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꽃샘추위가 가시기 전에 갑자기 찾아온 코로나19로 하자에는 청소년의 발걸음이 멈췄다. 시간이 지나면 찾아오는 계절의 변화처럼 시간만 흐르면 괜찮아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지만, 한 편으로는 위기감이 더 컸다. 청소년을 만날 방법을 강구해야 하는 절박함에 판돌들과 하자의 오랜 동료강사들이 마음을 모아 시행착오 끝에 ‘하자ON’을 시작했고, 1년이 지났다. 2020년 한 해동안 하자ON은 22개 학교와 단체(4개 기관), 약 1,600명을 디지털 대면으로 만났다. 올해는 조금 숨을 고르면서 하자ON의 내실을 다져야겠다고 생각하던 찰나 또 다른 키워드가 찾아왔다. 바로 ‘배리어프리’*였다.
* 배리어 프리(영어: barrier-free)는 장애인 및 고령자 등의 사회적 약자들의 사회 생활에 지장이 되는 물리적인 장애물이나 심리적인 장벽을 없애기 위해 실시하는 운동 및 시책을 말한다. (위키백과)
작년 가을, 안동의 특수학교와 처음으로 ‘온라인 쌍방향 수업’을 진행했다. 담당 선생님은 온라인 수업에 대한 두려움이 컸지만, 학생들에게 꼭 하자의 프로그램을 경험하게 해주고 싶은 바람이 컸다. 방법을 찾아보기로 했다. 결국 교사 사전 리허설을 진행, 이원 생중계 방식으로 19개 학급(96명)의 학생들은 무사히 수업을 마칠 수 있었다.
수업풍경(장애청소년대상_안동진명학교)
담당자로서 나름의 보람을 느끼며, 하자와 지속적으로 소통해오던 관악고의 특수학급 담당 선생님께 소식을 전했다. 평소에 추진력이 대단하셨던 선생님은 고무되셨고, 바로 신청하셨다. 2020년 12월 1일. 관악고 특수학급 학생들 10명이 하자ON에 참여했다. ‘우리만 수업을 듣기에는 너무 아쉬워요! 내년에는 더 많은 학교가 참여하면 좋겠어요. 내년에 연락드릴게요!’ 수업을 마친 선생님의 목소리에는 힘이 있었다. 그리고 2021년 1월 진짜로 연락이 왔다. 본인은 다른 학교로 전근을 가게 되었고, 대신 새로운 담당자 선생님을 소개해주셨다. 그런데 이분도 차분하면서 뜨거운 열정과 추진력을 가진 분이셨다. 2-3월 동안 수많은 연락이 오고갔다. 그리고 4월부터 관악고(거점학교)를 중심으로 25개교를 대상으로 1학기에 수업을 오픈해보자는 계획이 세워졌다. 강사들도 생각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고, 관련해서 자문회의를 진행하게 되었다.
*거점학교(관악고) : 관악고는 2017년 12월7일 교육부 지정 장애학생의 진로·직업 교육을 위한 통합형 직업교육 거점학교 개관식을 열었다. 남부·강서양천·동작관악 교육청 25개 학교, 75개 학급의 학생 약 500명이 거점학교의 ‘대인서비스 훈련, 바리스타 자격증 취득, 제과제빵, 목공 기초 및 자전거 업사이클링’ 교육을 받을 수 있고 해당 시설 이용이 가능하다.
배리어프리 자문회의 기록
지난 3월 31일(수) 2시간 동안, 관계자 20명(교사 6명, 강사 9명, 판돌 4명, 자문위원 1명)이 디지털대면으로 함께했습니다. * 배리어프리 자문의 내용이 ‘장애청소년과 온라인 진로교육’이란 측면에서 유의미한 지점이 있어 ‘하자ON 프로그램, 강사소개, 질의응답’ 위주로 구성했습니다.
하자ON : 프로그램 & 강사소개
너의 목소리가 들려(이랑)
하자 이름인 '이랑'은 이로운 맑은 목소리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성우녹음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수업내용은 호흡, 발성 등을 해보며 드라마 대본, 광고 나레이션을 연습해보면서 자기 목소리를 탐색해봅니다. 작년에 거점학교 학생들과 수업을 했을 때 걱정보다 잘 따라오고 즐겁게 참여했던 기억이 있어서, 자신 있게 수업을 진행해보고자 합니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
몸마음 근육 깨우기(표고)
제가 진행하는 수업은 기본적으로 몸을 매개로 자신의 몸을 깨워보고 상대의 몸과 내 몸이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 디지털 매체 내에서 어떻게 가능할 수 있을지 해보는 수업입니다. 기본적으로 나의 몸 상태, 지금 내가 있는 환경에서의 몸 상태를 감각해보는 것을 시작해봅니다. 그리고 화면 너머에 있는 사람과는 어떤 식으로 움직임이나 그 사람의 상태를 알 수 있는지 체크해보고, 몸에서 시작해서 마음의 근육까지 깨워 볼 수 있는지를 경험해보는 수업입니다.
별 헤는 비트메이커(몬구&정협)
내 마음, 내가 쓰는 한 문장을 찾아보고, 찾은 한 문장으로 짧은 곡을 밴드랩이란 프로그램으로(모바일 or PC)완성해보는 프로그램입니다. 음악의 3요소, 멜로디, 리듬, 화음인데, 우리 삶에도 음악의 3요소가 그대로 있는 것 같아요. 멜로디는 나, 화음은 친구들 친구와의 조화, 리듬은 동시대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생각해본다면 우리 기분 좋은 음악으로 살고 계신 것 맞죠? 같이 진행하는 협이 이어서 설명을 부탁드릴게요.
정협입니다. 도입 때 “나는 ooo이야, 오늘 나는 ooo이고 싶어”로 간결한 문답을 주고받는 것으로 마음을 열고, 어플리케이션 사용방법을 1시간 정도 배우고, 거기서 만들어진 음악을 같이 들어보고 피드백을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하려고 합니다.
별 헤는 비트메이커
나W당신(월광)
저는 서떽과 함께 관계대명사라는 참여예술 프로젝트 팀을 4명의 예술가들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설치미술, 조각을 전공하였고, 지금은 참여예술 프로젝트, 예술교육, 미술작업 등을 하고 있습니다. 비대면으로 청소년을 만나면서 제일 고민하게 되는 것은, 오프라인에서 소통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서 비대면으로 어떻게 예술로 소통할 수 있을까?입니다. 거점학교도 마찬가지 장애학생들과 함께 어떻게 잘 소통할 수 있을지가 포커스입니다. 그리고 소통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놀이가 가장 중요한데, 카메라를 켰다 끄는 것, 프레임을 이용한 작은 놀이도 할 수 있고요. 예술 관련한 퀴즈를 하면서 서로 다른 실험과 생각이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볼 수 있는 수업이고, 비대면 시대에 우리가 어떻게 소통할 수 있을까에 대한 마지막 의문으로 마치는 수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W당신
사진읽기, 사진쓰기(소진)
내가 보는 것을 통해서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디에 자꾸 시선이 가는지, 혹은 내가 어느 위치에 있는지 파악해보는 수업이에요. 줌으로 비대면 수업을 하면서 많이 느끼는 것은 사진이라는 이미지가 서로 공간이 떨어져있는 사람들끼리 이야기하기 굉장히 좋은 매체라는 것이었어요. 거점학교 친구들과 수업을 하게 될 때도 그런 부분들을 생각해가면서, 내가 서 있는 공간이 어디인지, 여기에서는 햇빛이 어느 방향으로 오는지, 이 공간에서 나는 어디에 시선이 가는지, 나의 몸의 방향이 어느 방향으로 쏠리는지 이런 것들을 이야기해보고 싶어요.
사진읽기,사진쓰기
한 줄 그래피티(가루)
그림으로 자기 마음을 잘 표현할 수 있을까를 기반으로 구성한 수업입니다. 처음에는 이모티콘처럼 자기감정, 자기상태 기분 등을 그려보고, 각자 자기 캐릭터를 만드는데, 시작을 글로 먼저 써서 내가 하고 싶은 것, 내가 만들고 싶은 캐릭터를 설정하고, 그걸 기반으로 자기 캐릭터를 그려봅니다. 설명을 하다 보니 과정이 구분이 되어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는데, 실제로 참여하는 청소년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따라오면서, 미션 하나하나를 수행하는 것은 아니고요. 전체적으로 흐름이 있다가 내가 이러이러한 작업을 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진행하고 있습니다.
애니의 정석(해요&화야)
자신이 말로 표현하기 어렵거나 자신이 상상하고 있는 것을 짧은 찰나의 애니메이션을 통해서 표현해보는 수업이에요. 먼저 애니메이션이 무엇인지, 어떤 것이 있고, 어떻게 만들 수 있는지 과정을 알아보고, 이런 것들을 통해서 애니메이션에 대해서 지금까지 알고 있는 것과 어떤 것들이 다르고 구체적으로 있는지를 알아봅니다. 자기 캐릭터를 고민해보고 이것을 움직일 수 있게끔 여러 장의 그림들을 준비합니다. 이후에 관련 프로그램을 가지고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애니의정석
에콜로푸드(애니)
이전에는 저희가 오프라인으로 만날 수가 있었어요. 불을 사용하고 아시다시피 칼을 사용하는 프로그램이었는데, 온라인으로 옮겨져 오면서 생태 쪽이랑 더 밀접하게 구성이 되면서, 이론수업을 좀 정비를 했어요. 냉장고 속 일상적인 재료들과 나를 연결하는, 우리가 작은 유기체임을 강조해요. 준비하는 재료들이 당근하고 버섯인데, 하나도 같은 모양의 재료들이 없다는 것을 강조하거든요. 지금은 칼을 사용하는 대신에 감자칼을 이용하고 전자렌지를 이용한 조리를 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단체수업을 하게 되고, 개별적으로 전자렌지로 조리를 하는 것을 해결해야 하는 방법도 있어서, 단체 수업을 할 때 해결해야할 부분이 있어서 새롭게 방안을 모색해보고자 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고재필이라고 합니다. 저는 영상을 만드는 사람이고, 2013년도부터 저랑 뜻을 같이 하는 동료들과 함께 발달장애가 있는 분들, 정신장애가 있는 분들이 어떻게 예술 활동을 같이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공동으로 협업하여 활동하는 예술단체 로사이드(http://rawside.kr)라는 단체에서 활동을 해왔습니다.
고재필 자문위원(잇자잇자 사회적협동조합)
자문위원의 발표 내용의 주요 키워드는 아래와 같습니다.
# 장애를 ‘나아지는 것’이 아닌 ‘받아들이는 것’으로 인식한다.
# 개인성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 어려움과 대처 : 불확실한 경우가 많다.
# 어려움과 대처 : 기다리기, 듣기, 소통을 중심으로 조급해하지 않기
# 활동가/사회복지사/특수교사와의 협업-일상적 정보의 제공
# 활동가/사회복지사/특수교사와의 협업-관계적 어려움 소통
# 기록의 중요함-내부적 기록
# 기록의 중요함-외부적 기록
# 창작과 사회적 활동으로의 연결
열린 질문의 시간
Q. 질문(월광)
발달장애 정돈작가님을 4년간 멘토했던 문해주 작가입니다. 장애에 대한 키워드 저의 작업과 삶에서 제일 중요한 키워드인데요. 사실 오프라인에서 제일 중요하게 느끼는 것이, 개별의 특성을 존중하고 함께 흡수해서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제가 제일 우려되는 것은 온라인의 구조 안에서 소수가 아닌 다수가 수업을 할 때, 저희가 특성을 정확히 알지 못하고 범할 수 있는 실수가 있지 않을까가 제일 걱정이 되거든요.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것이라, 사전에 학생의 정보를 강사가 받고, 선생님과 소통을 원활하게 이루어진 다음에 그룹화가 되어서 활동이 정확하게 되면 좋겠습니다. 그 안에서 갈등이 있고 해서 안 좋을 수가 있고, 개별의 특성상. 오프라인으로 갈 때는 돌파할 수 있고, 학생이 뭘 좋아하는지 탐구할 수 있는 그런 것들을 즉흥적으로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온라인으로는 짧은 만남에서 그것들이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자문위원님의 온라인 수업 경험과 관련된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A. 답변(고재필)
일회차인 온라인 수업이라서, 다른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발달장애인분들의 온라인 활동 자체가 굉장한 미션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온라인 자체에 집중이 쉽지 않을 수 있잖아요. 은평씨앗학교라는 은평구에 있는 대안학교에서 오랫동안 수업을 해왔는데, 거기에는 발달장애 학생도 있고 느린학습자도 있고, 일반 학생들도 있고 통합교육을 하는 곳이에요. 거기도 작년에 코로나 터지면서 온라인 수업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온라인 수업을 팔로우하기 어려운 학생은 예술작업 말고 다른 활동을 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적응할 수 있는 학생들을 교사들과 상의하면서 정했던 것 같고요. 매체를 잘 선택을 했어야 했는데, 사진이라는 매체는 적절했던 것 같아요. 사진을 미리 찍어오세요 라고 하고 찍어온 사진을 가지고 이야기를 나눌 때, 오히려 오프라인 수업보다 온라인 수업에서 집중도가 높았던 것 같아요. 화면을 크게 띄워놓고 수업을 하니까, ADHA 학생도 있었는데 오히려 몰입하는 모습을 보였던 것 같아서 매체도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어떤 실수를 걱정하는지는 들어봐야겠지만, 실수는 그렇게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사실 우리 모두가 실수를 조금씩 저지르면서 사니까, 서로 이야기를 하면서 조정을 하면 될 것 같아요.
Q. 질문(월광)
저는 장애를 가진 학생들의 개별성이 아주 특별하다고 생각해요. 거기서부터 작업이 이루어지는데, 그런 것들을 존중받지 못하고 그냥 스쳐지나갈 수 있는 것이 온라인 구조 안에서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것을 놓쳤을 때 더 상처받지 않을까. 그래서 소수의 인원이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 학교와의 긴밀한 소통 안에서도 그룹화라든지 갈등이 있다든지 그런 것들에 대해서 더 많은 이야기들이 이루어져야 하지 않을까, 연구단계에서 하자온은 예를 들어 나W당신이라는 프로그램의 틀 안에서 일반학생들을 만날 때 그때마자 조금씩 변형이 있기는 하지만, 장애특성을 가진 그룹과의 수업에서는 조금 더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이런 것에 대해서 우리가 충분한 공부가 되어 있나 하는 조심스런 마음이 있는 것 같아요.
A. 답변(고재필)
말씀하신 것 저도 모두 동의하고요. 선생님들과 대화를 나누며 최선을 다해봐야죠. 사실 일회차 수업이잖아요. 그래서 많은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그분들도 회복할 수 있는 힘이 있으시니까 그렇게 크게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을 해요. 2학기에는 수업을 심화과정으로 할 수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1학기는 탐색기라고 생각하고 만나보셔도 문제가 없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A. 답변(미라클)
심화수업에 대해서 잠시 말씀드리자면, 4월에는 1회 차로(5개 학교참여), 5월과 6월에 단회차 수업을 늘려가서, 최대 13개 수업을 개설하는 걸 고려하고 있어요. 이후에 심화과정이 가능한 수업 위주로 2학기에 진행하는 방안을 고려중입니다.
Q. 질문(미라클)
제일 어려운 것 중 하나가 강사분들이 수업의 목표를 어느 정도로 조정해야 할지에 대해 막연하실 것 같습니다. 자문위원님이 보시기에 어떤 정도가 적당할까요?
A. 답변(고재필)
각자 수업의 목표가 조금씩 다르고 일반화하기 어려운데, 생각보다 진행할 수 있는 양이나 결과가 오래 걸릴 수 있어요. 한 번에 끝낼 수 있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할 것인데, 결과물을 완성해야 한다는 형태가 된다면 당황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한 번에 한곡을 완성해야 한다든지 할 때 생각보다는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뭔가 준비를 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강사라고 한다면 이번이 단회차이고 심화과정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면, 각각의 학생들이 어떤 특색을 가지고 있을지, 한 번씩이라도 각 참여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그것이 언어적인 것일 수도 있겠지만, 하지만 언어표현이 어려운 학생도 있을 수가 있어요. 그럴 경우에는 작업을 통해서 파악하는 것을 목표로 두는 것이 저는 우선이 될 것 같습니다.
Q. 질문(미라클)
지금 수업은 거의 결과물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별헤는 비트메이커는 음악을 만들어야 하고, 요리를 만들어야 하고, 애니메이션을 만들어야 하고, 사진을 찍어야 하고 할 때, 첫 번째는 결과물을 염두에 두지 않고, 어느 정도까지 따라오는지 관찰하는 그런 시간을 가져야 할까요?
A. 답변(고재필)
짧은 시간에 끝낼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를 생각을 해 보시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2시간을 했는데 그 시간 안에 완성이 안 되어도 괜찮다고 생각을 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강사 입장에서는 계획대로 진행이 안 되면, 실망할 수 있잖아요. 그렇지만 이 학생들은 이런 특색이 있구나 하는 것만 파악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면 좋겠어요.
A. 답변(교사)
학교와 긴밀하게 협조를 많이 해야하는 부분에 대한 고민이 생겼어요. 수업에 필요한 기술적인 부분을 학교와 어떻게 나누어 짊어질 것인지에 대해 학습하고 준비해야겠어요. 수업 시간에는 강사와 소통하고 표현하는데 집중할 수 있도록요.
Q. 질문(몬구)
학생들이 페이스북이나 이메일 인증을 통해서 계정 생성이 가능한가요?
A. 답변(교사) 코로나 시기가 학생들이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어요. 사실 SNS나 미디어 기기 사용에 소외되어 있었거든요. 온라인 수업으로 인해서 기기를 사용해보는 계기가 되었지요. 진행이 어려운 경우는 교사들이 지원하고 있습니다.
Q. 질문(몬구) 음악 수업은 모바일로도 진행이 가능하고, 컴퓨터만으로도 가능한데, 학생들에게는 어떤 기기가 더 친숙하고 능숙한지 궁금해요.
A. 답변(교사) 고등학교에 오는 학생들은 기능적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요. 스마트 기기를 직관적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와이파이 사용이 제한되는 공간이 있지만, 스마트폰으로 준비해보겠습니다.
Q. 질문(미라클)
강사분들이 기존 수업을 대상에 맞게 변형해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바꾸지 않고 유지해야 되는 포인트가 있을지 궁금합니다.
A. 답변(고재필)
공동으로 큰 틀은 하나 잡아두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바꾸지 말아야 할 것이 기본적으로 있고, 소외되는 학생들을 위한 개별 작업이 따로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막연하게 선택을 하라고 하면 어려운 부분이 있잖아요. 원래의 수업방향으로 진행하면서, 변수가 발생하면 선택할 수 있는 두 번째 세 번째 옵션이 필요해요. 온라인으로 개별성을 이끌어 낼 것인가 하는 것은 저도 답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고, 이런 것들을 염두에 두고 시도를 해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Q. 질문(미라클)
다행인 것은 현장의 교사들이 도와주실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교사들의 개입 부분은 어느 정도 선에서 요청하는 것이 좋을까요?
A. 답변(고재필)
같이 참여하는 것은 매우 좋아요. 가끔씩 부모님이 활동을 지원했던 적이 있었는데요. 부모님의 경우, “야 이거 해봐 왜 안 그려” 하는 경우가 많아요. 교사분들은 재촉하는 행위만 피하고 현장에서만 알 수 있는 참여자들의 상황을 강사들과 실시간 소통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Q. 질문(미라클)
먼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요. 온라인 통합수업(장애 비장애)가능할지, 가능하다면 어떤 장치와 요소를 중점에 두어야 할지 궁금합니다.
A. 답변(고재필)
통합수업이라고 할 때, 소통되는 사람들끼리 소통하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장애학생 중에서도 이런 경향이 있을 수 있는데, 이것이 통합수업이 어려운 부분입니다. 팀 구성을 처음부터 해서 들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제가 대안학교에서 수업을 진행할 때는 미리 그룹 구성을 해서 협업을 할 수 있는 수업으로 진행 했습니다. 모든 수업에서 수업의 약속을 정하면 좋을 것 같아요. “누구도 배척하지 않는다.”든지 자기 언어로 풀어서 선언문처럼 만들어도 좋습니다. 공동체로서 수업을 진행한다는 것을 서로 약속하고 시작하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Q. 질문(소진)
저는 미디어 수업 하면서 제일 고민되는 것이 이론수업의 비중을 얼마나 가져가야 하는 것 입니다. 중학생들과 수업을 하면서 깨닫는 것은 중학생들이 어려운 것은 성인도 어렵구나. 하는 것을 느끼고 있어요. 예전에는 성인이 되면 잘할 줄 알았는데, 중학생이 다룰 수 없는 프로그램은 프로그램이 잘못 만들어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미디어 강사로 학생들과 만날 때 이론 수업이 없으면, 이후에 혼자 작업을 할 때는 시도하기 어려울 수 있잖아요. 장애청소년 대상의 수업인 경우 어느 정도로 비중을 두는 것이 흥미를 떨어뜨리지 않으면서도 혼자 활동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 수 있는 수준이 될까요?
A. 답변(고재필)
저도 고민입니다. 이론 수업은 비장애 청소년도 맨날 잊어버리더군요. 영화는 몇 장의 이미지로 이루어져 있지라고 물으면 3년을 이야기해도 다 다르게 이야기를 해요. 장애학생이라고 해도, 이론 수업은 지적자극을 위해서 필요해요. 재미있어 하고요. 하지만 조정은 필요해요. 저의 경우는 20%도 미만으로 줄였습니다. 실제 사례 중심으로 했고요. 직관적으로 이해로 흥미 유발을 유도했고, 최소한의 기술적인 것만 갖고도 할 수 있는 접근에 대해 고민했어요.
Q. 질문(메이)
기록의 중요성을 말씀하셨는데, 작업결과물의 아카이빙으로서의 기록도 있지만, 수업간의 기록을 공유함으로써 개별 학습자를 이해하기 위한 기록도 있을 듯합니다. 수업을 진행하면서 학습자의 상호작용까지 기록하기는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는데, 최소한의 에너지로 중요한 것들을 공유하는 기록방법이 있을 수 있을까요?
A. 답변(고재필)
매번 상세하게 기록한다고 생각하면 어려울 것 같고, 특이사항만 기록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구글드라이브로 공유문서를 만들어가며 학생별로 개별 특성이나 반응 들을 적을 수 있는 셀을 만들었어요. 매번 자세히 적기는 어려워요. 특이사항이 있을 경우에 그것에 대해서 적거나 협업자들간에 상의했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면 그 것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것이 좋아요.
Q. 질문(미라클) 외부에 발신을 한다면, 중요한 지점이나 준비단계가 있을까요?
A. 답변(고재필) 가장 부담이 안 되고 자연스러운 결과물이 무엇일지를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그게 전시일 수도 있고 책일 수도 있고 다양한데, 전시를 잡으면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있어요. 처음에 활동을 정하고, 물론 전시를 도와주실 큐레이터도 있다면 다행이지만 선생님들이 다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전시가 부담이 될 수도 있으니 책도 괜찮아요. 종이 책이 아니라 전자책 같은 형태도 좋고, 과정을 포트폴리오처럼 쌓을 수 있으니까요. 전시라고 한다면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는 전시형태라는 것이 어떤 것일까? 화이트큐브 안에 처음부터 전시 구성까지 들어가면 어려우니까, 지역도서관 등을 통해 정해진 장소에서 전시를 생각해볼 수 있어요. 이 결과물의 자연스러운 결과물이 어떤 것일지 생각해보고 의논해서 결정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참여자들의 이름도 다 들어가도록 하는 것도 중요해요. 이런 작업을 했다라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요.
자문에 대한 강사들의 공통소감
불확실성에 대한 고민이 있었어요. 조급해하지 않고, 작업보다는 소통과 관계에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회차 수업의 한계를 인지하고, 학생들에게 예술적경험의 긍정적 발견이 될 수 있는 기회가 되도록 준비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문소감(미라클)
자문를 통해, 서로의 이야기 속에서 새로운 희망을 발견 했습니다. 평소에 강사분들이 더 나은 수업을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는지 알고 있었지만, 새로운 대상을 만나겠다는 것도 의지도 남다른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4월부터 진행되는 장애청소년 대상의 하자ON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현장의 교사, 강사, 학생’ 사이를 이어주는 다양한 요소들을 하자 차원에서 좀 더 고민하고 준비하겠습니다. 그럼 오늘은 이쯤에서 인사드리겠습니다. 특별한 시간으로 자문을 진행해주신 고재필 대표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럼 강사, 교사분들은 4월 2일의 첫 수업에서 뵙겠습니다. 자문회의는 여기서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 글은 2021년 3월 31일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현재(2021. 4. 23). ‘하자ON : 배리어프리 파일럿 수업’은 5개 학교(관악고, 금옥여고, 서울공고, 신도림고, 신서고), 약 200명의 청소년이 참여했습니다. 5월에는 일반 특수학급 대상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