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세이하자 7기는 지난 5월 마지막 주, '전환주간'을 맞아 서울 시내 곳곳을 뚜벅뚜벅 걸어다녔습니다. 익숙한 공간과 일상을 벗어나 <걸어서 서울 속으로> 라는 주제로 도심 속 전환주간을 다녀왔습니다. 북한산도 오르고, 종로도 걷고, 을지로도 걷고, 걷고 걷고 또 걷고, 더 걸어다니며 이미 알고 있던 동네를 낯설게 보는 경험을 하게 되었답니다.
※ 마스크 착용, 거리 두기 등 기본 방역 수칙을 준수하였습니다.
※ 사진을 넘겨보실 때는 사진 위 화살표를 눌러주세요!
1일차 : 북한산 등반
모이는 장소 : 은평한옥마을 (9시)
하산장소 : 세검정
준비물 : 등산화, 등산양말, 긴바지, 모자, 마실물(2병-얼음물), 각자 먹을 간식
점심 메뉴 : 김밥
하산 간식 : 아이스크림
“출발하면서 산을 잘 오를 수 있을까? 힘들지 않을까? 걱정을 가지고 오르기 시작했다.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숨이 계속 차고 땀이 많이 났다. 사족보행도 하면서 올라갔다. 올라가도 올라가도 끝이 안 보였다. 그러다 비봉으로 가는 길이라는 표지판을 보았다. 기뻤다. 다시 기운 내서 정상을 향해 걸어갔다. 도착했는데 엄청 예뻤다. 도시들도 작게작게 보이고 도시에서 볼 수 없었던 초록색 숲이랑 커다란 바위들이 많았다. 높아서 그런가 바람도 많이 불었다. 올라가는데 엄청 힘들고 더웠는데 정상에 도착하자마자 그 힘든 것들을 다 날려주는 시원한 바람과 도시에서는 볼 수 없었던 풍경들에 올라온 보람을 느끼게 되었다. 이래서 등산을 하는구나 싶었다.
항상 같은 일상이 아닌 하루하루가 새롭고 신기한 일주일인 것 같다. 그리고 이 여행을 하면서 깨달은 게 있다. 지각하지 않기, 다른 사람들한테 피해주지 않기, 활동에 적극적으로 임하기” - 지혁
"사실 내가 기대하던 도심 속 전환주간은 이름만 거창한 여행인 줄 알았다. 시간표를 받자마자 시선을 사로잡은 건 북한산이었다. 산이라는 단어를 인지한 순간 탄식과 함께 수많은 걱정들이 마구 떠올랐다. 불안감이 더 컸던 전환주간이었다.
전환주간이 시작하는 일요일, 북한산을 올라가보니 겁을 미리 너무 먹은 탓인지 생각보다 쉽게 느껴졌고 어쩔 땐 재밌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험난한 과정을 마치고 정상에 도착했을 땐 뭔가 뿌듯하고 경치가 아름다웠다. 산은 무조건 힘든 거인줄로만 알았는데 생각보다 재미를 찾을만한 공간이 많고 나름 즐거웠기에 내 안에서 산에 대한 인식이 조금이나마 바뀐 것 같다." - 채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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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오르기
2일차 : 거리의 발견
전환주간 두 번째날에 진행된 ‘거리의 발견’에서는 각 팀에서 정한 주제를 가지고 서울 속 공간과 거리를 재구성하여 직접 돌아다녔습니다. 오디세이 죽돌들의 시선을 담아 완성한 여행 지도를 공유합니다.
> 구글맵으로 보기
"반복되는 시간을 잠시 멈추고 다른 시간으로 쓰는 말 그대로 전환주간이라고 느꼈고, 나는 일종의 환기라는 표현이 떠올랐다. 오디세이 학교 일정을 진행하면서 어느 부분에서든지 분명 지치는 것이 있었을 텐데 그 힘들고 지쳤던 일정을, 시간을 환기한다는 의미다.
필름카메라 업사이클링 후 지도 만들기를 위해 팀별 주제를 정하고 그 주제에 맞게 돌아다녔다. 평소에 필카로 사진 찍기에 관심이 있었던 나에게 베스트였다. 오후에는 많은 곳을 돌아다녔다. 청계천, 광장시장, 시민청, 오락실, 교보문고. 제일 기억에 남는 곳은 시민청과 오락실이다. 시민청은 정말 기대를 안 하고 갔는데 재미있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소였던 것 같아 인상깊었다. 오락실, 원래 우리 주제가 돈을 많이 안 쓰고 청소년들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을 다니기로 했는데 오락실에서 예산을 많이 사용했다. 후회하고 있어서 그런지 기억에 남는다." - 돌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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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돌들이 만든 여행 지도
"태어날 때부터 지금까지 대대분의 시간을 서울에서 보냈고 지금도 서울에서 살고 있지만 사실은 ‘서울’이라는 공간에 대해서 그다지 잘 알고 있는 편은 아니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평소에 자주 다니던 몇몇 공간을 제외하고는 거의 문외한 이었다고 말해야 할 것 같다. 북한산, 을지로, 종로, 한강을 따라 여기저기를 걸어다니면서 내가 모르던 서울을 많이 발견했다. 등산을 하면서 자연을 보았고, 을지로와 종로를 다니면서 다양한 시대를 경험한 기분이었다. 한강을 따라 걸으면서는 많은 생각을 했고 또 수많은 풍경들을 지나쳐갔다. 이런 게 ‘익숙한 도시를 낯설게 보는 경험’이 아닐까 싶다.
전환주간 동안 변하는 것에 대한 생각을 가장 많이 한 것 같다. 종로를 다니면서 변해야 하지만 아직까지 변화하지 않고 있는 것들과 아직 변하지 않고 세월이 묻은 채로 존재하는 공간들을 보았다면, 을지로를 다니면서는 변한 것들과 변하고 있는 것, 앞으로 변할 위기에 처한 것들을 보았다. 시간이 흐르면서 당연하게 변하는 것들을 단순히 슬픔이나 기쁨으로 지나쳐가게 두는 것 말고 나 스스로가 그런 변화를 어떻게 대하고 바라보면 좋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답이 정해진 건 아니지만 결국 변화를 느끼고 감지하는 것도 감각의 하나일 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주변의 변화도, 나의 변화도 내가 가진 감각들을 향유 하면서 낯설게, 새롭게 느껴보는 것이 변화를 감지하는 중요한 지점이 아닐까 싶었다." - 여실
"평소에 사진 찍는 취미는 없지만 주변에 필름카메라에 관심 있는 친구가 있어서인지 카메라 워크숍이 흥미로울 것이라 생각되고 기대되었다. 일회용 필름 카메라는 써보고 싶기도 했던 지라 더욱더 기대되는 시간이었다. 일회용 필름카메라를 업사이클링해서 다시 쓸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다는 것은 처음 알게 된 사실이었다. 이후 거리의 발견을 진행하며 나에게 주어졌던 36장의 필름 중 절반 이상을 사용했는데 필름카메라에 빠진 것만 같았다. 사진을 찍을 때의 '찰칵'하는 느낌도 너무 좋고 몇 번이고 다시 찍고 지울 수 있는 것이 아닌 한 번 한 번이 소중한 사진이라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내가 의도했던 대로 찍히지 않은 사진도 바로 없어지는 것이 아닌 다시 보고 그 사진 나름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
평소라면 그냥 지나칠 만한 것도 지나치지 않고 한번 더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였다. 일단 핸드폰을 많이 들여다보지 못했던 것이 전환주간을 즐기기 위한 신의 한 수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우리들이 계획해서 돌아다니게 한 것도 이번 전환주간을 나의 것으로 만드는 최적의 환경이 되었다. 하지만 그만큼 힘들기도 했다. 무언가를 나의 것으로 만드는 건 언제나 힘들다. 내가 생각하기엔 전환주간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우선적으로 힘들더라도 우리가 하고자 했던 기본적인 계획을 지키면서 이 계획을 스스로 즐겨야 한다 생각했다." - 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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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돌들의 필름사진
3일차 : 소리가 있는 산책
전환주간 내내 서울 시내 곳곳을 다양한 감각으로 만났습니다. 3일차 '소리가 있는 산책'은 세운상가와 을지로를 중심으로 내 귀를 사로잡는 소리를 채집하여 인상적인 장면을 담아 영상으로 남겼습니다.
"난 원래 길거리 소리에 별로 집중하지 않는다. 항상 길거리를 걸을 때 노래를 들었다. 길거리에서 나는 소리는 항상 노래 소리를 방해하는 소음으로 여겼다. 특히 빵빵거리고 시끄럽게 옆을 지나가는 자동차 소리를 싫어했다. 근데 실제로 그런 길거리 소리에 집중하면 오히려 소음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사람도 많고 자동차도 많은 오후에 길거리의 소리는 현장감을 생생하게 느끼게 해줬다. 노래를 들을 때와는 달랐다. 노래를 들을 때는 그 장소를 다른 풍경으로 보게 해준다면, 길거리 소리는 그 장소를 그 장소 그대로 즐기게 해주었다. 장소마다 어울리는 소리가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거리는 노래로 포장하지 않아도 그 자체로 낭만적일 수 있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 은
수인, 해인, 돌멩, 은의 소리 채집 영상
4일차 : 밤의 피크닉
전환주간 네 번째 날은 오후 느지막이 모였습니다. 밤새 한강을 따라 걸으며 서로를 다시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는 ‘밤의 피크닉’이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죽돌들도 판돌들도 가장 기대하던 하루였어요. 하지만, 밤새 번개와 천둥을 동반하는 비 소식이 있어 일정이 축소되었어요.
그래도 조별로 장을 보고 서로를 위한 만찬을 차려 배부르게 먹고 씩씩하게 길을 나섰어요. 하자센터에서 노들역까지 슈퍼블러드문이 지켜주는 길을 함께 걸었습니다.
"처음에 일정표를 받았을 때 많이 힘든 일주일이 될 것 같았다. 그래도 무엇을 해야하는지 다 정해진 일정이 아니라 우리가 주체가 될 수 있는 여정이라 기대되었다.
‘배움이란 일생동안 알고 있었던 것을 어느 날 갑자기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이해하는 것이다(도리스 레싱)’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번 전환주간에서 확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노들섬 가는 길 특히 한강을 건널 때 정말 자주 다니는 길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미래에 대한 걱정이나 과거에 대한 후회를 하거나 아무 생각 없이 걸었었다. 그런데 이번에 거의 처음으로 그냥 내가 걷는 발을 보면서, 앞에 가는 친구들과 옆에 있는 한강, 차들을 보고 들으면서 현재에 집중하니까 색다른 느낌이었다. 평소에는 그냥 지나칠 거리와 공간들의 모습과 소리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졌던 것도 내가 알고 있던 것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받아들인 경험이었던 것 같다. 이번 전환주간을 통해 배움은 거리든 시장이든 학교든 정말 많은 곳에서 일어난다는 것과 내가 배우고자 행동한다면 어디서든 배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 새벽
저녁 만찬
"어떻게 보면 제일 기대했던 요리시간, 나름 역할 분담이 잘 되었고 쑥쑥 진행이 되었다. 후반으로 갔을 때까진 좋았다. 간도 나름 잘 된 거 같았다. 근데 요리 마지막엔 떡에 양념이 잘 안 되어 속상했다. 그래도 마무리는 했고 밥 먹을 때 먹어보니 나름 괜찮았다. 어떻게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요리할 때 맛을 본 것이랑 좀 다르게 맛이 어느정도 괜찮아 한시름 놓고 식사를 했던 것 같다. 다른 팀 음식도 다 맛있었다. 다들 요리 실력이 꽤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 구름
밤의 피크닉
"일주일 간 걷기만 해서 그런지 밤의 피크닉 때 발가락에 물집이 잡혔다. 아팠지만 걷는 게 너무 즐거워서 아파도 걸었다. 노래도 듣고 주변 풍경도 보고 잔디를 달리기도 하면서 여러 생각도 하고 엄청 자유로워진 것 같고 시원해서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친구들과 이야기도 나눴는데 생각만으로 행복해지는 그런 이야기였던 것 같다. 친구들과 일주일 간 여행을 하고 머리를 짜서 계획을 세워보고 팀 별로 돈도 관리해보고 엄청 새로웠다. 대중교통도 별로 안 타고 걸어 다녔는데 얼마 만에 이렇게 많이 걸어보나 하는 생각도 했다. 역시 제일 성장한 건 내 체력이 아닐까?" - 수인
5일차 : 낮의 피크닉
4일차에 못다 걸었던 길을 이어 걸었습니다.
조용히 걸으며 5일 간의 시간을 다시 기억해보고 나의 배움은 무엇인지 고민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해가 쨍쨍하던 길을 지나 시원한 바람을 만나는 길에서 잠시 쉬기도 하며, 노들역에서 응봉산까지 뚜벅뚜벅 걸었습니다.
"‘힘’은 무엇일까? 단순히 물리적인 힘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동기를 주는 것들, 다시 일어서게 하는 것들도 ‘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번 전환주간도 내게 힘이 된 것 같다. 조금 더 정확히 오디세이 안에서의 추진력이 되어준 것 같다.
응봉산에 올랐을 때 진짜 기분이 묘했다. 날씨는 정말 좋아서 기분이 좋은데 느린 것 같던 5일이 벌써 지나고 끝난다고 생각해서 생긴 아쉬움이 겹쳐서 그런지 그렇게 느낀 것 같다. 진짜 이 순간 그대로 멈춰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만큼 날씨가 좋았다. 비 올 것 같던 구름이 올라오니까 예쁘게 개어있었다. 바람도 불고 내가 좋아하는 그런 느낌이었다. 걸어서 이곳에 왔다고 생각하니까 기분이 더 좋았다. 하루 닫기 할 때 구름이 조금 끼기 시작했는데 어떻게 딱 구름이 개었을 때 그 시간에 그곳에 도착했는지 신기했다.
전환주간을 보내면서 고1에 남기기 힘든 추억을 많이 만든 것 같아 좋다. 조금 다른 일주일을 보냈으니 이제 추진력을 얻고 남은 오디세이 생활을 잘 이어나가고 싶다." - 오일
가기 전에, 다녀와서
전환주간 전체 일정을 고민하는 것은 길잡이 교사의 역할이었지만, 일정의 내용을 채우는 것은 오디세이 죽돌들의 몫이었습니다. 반짝이는 눈으로 각자의 관심을 모아 주제를 정하고, 기획안을 채워나갔습니다.
전환주간이 모두 마무리 된 후, 죽돌들은 각자의 의미와 배움을 정리하는 에세이를 쓰고 나눴습니다. 모두 같은 시간을 함께했지만 생각도 의미도, 배움도 다 달랐습니다. 서로의 배움을 나누는 시간에서 우리 모두가 더 배울 수 있었습니다.
가기 전에
"전환주간에 제일 기대감을 준 활동은 전환주간 계획 세우기인 것 같다. 전환주간 전에 여행계획 세우기를 하면서 ‘어떤 곳을 다닐까, 다니면서 어떤 경험을 하게 될까’ 상상하면서 기대감이 커지게 됐다. 솔직히 계획 세우기를 처음하는 거라서 어려움이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기대감이 커지고 생각보다 계획을 잘 세운 것 같아 좋다." - 해우
다녀와서
"해낼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던 북한산 비봉 오르기는 혼자 힘으로 성공한 만큼 뿌듯했고 자랑스러웠다. 스마트폰 없는 하루는 가볍고 편안했으며, 필름카메라는 다른 세상과 존재들을 더 오래 집중해서 바라보고 나만의 이야기가 담긴 소중한 사진 36장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계획없이 시작한 을지로 소리 채집은 오히려 계획 없음이 주는 자유로움과 독특함이 멋진 우리만의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 힘으로만 만들어낸 요리는 과정 자체가 즐거움이며 기쁨이었고 예상보다 더 좋은 결과물이 나와 놀라웠다. 한강걷기는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주며 내가 살아가는 서울을 구석구석 나만의 방식으로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런 시간들을 보내면서 내가 느꼈던 것은 17살 김해인이였다. 사실 2020년이 시작되고 코로나가 시작된 이후에는 년도가 바뀌는 것도 학년이 올라가고 나이를 먹는 것도 전혀 실감이 안 났다. 3월 2일에 시작되는 새학기는 사라졌고 인생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4월 개학을 했다. 1학기, 2학기를 나누는 방학도 의미없어졌고 매일이 주말 같아 시간이 흐르는 것도 인지하지 못 했다. 당연히 졸업식도 없었으며 고등학교 입학식도 교실에서 이루어졌다. 내 시간의 흐름을 잡아주던 사건들이 사라지니 내 나이가 어디쯤이고 내가 고등학생이 맞긴 한건지 실감이 전혀 안 났다. 내 곁에 있던 사람들도 그대로였고 내 주변 환경도 비슷했다.
그런데 전환주간을 보내면서 지난 시간동안 모든 것이 그냥 흘러만 가지는 않았고 내가 조금조금 했던 노력들이 지금의 17살 김해인을 만들어주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전환주간 과정들이 스스로 가지고 있는 능력과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을 활용해야 했었는데 그때마다 내가 해낼 수 있는 것들을 보면서 내가 지난 시간 동안 내 방식으로 만들어온 것들이 가지는 색과 힘이 있고 그런 것들은 헛되거나 그냥 흘러갔던 시간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은 현재의 나를 돌아보고 짚어볼 수 있었던 시간이 된 것에 대해 매우 감사하고 있다." - 해인
다녀와서
“일주일 동안 아예 얻은 게 없는 건 아닌 것 같다. 다만 그게 누가 봐도 알듯한 큰 깨달음이 아닌 자연스레 스며들었다는 느낌이라 무엇을 배웠다고 확신하기 힘들고, 표현하기도 어려운 것이라 생각한다. 배움은 추상적이다. 자신이 배웠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는 배움이 있고 그럴 수 없는 배움이 있는 것이다. 내가 내 키가 크는 것을 느낄 수 없듯이 말이다. 그래서 나는 이 전환주간이 쓸데없었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뭘 배웠냐고 물어보면 대답할 수 없을 것 같다.” - 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