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일-기>는 하자 청소년들과 진로에 대해 대화한 인터뷰 시리즈입니다. 하고 싶은 일이 있는지, 있다면 하고 싶은 일을 위해 어떤 일을 하거나 하지 않으며 일상을 지키고 있는지, 요즘 어떤 고민이 있고 앞으로는 어떤 사람이 되고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 To do list 를 적어보고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세 번째 일-기는 올해 시유공에서 활동하고 있는 코니의 기록입니다.
코니의 to do list
✔️ 관련 사회문제에 꾸준히 관심 갖기
✔️ 유적지, 박물관 답사하기
✔️ 관련된 분야에서 진출할 수 있는 직업 탐색하기
☐ 꾸준한 관심 갖기
☐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응시하기
☐ 지식 쌓기
✔️ 더 많은 문화재를 직접! 보고 느낄 것
☐ 관심을 넓힐 것
Q. 사진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어요?
사진은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가 카메라를 들고 다니면서 기록을 중요시하셔서 남는 게 사진밖에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를 많이 찍어주셔서 카메라가 익숙하거든요. 여행을 많이 다니면서 어깨 너머로 보다가 6학년~중학생 쯤에 내 카메라를 장만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첫 카메라를 장만했고, 그 뒤로 꾸준히 찍었어요. 디지털 카메라가 편하고 익숙하니까 처음엔 디지털 카메라를 썼는데 중3때부터는 필름카메라를 사용하고 있어요. 집에서 짐정리를 하다가 (아버지가) 예전에 쓰시던 카메라를 발견했어요. 필름을 넣어보니 찍히더라고요.
Q. 사진을 업으로 삼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해본 적 있어요. 주변에 사진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있어서 학교에서 같이 활동하면서 직업으로 삼아도 재밌겠다는 생각을 한 적 있어요. 그래서 사진을 찍고 기록하는 업무가 있는 직업(고고학자)을 진로로 삼고 있고요. 역사와 문화를 기록하고 또 문화재를 발굴했을 때 사진으로 기록하고 담고 관찰하는 일이 있잖아요. 굳이 사진을 배우지 않아도 저는 흥미를 갖고 있으니까 더 세심하게 기록하거나 잘 담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는 것 같아요. 글나다(하자센터 글 동아리)에서도 글로 나를 표현하거나 기록하고 있고, 블로그에도 종종 글을 쓰는 편이에요. 의식한다기보다 자연스럽게 기록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Q. 기록의 좋은점이 있을까요?
(매일의 경험이) 잠깐의 느낌과 한 순간이잖아요. 순간들이니까. 기록하고 다시 봤을 때 느낌이 좋은 것 같아요. 이땐 이랬구나. 그때 느낀 다양한 감정과 순간을 다시 느낄 수 있다는 점. 그런 점이 좋아서 꾸준히 하고 있어요.
✔️ 관련 사회문제에 꾸준히 관심 갖기
보통 문화재가 많은 관심을 받는 주제는 아니잖아요. 최근 이슈가 됐었던 김포 장릉-검단 신도시 문제처럼 큰 일이 아닌 이상 이슈가 되기 쉽지 않아서, 저는 더 관심을 갖고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문화재청 등에서 정보도 찾아보고 이슈가 있다면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혼자 생각을 정리해보기도 해요.
✔️ 유적지, 박물관 답사하기
보통 일요일에 시간을 비워두는데요. 할 게 없거나 밖에 나가고 싶은 날에는 이미 가봤던 유적지나 박물관이라도 방문해서 둘러봐요. 서울 근교에서 산책하고 싶을 때는 풍납동 토성이나 몽촌토성이 걷기 좋고 남산 성곽길도 좋아요. 아니면 암사동 유적지도 좋고 비가 오는 날에는 국립중앙박물관같은 박물관에 가요. 언제 가도 새로운 걸 발견하는 느낌이거든요. 워낙 넓으니까 자주 가려고 하고 있어요.
경주 분황사에서
Q. 요즘 진로에 대해서는 어떤 고민을 해요?
전에는 하고 싶은 게 뭔지, 좋아하는 걸 해야 한다는데 좋아하는 게 뭔지 그런 생각을 했는데요. 요즘은 한 분야로 진출했을 때 다른 분야로 이동하기 쉽지 않다고 하잖아요. 예를 들면 전공 바꾸는 것도 힘들다고 하니까. 그렇다보니 하나를 선택하는 것에 대해 ‘이 길이 정말 꾸준히 오랫동안 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것 같아요.
✔️ 관련된 분야에서 진출할 수 있는 직업 탐색중
고고학자라는 게 어려워 보이기도 하고 돈도 잘 못벌 것 같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거든요. 근데 땅을 캐고 붓질 하고 그런 일 말고도 뒤에서도 일하는 게 많아요. 그래서 관련된 다른 일은 어떤 일들이 있는지 찾아보고 있어요. 과학적인 일, 예를 들면 보존처리를 위해 화학실험을 하는 일도 있고요. 또 문화재청에서 발행하는 월간 잡지를 구독하고 있는데 보면서 ‘이런 방식으로 문화재를 알리는 일도 있구나.’ 싶었어요.
✔️ 꾸준한 관심 갖기
저는 이런 분야와 관련한 대회도 준비중인데요. 전국 대회인데도 참여율이 저조해요. 그래서 제가 더 나서서 참여해보고, 이런 기회가 있다는 걸 최대한 많이 경험하고 친구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어요. 학교에 다른 관심 있는 친구가 있다면 제 경험에 대해 알려줄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 열정은 어떻게 유지하나요?)
문화재를 봤을 때 느낌을 좋아하는데요. 남들에게는 석탑 같은 게 그냥 돌덩이로 보일 수 있지만 역사를 배우고 진로로 생각하는 입장에서 저는 이걸 지었을 때 사람들이 어땠을지 생각하게 되니까. '어떤 마음으로 만들었을까?' 생각해보고 그런 느낌을 좋아해요. 그걸 생각하면 언제나 새롭고 좋아서 노력하지 않아도 계속해서 보러 가고 싶어서 가서 보고, 그런 느낌을 또 받고. 그러니까 관심이 쉽게 식지 않는 것 같아요.
✔️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응시
응시를 8살때부터 10년간 10번 넘게 본 것 같아요. 결과보다는 과정에 의의를 두고 응시하고 있어요. 관심 분야에 꾸준히 관심 갖는 방법 중에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역사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을 잊지 않을 수도 있고 '이거 저번에 시험 봤을 때는 몰랐는데' 하면서 정보를 보충하기도 하고요. 공부하면서 문화재에 대한 관심도 같이 높아지니까 꾸준하게 보고 있어요. 아마 직업으로 가지기 전까지는 게속 볼 것 같아요. 성인이 되어서 다른 직업을 가져도 일년에 한 번씩은 볼 것 같아요.
✔️ 더 많은 문화재를 직접! 보고 느낄 것
봐도 봐도 또 보고 싶은 게 있어요. 예를 들어 석굴암을 보면 사람들이 불멍하듯이 저는 보고만 있어도 그냥 ‘와~’ 하고 있어요. 계속 보고 싶고 멍때리고 있다가도 또 보고싶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주먹도끼처럼 관심을 받지 못하는 문화재가 있잖아요. 사람들은 엥? 하고 그냥 지나갈 것도 주목해서 보고 당시 사람들이 이걸로 어떻게 생활했을지 생각해봐요. 또 아직 지방에 있는 것들은 못 본 것들도 많아서 보고 싶은 게 많고 유적이 새로 발굴되는 현장도 궁금해요.
부암동 석파정 스탬프투어중
Q. 코니는 학교에서 전교부회장을 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학교생활이 굉장히 바쁠 것 같은데 사진은 언제 찍나요?
카메라를 매일매일 갖고 다녀요. 일상을 기록한다는 느낌이 강해요. 전에는 ‘사진을 찍어야지’ 하는 목적으로 들고 다녔지만 지금은 학교에 들고 다니면서 친구들도 찍어주고 학교에서 일어나는 재밌는 일이나 행사에 참여하면 기록도 하고. 길에서 예쁜 꽃 보면 기록하기도 하고 일상을 담아두는 것 같아요.
Q. 진로에 대해 또래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까요?
뭔가 결정한다는 게 쉽지 않잖아요. 길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도 많은 고민이 있었고 아직도 하고 있지만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불안한 마음을 많이 느껴요. 반대로 확고하게 결정한 친구들도 있는데 너무 확실할 때는 다른 길을 생각하지 못할 수도 있잖아요. 저는 18살이라는 이 때가 다른 많은 길을 생각할 기회라고 생각해요. 1학년은 진로보다 성적이나 자기에 대한 관심을 많이 갖는 것 같고, 3학년은 일생일대의 시험이 있잖아요. 중간에 있는 18살이라는 시간을 기회로 잘 이용해서 여러 방면으로 생각하고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각자만의 방식으로 어떤 분야든 도전하는 것에 대해 응원하고 싶어요.
그리고 제 주변에는 전형적인 분야를 생각하는 친구도 많지만 작가나 화가, 감독이 되고 싶다는 친구도 있어요. 근데 저는 그런 용기가 있지 않거든요. 먹고 살 고민을 먼저 하니까요. 그 친구들도 당연히 그런 고민을 할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고 도전해보겠다는 의지가 응원하고 싶고 대단한 것 같아요. 선택에 있어서, 또래지만 존경스러운 친구들이 많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