거나 이제 그 쓰임새를 잃고 버려진 물건들이 대부분이지만 쓰레기가 아닌 작업과 놀이를 위한 훌륭한 재료로 보이지요?
투명 페트병, 종이원통, 약통 안에 색솜, 끈, 천, 가죽조각, 나무구슬, 단추 같은 것을 담아 보거나 그림을 그려봐요. 그냥 마구 담고 그린 것 같지만, 언젠가 멋진 재료나 상품의 패턴이 될 수도 있다고요.
뭘 해야 할지 생각이 나지 않고 막연하다면, 같은 소재라도 다른 꼴 또는 같은 꼴이지만 다른 소재의 재료들을 다양하게 이어보세요.
지구 위에 살고있는 사랑스런 생명체를 만들어 보는 것은 어때요? 그러다 보면 이야기 한자락이 뚝딱 생길 거예요.
내가 가보고 싶은 곳, 살고 싶은 집, 일하고 싶은 일터, 휴식할 수 있는 가구를 상상해볼까요? 북극의 바다, 사랑 놀이터, 과일카페, 미용실, 우리집 정원으로 초대합니다. 우선 여기 앉아 보세요.
음악을 보여줄 수 있을까요? 어떤 것은 악기랑 비슷하게 생겼지만 아름다운 소리는 마음으로 들어야 들린답니다.
혼자서도 둘이서도 셋이서도 놀 수 있어요. 커다란 종이비행기 날리기, 미로찾기, 긴 잠자리채로 파리 잡기, 빨대 이어 림보, 링 던지기, 미니농구대, 볼풀로 탁구치기, 의자뺏기, 과녁맞추기…. 무궁무진합니다. 우리 함께 놀아볼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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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공간과 어린이들과 함께할 새로운 강사들을 소개합니다.
작업대는 개인의 작업 공간과 네 개의 공동작업대로 나누어 집니다. 제1 작업대는 톱, 커터칼, 송곳, 전동드릴, 망치 등이 있고, 날카로운 도구로 자르기와 뚫기를 할 수 있습니다. 제2 작업대에서는 고무줄, 모루, 빵끈, 철사, 이쑤시개, 자석, 바늘 등으로 접착제 없이 잇기가 제3 작업대에서는 글루건으로 단단히 잇는 작업이 이루어집니다. 제4 작업대에서는 자, 줄자, 저울, 돋보기 등으로 측정하고 관찰하며 작은 드라이버로 결합된 물체를 해체하거나 연결해 해볼 수 있습니다. 가위, 펀치, 니퍼, 종이테이프, 양면테이프, 풀, 목공풀, 색종이, 사포, 펜 등의 도구들은 각자가 앉은 테이블 중앙에서 손쉽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공간은 마음스튜디오, 져스트프로젝트, 페이퍼풀즈에서 함께 궁리해서 만들어졌고, 프로그램에 참여한 어린이들의 요청으로 채우거나 비워지고 있습니다.
모아모아랩에서는 작업의 소재와 도구가 어린이들과 잘 만날 수 있도록 함께하는 강사들도 있습니다. 작년에 모레, 민트, 하늘이 함께했는데, 올해에는 리노, 멜로디, 시원, 하와가 즐거운 작업장을 만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짧은 인사를 모아 전하며, 무우장다리꽃처럼 목을 ‘쭉’ 빼고 어린이들과 만날 하루하루를 기다립니다.
리노
안녕하세요~모아모아랩에서 여러분과 함께 하는 리노라고 해요! 저는 여러분 나이였을 때부터 환경에 관심이 많았고 지금도 지구와 인간의 지속가능성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어요~ 이곳에서 함께 생각해보고 움직여보며 마음껏 도전해봅시다!
멜로디
안녕하세요? 이번에 모아모아랩에서 함께하게 된 멜로디예요. 저는 대학생 때 해외봉사단원을 통해 여러 나라에서 어린이들을 만나게 되었는데요, 저의 첫 훈련은 필리핀의 톤도(쓰레기 마을)이였어요. 쓰레기로 만든 집, 쓰레기로 만든 땅 위에서 사는 아이들이 쓰레기를 모아서 살고 있는 곳이었지만, 태풍과 쓰나미 속에서도 무지개가 뜨면 환하게 웃는 아이들의 미소가 떠오르네요. 누군가에게는 한낱 쓰레기일 뿐이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하루의 양식이 되는 쓰레기! 모아모아랩을 통해서 쓰레기에 대해 다른 생각을 하고 재미있는 활동을 하였으면 좋겠어요 :) 잘 부탁드려요 !
시원
안녕하세요? 모아모아랩에서 함께 작업하게 된 시원이라고 해요. 저는 이것저것 그리고 만드는 걸 좋아하는 어린이였고, 미술을 공부하는 어른이 지금도 그 마음은 여전하답니다! 그래서 어린이작업장 여러분과의 작업이 더 기대가 되고 설레네요.
앞으로 우리 친하게 지내요! :)
하와
안녕하세요? 저는 글쓰기를 좋아하는 하와예요. 저는 어린이들과 함께 뭔가를 하는 게 처음이라 설레는 마음을 안고 있어요. 그래서 저는 여러분의 뒤에서 즐겁고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게 도울게요! 언제든지 도움을 요청해주세요: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