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와 2기 활동의 가장 큰 차이점을 꼽아본다면 ‘팀별 활동’인 것 같아요. 네 명이 한 팀으로 따로 또 같이 활동해온 1기와 달리, 2기 에디터들은 민우, 쑤, 오리가 인스타그램팀, 그리고 나무, 미운, 짱소가 뉴스레터팀이 되어 팀별로 작업을 이어왔거든요. 하디에들은 매주 정기회의마다 늘 여섯 명이 모여 회의를 시작했지만, 팀별 회의시간이 되면 줌(Zoom) 소회의실로 흩어져 오랜 대화와 고민 끝에 콘텐츠를 만들어내곤 했습니다.
그렇게 인스타그램팀은 하자 인스타 @ourhaja의 콘텐츠를 제작하고, 뉴스레터팀은 Z세대가 Z세대에게 보내는 편지 <Z에게>를 제작하며 코로나 시대 봄부터 가을까지, 누구보다 분주한 6개월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온라인에서 하자러들과 ‘쫌쫌따리’ 소통하였던 인스타그램 콘텐츠 39개와 6통의 뉴스레터가 그 결과물이지요!
하디에 2기 에디터들의 주옥같은 콘텐츠가 궁금하시다면, @ourhaja(2020년 4월 24일부터 10월 8일까지)와 Z에게(2020년 4월~9월)를 살펴봐 주세요!
아래는 하디에 2기 에디터들의 생생한 회고모임 기록을 일부 발췌해 공유합니다.
하디에 경험을 나의 언어로 정의해 본다면? 하디에 뭐한 것 같아요?
다양한 언어를 찾았다고 해야 할지. 생각을 콘텐츠화 하다 보니 의견을 나누고 하는 과정에서 대안적인 삶의 새로운 방향이나 다양한 생각을 해볼 수 있었던 기회이자 안전한 공동체였던 것 같아요.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자아 확장을 한 것 같아요. 창작자로서, 작업할 게 계속 생기니까 스킬이나 생각의 깊이나 등등이 성장한 느낌? 기획하면서 관심사도 발견하고. 창작자로서는 할 일이 생겨서 좋았죠. 할 일이 생긴다는 게 재밌고 기쁜 일이구나.
저는 무엇을, 어떻게에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얘기를 해보면서 (사회적)감수성도 에민해진 것 같고. 콘텐츠의 뉘앙스, 어떻게 주제를 대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해봤죠.
생각해보니 이렇게 팀으로 같이 작업해본 경험이 처음인 것 같아요. 작업을 보면서 얘기하고. 처음엔 두려웠는데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풀리는 경험이 재밌었어요. 다른 에디터들의 콘텐츠 제작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재밌었어요.
과정과 결과를 통틀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콘텐츠 하나를 고른다면? 그 이유는?
Z에게 7월의 편지 중 <나무와 짱소의 섹슈얼리티 수다>요. 과정이 재밌었고 결과도 만족스러웠어요. 나의 필요에 의한 콘텐츠라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 하면서 즐거웠어요.
저는 <우울하지 않게 인스타그램하는 법>이요. 표현방식을 손그림으로한 게 귀여웠고 그 시도 자체도 마음에 들었어요. 그리고 댓글 중에 어느 중학교 선생님이 교육자료로 사용하겠다고 해서 더 기억에 남았어요. 또 <빈의 탑수술 경험>은 첫 번째라서 기억에 남기도 하고 만드는 과정에서 트러블이 있어서 기억에 남기도 하고 좋았어요.
저도 <나무와 짱소의 섹슈얼리티 수다>요. 처음엔 할 말이 없을줄 알았는데 너무 많았어요. 이런 주제로 대화를 처음해봤는데 그 다음 왠지 생각에도 변화가 생긴 것 같아요.
저는 Z에게 8월 콘텐츠 중 <너와 나의 연결고리>. 하디에 활동하면서 처음으로 인터뷰를 혼자 해봤기도 했고 지금까지 글 써본 경험을 통틀어서 인터뷰라는 것을 새로운 형식으로 써보는 경험이었어요. 그런 글을 써본 것도 좋았고 그동안 계속 이야기 해보고 싶었던 것을 잘 담아낸 것 같아요.
저는 n번방 사건을 다룬 <일상을 살아가려는 우리에게> 글이 제일 기억에 남았어요. 반응은 별로 없었지만(ㅎㅎ) 처음으로 쓴 글이었어서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그리고 카드뉴스 <여름에 뭐 입지?>는 반응이 좋아서 기억에 남아요.
저는 <코로나 시대의 취미: 집에 있는 재료로 나만의 책 만들기>! 다시 보니 진짜 열심히 한 것 같아요. 근데 인스타라는 플랫폼에는 별로 맞지 않았던 것 같기도. 영상이었으면 어땠을까요? 하지만 디자인이 귀여워서 만족해요. 제일 마음에 드는 건 카드뉴스 <플라스틱의 여행>인 것 같아요. 하디에 하면서 처음으로 강력한 메세지를 담은, 경각심을 일으키는 컨텐츠였고 만들면서 자료 보는 것도 재밌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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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디에들의 최애 콘텐츠
하디에를 하며 가장 도움되었던 것은? 하디에 경험이 앞으로 어떻게 쓰여질까요?
하디에 하면서 스킬적으로 많이 늘었어요. 디자인하면서 색 쓰는 것도 늘었고 자신감이 생겼다고 해야하나. 그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저는 지금 인권단체에서 일을 하니까 이런 걸(콘텐츠 제작) 알아두면 일할 때 좋거든요. 많이 연습하고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였어서 좋았어요.
하디에 활동하면서 아주 도움이 된 게 있었는데, 바로바로~ 기획서 쓰기! 기획서를 계속 쓰다보니 상세하게 적어 놓을수록, 정보를 수집할수록 처음에 만들려 했던 이미지와 비슷해지는 것 같아서 좋았어요. 회고하는 것도 혼자 아~ 좋았다. 하고 끝나는 감상에서 그치지 않고 더 생각해보는 것이 도움이 되었어요.
저는 하디에 끝나면 일러스트레이터를 잘 쓰겠지? 했는데(ㅎㅎ) 일러스트를 쓰지 않고도 카드뉴스를 만들 수 있게 되어서 좋았어요.
코로나 시대, 에디터들에게 하디에 활동 경험이 온라인으로 동료를 만나며 '일'을 경험하고 작업의 고리를 만들어가는 시간이 되었기를 바라봅니다. 또 하자 채널을 구독하는 하자마을주민들과 하자러들에게도 하디에 콘텐츠를 접하는 것이 소소한 즐거움이면서 때론 새로운 생각을 해보는 경험이 되었기를!
에디터들의 인사를 끝으로 글을 마칩니다. 한 해 동안 감사했어요!
‣ 쑤 머릿 속에 떠돌아다니던 다양한 관심사들을 콘텐츠로 만들어 하자 인스타를 통해 공유할 수 있었던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돌아보니 많은 컨텐츠를 만들어냈더라구요. 뿌듯. ‘어떻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며 작업할 수 있어서 좋았구요, 개성있는 하디에들과 작업하며 신선한 자극을 많이 받았어요. 돌아오는 다음 주 수요일이 허전할 것 같아요... 훌쩍~
‣ 오리 하자 인스타그램을 통해 여러 고민들을 함께할 수 있어 좋았어요! 만든 카드뉴스들을 돌아보니 뿌듯하고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네요. 디자인 프로그램을 잘 다루지 못해 걱정이 많았는데 하디에 활동을 하면서 많이 배운 것 같아요! 하자러들과 함께 하고 싶은 고민들이 많이 남아있어 아쉽기도 하지만! 하디에 3기에게 더 좋은 내용들을 기대하며..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민우 이것저것 할 이야기들이 많았는데, 아직도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아서 아쉬워요. 하지만 지금까지 만든 콘텐츠들을 보면 하나하나 만든 과정들이 생각나고 뿌듯하기도 해요. 하자러들에게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었지만, 컨텐츠들을 하나하나 만들면서 저 또한 배우고 성장했어요. 회의는 가끔 지루하기도 하고, 컨텐츠 만드는 일은 가끔 괴롭기도 했지만. 재밌고 유익한 경험이었어요. 하자러 여러분들이 재미있게 봐주셨다면 좋겠어요. 흑~
‣ 나무 매주 수요일 대부분 화면 속에서 서로의 얼굴을 보았어. 에디터들과 이야기하다보면 가끔은 그 날 하루 가장 크게 웃는 순간이 되기도 했지. 짱소, 미운과 어떤 편지를 쓸까 고민했던 시간들을 더욱 값지게 만들었던 Z들의 답장이 종종 생각날 거야. 읽다보면 얼굴도 모르는 우리가 연결되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용기를 얻기도 하고. 우리의 (디지털) 손때 묻은 편지를 지켜봐준 모두에게 고마워. 정말로. 언젠가 우리가 만날 기회가 있을 거라고 믿어. 잘 살다가 또 보자.
‣ 미운 그동안 혼자 생각해오던 것들을 편지에 담아 보낼 수 있음에 기뻤고, 우리의 이야기에 공감해주는 Z들을 만날 수 있어서 행복했어. 각자의 일상에 치여가면서도 끝까지 하디에를 위해 함께 애쓴 뉴스레터팀과 인스타팀 에디터들 모두 정말 소중하고 특별한 인연임을 크게 느껴. 끝까지 우리를 지켜봐준 z들에게도 무한한 감사를 표현하고 싶어. 하디에 2기로서의 활동은 이렇게 끝이 났지만 우리 서로 연결되어있던 시간들은 오래 기억에 남을거야. 다시 만날 때까지 모두 건강하자~!
‣ 짱소 내가 할 말이 이렇게 많았을 줄이야! 함께 이야기를 나눌수록 더 새롭고 다양한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어. 너두? 나두! 헐?! 헐... 헐~ 같은 이야기들. 주고 받았던 편지들이 아주 큰 위로가 되었고 용기가 되었어. 응원하고 지지하는 마음으로 끈끈하게 이어진 문장들을 아마 두고두고 꺼내볼 것 같아. 같이 풀어내고 싶은 게 여전히 산더미인데 말이지… 우리는 다른 곳에서 또 각자의 이야기 보따리 들고 만나자! (편지 평생 간직해~ 버리지 말고~ 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