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일-기>는 하자 청소년들과 진로에 대해 대화한 인터뷰 시리즈입니다. 하고 싶은 일이 있는지, 있다면 하고 싶은 일을 위해 어떤 일을 하거나 하지 않으며 일상을 지키고 있는지, 요즘 어떤 고민이 있고 앞으로는 어떤 사람이 되고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 To do list 를 적어보고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두 번째 일-기는 올해 영메이커 창작지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찬민의 기록입니다.
찬민의 to do list
☐하자 창작지대 가기
☐잠 많이 자기
✔️전시하기
✔️일주일에 작업 한 개 이상 하기
☐시험 공부하기
✔️메모하기
☐지각하지 않기
✔️새로운 작업 주제 생각하기
☐전시 보러 다니기
☐하루 종일 그림만 그리기
☐하루 종일 집에서 쉬기
☐색을 다양하게 사용하기
☐다양한 방식의 작업하기
☐미리미리 하기
✔️ 전시하기
그동안 전시를 3번 했는데요. 오디세이학교에서 프로젝트로 처음 하고, 오랫동안 살던 집이 재개발로 사라진다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많이 느껴서 관련해서 작업한 것을 <동네한바퀴>라는 이름으로 전시 했었고, 지금 다니는 학교에서 단체전을 하기도 했어요. 다음 전시는 회화작업 뿐아니라 다양한 작업들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Q. <동네한바퀴> 는 어떤 전시였나요? 전시를 해보니 어땠어요?
제가 살던 집과 동네를 기록하는 작업을 했어요.* 집 안을 전부 상세하게 그린 작업이 있는데 지금 이사온 집에서 그 그림을 보면 예전 집이 뚜렷하게 생각나요. 살던 집에서 전시를 해서 그런지 느낌이 색다르고 다른 분들도 함께 전시를 했는데.. 되게 힘들었어요. 저는 짧게 설치만 하면 될줄 알았는데 이것저것 할 일도 많고 생각보다 어려웠거든요. 옆에 전시 설치하는데 칼로 숫자를 오려내서 드리고, 테이프를 붙인다든가 그런 일들이요.
*<동네한바퀴> 전: 비움저장소 특별전 '마읆상회 골목전시' <허물어진 자리, 지워져도 끝내 남는 것들>의 한 꼭지(2022). 찬민은 재개발로 사라지게 된집과 동네(구로구 고척4구역)의 모습을 기록했다. 전시는 찬민의 가족이 살던 집에서 이루어졌다.
Q. 찬민의 작업 스타일은 어떤가요?
기획할 때랑 그릴 때가 있는데요. 느낌이 오는대로 핸드폰에 적어서 시간이 날 때 그림을 그리는 편이에요. 미리미리 하는 편은 아니라서 숙제가 생겼을 때 끝까지 미루다가 한번에 해치워요. 그림 자체는 흑백으로 한 작업이 대다수입니다. 흑백으로 했을 때 흑백 사진이 떠오르고 추억의 의미가 많이 생각나서요. 다른 색을 쥐었을 때보다 흑백을 쥐었을 때 아직까지 편해서 많이 사용하고 있어요.
✔️ 일주일에 작업 한 개 이상 하기
마무리 해야하는 작업이 꽤 많이 있어서 꾸준히 해야합니다. 어떤 작업이냐면 동네한바퀴 전시에 후속작업으로 나오는 글이 있는데 그 글에 맞춰서 그림을 그려야 하거든요. 그게 좀 많이 남아있어요. 자꾸 미루다보니까 너무 힘들더라고요. 어제도 미루다가 잠을 거의 못잤는데 그거는 사람으로서 할짓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 메모하기
작업 주제가 생각날 때마다 메모를 해요. 전에 살던 집에서 집 정리를 하면서 옥상에서 동생이랑 비눗방울을 꺼내서 날렸거든요. 그날 날씨가 유독 좋기도 했고 사람이 없는 곳이지만 비눗방울을 통해 생동감이 부여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걸 적어놨다가 그린 작업이 있어요.
옥상에서 영감을 얻어 작업한 그림
Q. 찬민의 요즘 진로 고민은?
예전에는 진로를 찾는 게 고민이었던 것 같은데 요즘엔 입시미술을 하다보면 주변에 그림 잘 그리는 친구가 많으니까 제가 그림을 못 그린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게 고민 돼요. 그럴 때는 그래도 나는 나만의 것이 있다고 생각을 하는 편이에요. 앞으로는 그림 뿐아니라 다양한 작업을 하면서 살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
✔️ 새로운 작업 주제 생각하기
고민을 많이 하는데 결론이 안나요. 너무 깊게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편하게 할 수 있는 주제를 생각하다가 그런 주제들도 와닿지가 않아서 와닿는 걸 생각해보려고 하고 있어요. 평소에는 느낌이 올 때 많이 메모에 적어놔서 그때그때 하나씩 뽑아서 쓰는데 요즘따라 적힌 게 없더라고요. 많이 적어놔야 할 것 같아요.
Q. 좋아하는 일을 일로서 하게 되면 힘들다고 하기도 하는데 어때요?
힘들어요. 편할 때 하기가 힘들어져요. 원래는 생각나면 (그림을)그렸는데 이제는 집에 와서 쉬고 싶다는 생각밖에 안 들어요. 개인 작업을 할 수 있는 힘이 안 생기는 것 같아요. 고등학교 졸업하면 개인작업 위주로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지금은 그렇게 보내고 있어요.
Q. 앞으로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요?
멋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다른 작가님을 보면 자기 작업에 대해 말도 잘 하시고 작업도 멋있는 분들이 많으니까 저도 그분들처럼 되고 싶어요.
Q. 진로에 대해 또래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까요?
제가 또래랑 대화가 많은 편이 아니라서… 그냥 하고 싶은 일 열심히 하면 좋겠다는 이야기?
Q. 하고 싶은 일을 찾는 방법이 있을까요?
그건 제가 말해주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하고 싶은 일을 늦게 찾는 사람도 있는데, 늦는다고 말할 수는 없고 시기가 다양하니까요. 그래도 언젠가는 찾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