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 고민에 대해 멘토, 동료, 판돌과 만나 함께 고민하고 시도하는 프로그램 <내일 진로상담소>에는 '러닝크루'라 불리는 청소년 기획단이 있습니다. 내일의 내 일을 상상하며 진로상담소를 만들어 가는 기획단이지요. 올해 함께하게 된 4명의 러닝크루가 '후기 청소년을 위한 큐레이션'을 주제로 글을 쓰고 엮어보았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진로를 희망하고 있나요? 진로를 결정한 사람도, 아직 고민 중인 사람, 그리고 진로를 정했지만 이게 내 길이 맞을까?라는 고민을 하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요즘처럼 다양한 직업들이 생겨나는 사회에 진로를 쉽게 땅땅땅! 하고 결정하는 게 더 독특한 경우가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사람마다 잘하는 것, 좋아하는 것, 보고 듣고 느낀 것 등 진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들은 모두 달라서 우리가 희망하는 진로도 다를 것입니다. 저는 그런 다양함을 듣는 걸 매우 좋아하는 사람이고요! 누구나 자신만의 애틋한 이야기가 있고 그런 이야기들이 모여 더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고 새로운 모험을 즐기는 제가 희망하는 진로는 ‘청소년 지도사’입니다.
청소년 지도사는 뭐하는 사람인데요?
여러분은 청소년 지도사가 어떤 직업인지 알고 있나요? ‘저는 청소년 지도사가 되고 싶어요.’라고 말하면 대부분 돌아오는 말은 ‘아, 그 수련회에서 군기 잡는 교관?’입니다. 거짓말이 아니라 이 말을 안 들어본 적이 한 번도 없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청소년 지도사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혼자 서운함을 느껴 ‘아니요. 그게 아니라 지역에 있는 다양한 청소년 관련 기관이나 청소년 특화시설에서 근무하고 싶다는 말이었어요. 청소년 지도사도 굉장히 다양한 일을 합니다.’라고 자세하게 설명했지만 이런 생활(?)을 제법 오래 지속하다 보니 일일이 말하기도 지쳐 ‘네. 비슷해요’라고 대답해버린 적도 꽤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말할 수 있습니다! ‘청소년 지도사는 이런 사람이에요!’
청소년 지도사란? 청소년과 함께 걷는 사람
청소년 지도사란 청소년이 긍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청소년 시설, 청소년 단체 등에서 청소년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청소년들과 만나 소통하고 청소년들과 함께하는 활동을 하는 전문가입니다. 여러분이 방문하고 있는 하자센터도 청소년 시설이며 이곳에 여러분과 함께 이것저것 함께 하는 판돌분들 중에도 청소년 지도사가 있답니다. 청소년 시설과 단체는 어디서, 어떻게, 어떤 목표로 청소년들을 만나냐에 따라 달라요. 예를 들자면 서울시립청소년미래진로센터인 하자센터와 하자센터 바로 옆에 있는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아하센터가 다른 것처럼요! 두 기관은 청소년을 위해 일한다는 점은 같지만 청소년을 위해 어떤 일을 하는지 세세하게 살펴보면 다른 성격을 갖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청소년 지도사는 청소년들이 사회에 내고 싶은 목소리를 함께 내기도 하고 다양한 활동으로 청소년들이 더 다양한 것들을 경험할 수 있게 도와주는 사람입니다. 무엇보다 이 세상을 만들어가는 청소년들을 같은 자리에서 지속적으로 만나 이야기를 하고 그들의 생각을 들을 수 있다는 게 청소년 지도사라는 직업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청소년을 위해 어떤 일을 하나요?
호기롭게 청소년 지도사는 이런 사람입니다! 말할 수 있다고 했지만 저도 청소년 지도사에 대한 엄청난 정보를 가지고 있는 건 아닙니다. 저도 아직 청소년 지도사라는 길을 달리기 위해 운동화 끈을 묶고 있는 사람이니까요. 그렇지만 청소년 지도사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는 말할 수 있을 것 같네요!
1. 청소년 프로그램 개발과 운영을 하는 사람 – 개발 및 운영자
‘청소년 지도’는 청소년 지도사의 생각이나 의견을 청소년에게 전달하는 것보다는 청소년이 스스로 다양한 것을 체험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드는 것을 돕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과정을 청소년 프로그램으로 만들어내는 게 청소년 지도사의 일이죠. 프로그램을 마구잡이로 만드냐고요? 아닙니다! 청소년 지도사는 청소년 프로그램을 요구분석, 목적과 목표, 설계, 마케팅과 홍보, 실행, 평가 등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구성해야 하며 이를 청소년들과 함께 즐겁게 할 재치와 센스도 필요하답니다! 어떤가요?쉽지 않죠?
2. 청소년들의 불을 붙여주는 사람 – 동기유발자
다양한 이야기를 가진 청소년들이 자신의 잠재성을 드러낼 수 있도록 함께하는 것도 청소년 지도사의 일입니다. 아무리 재밌는 프로그램도 청소년 스스로 하는 것이 아닌 억지로 한다면 좋은 청소년 프로그램이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배부른 상태나 먹고 싶지 않을 때 먹으면 그 맛을 100% 느낄 수 없는 것처럼 말이죠. 그렇기 때문에 청소년 지도사는 동기 유발을 위해 활동의 특성, 참여하는 청소년의 특성이나 능력, 활동하고 있는 청소년 시설의 특성과 자원 등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해 청소년들이 청소년 프로그램에 즐겁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프로그램을 100% 맛있게 즐기기 위해서요!
3. 청소년의 긍정적인 변화를 함께하는 사람 – 변화촉진자
청소년 지도를 통해 청소년들은 외면과 내면이 성장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스트레칭을 하고 운동을 하는 청소년 프로그램을 통해 안 좋았던 자세가 고쳐졌다거나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청소년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좀 더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어진 것 등을 예로 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렇게 청소년 지도사는 청소년들이 긍정적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청소년들에 대한 애정으로 그들을 꾸준히 관찰하고 포착한 긍정적인 변화에 관심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청소년 지도사, 어떤가요?
제가 적은 글이 ‘청소년 지도사에 대한 정답이다!’라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실제로 다양한 청소년 시설이나 단체에서 청소년을 만나는 사람들이 있고 각자 다른 이야기와 역할, 신념으로 청소년들을 만나고 있을테니까요. 그렇지만 청소년 지도사는 청소년들과 함께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가는, 발걸음을 함께하는 사람이라는 점! 이건 누구나 공감할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아마도요!) 이렇게 매력적이고 의미 깊은 청소년 지도사라는 진로에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도록 ‘그린’이라는 사람은 지금처럼 계속 고민하고 연구하고 멈추기도 하고 또 다시 나아가기도 할 생각입니다.
여러분은 어떤가요? 내가 원하고 좋아하는 걸 찾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죠. 나는 잘하는 게 없는, 좋아하는 것도 없는 사람처럼 느껴지는 순간도 분명 있을 것입니다. 저도 마찬가지인걸요. 제가 정말 좋아하는 친구가 해준 말이 있는데 여러분에게도 해드리고 싶어서 슬쩍 운을 띄워봅니다. 사람은 걷다 보면 누구나 넘어질 수 있어요. 넘어지면 당연히 아프고 다시 일어날 수 있을지 걱정도 되겠지만 우리는 걷는 법을 알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언젠가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걸요. 그렇게 넘어지고 난 뒤 다시 일어날 때 무언가 하나 줍고 일어날 수도 있는 거고요. 모양이 예쁜 돌멩이, 쿰쿰한 냄새가 나는 흙 한 줌, 숨 가쁘게 달리느라 미처 보지 못했던 여름의 나뭇잎 같은 거요! 이 글을 읽고 계실 여러분이 쉽게 넘어지고 또 쉽게 일어나서 새로운 걸 알아가고 찾아가는 사람이길 바라요.
아, 그리고 청소년 지도사에 대해 더 궁금하다면 하자센터 홈페이지 소식과 자료 카테고리에 있는 ‘요즘 하자’에 방문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하자센터에서 열심히 판을 깔고 계신 청소년 지도사분들의 인터뷰가 있답니다. 링크를 몇 개 첨부할 테니 관심이 있다면 방문해서 읽어보는 걸 (매우)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