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일-기>는 하자 청소년들과 진로에 대해 대화한 인터뷰 시리즈입니다. 하고 싶은 일이 있는지, 있다면 하고 싶은 일을 위해 어떤 일을 하거나 하지 않으며 일상을 지키고 있는지, 요즘 어떤 고민이 있고 앞으로는 어떤 사람이 되고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 To do list 를 적어보고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첫 번째 일-기는 올해 음악작업장(뉴트랙) 장이*로 활동하고 있는 연두의 기록입니다.
* 장이: 뉴트랙 참여 청소년을 부르는 말
연두의 to do list
☐ 기타 장만하기
✔️ 생활패턴 유지하기
☐ SNS 활동 시간 줄이기
☐ 운동 시작하기 (꾸준히)
✔️ 뭐든 시도해보기
✔️ 작업과 휴식 선명하게 나누기
✔️ 작업실 구하기
✔️ 육식 점점 줄이기
☐ 책 꾸준히 읽어 보기
✔️ 생활패턴 유지하기
제가 주 4일 정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어요. 뉴트랙에 다니고 싶어서 아르바이트 시간을 조정했는데 주말에는 마감이라 밤 10시 30분에 퇴근하거든요. 늦게 퇴근하면 배고파서 밥을 먹을 때도 있잖아요. 그러다보면 또 늦게 자니까 다음 날이 힘들고 피곤해지는 것 같아요. 괜히 누워서 핸드폰 하지 않고 집에 오면 바로 자고 규칙적으로 일어나고 싶어요.
✔️ 뭐든 시도해보기
뉴트랙에서 처음에는 보컬을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전에 드럼 특강을 들은 후로 드럼에 흥미가 생겼거든요. 그래서 요즘 연습하는 곡중 한 곡은 드럼을 쳐보고 있어요. 그리고 다른 장이의 곡에 코러스 녹음을 한다거나 새로운 악기를 배우기도 하고, 녹음 프로그램 다루는 법도 조금씩 배우고 있어요.
원래 저는 음식도 장소도 새로운 시도를 하는 걸 두려워하는 사람이었는데 도전을 해보니까 너무 즐거운 거예요. ‘일단 해봐야 아는구나. 시도해보자.’ 하는 마음이 생겼어요.
Q. 진로에 대해 어떤 고민이 있나요?
사회에서 흔히 말하는 ‘안정적인 진로’를 생각할 때가 있는데, 제가 지금 대학을 다니지 않고 있으니까 ‘이래도 괜찮을까?’ 그런 생각이 문득문득 들어요. 불안한 것 같기도 하고요.
10대 때는 ‘일단 대학에 가야겠다. 졸업하면 취업하겠지?’ 생각했어요. 그런데 요즘은 알바를 해서 스스로 생활비를 벌고 있거든요. 그래서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하나씩 해보니까 앞으로도 이렇게 자유롭게 잘 살아갈 수 있겠다 싶은 마음이 들어요. 그런 마음이 든 계기는 친언니가 대학 자퇴를 했거든요. 언니가 자립력을 길러서 아르바이트도 하고 전공을 살려 디자인 수업도 하고 사람들과 땅을 같이 사서 농사를 짓기도 하고 한 곳에 정착하지 않고도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고 있어요. 그래서 언니를 보면서 ‘저렇게 살 생각을 왜 못했을까?’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언니가 조언을 많이 해줘요. 하자도 언니 덕분에 알게 됐거든요.
✔️ 작업과 휴식 선명하게 나누기
평소에 작업을 하다가 지치는 것 같으면 쉬고 쉴 때는 또 ‘작업 해야 하는데.. 지금 쉬어도 되나?’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그러면 둘 다 애매해지는 것 같아요. 몇 시간 집중해서 하면 결과도 좋을텐데, 싶어서 ‘쉴 때는 쉬고 할 때는 하자.’ 마음 먹고 있어요. 요즘에는 하고 있는 작업이 즐거우니까 집중이 잘 되고 지친다는 생각이 잘 안들어요. 작업과 휴식을 나누기 위한 방법은 ‘즐거운 작업을 할 것’!
✔️ 작업실 구하기
이건 시간이 좀 필요할 것 같지만, 음악 역량을 키우기 위해 작업실을 구하고 싶어요. 새벽감성처럼 밤에 뭐가 떠오르는데 집에 가족들이랑 있으니까 뭘 할 수도 없고 답답해요. 작업실같은 공간이 있었으면 더 좋은 아이디어가 많이 나오지 않았을까? 아쉬워서 언젠가 작업실을 구하고 싶어요.
✔️ 육식 점점 줄이기
요즘 하고 있는 것인데요. 언니가 페스코인데 책을 읽고 (육식을 줄이기로) 다짐했다고 해요. 언니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아요. 저는 책은 아니고 인스타에서 어떤 글을 봤는데 살면서 '공장식 축산'이라는 걸 눈으로 볼 기회도 없고 그저 완성된 요리로써 고기를 먹는 거니까 어떻게 만들어지고 그런 걸 모르잖아요. 글을 읽으면서 동물들이 어떤 식으로 학대당하고 죽고 고기가 되는지 알게 되니까 먹지 못하겠는 거예요. 그리고 제가 강아지랑 같이 사는데 제 주변의 동물들은 자기 삶을 잘살고 있는데 고기가 되는 동물들은 먹히기 위해 사는 거니까 섬뜩하기도 하고. 육식은 최소한 줄이고 싶어요. (채식을 지향하는 일은) 그냥 꼭 해야 하는 것 같아요. 안 먹어도 잘 살 수 있으니까. 모두가 평등하게 잘 살 수 있으면 좋겠는 마음이에요.
Q. 진로에 대해 또래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까요?
친구들이랑 이런 얘기를 만날 때마다 해요. 대학을 가거나 취업(또는 이직/퇴사)을 한 친구가 많아서 서로서로 고민이 되게 많아요. 하고 싶은 일을 위해 경험을 쌓아가는 친구도 있지만 ‘정해진 루트 따라 여기에 왔는데 이 일을 계속 하고 싶지는 않다.’고 하는 친구가 많거든요.
그럴 때 ‘하고 싶은 게 있으면 그냥 해봐’라고 하면 친구들은 ‘그래, 해봐야지’ 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생활이 있으니까요. 나중에 할 거라고 많이 이야기 해요. 지금은 안정적인 걸 해야 한다고.
부모님께서 ‘바다의 모래알 만큼 시간이 많으니까 하고 싶은 걸 다 해봐라.’ 라고 이야기 해주신 적이 있어요. 맞는 말이라고 생각해요. 긴 시간을 살아가면서 이제는 하나에 정착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이것저것 해보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