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6월 하자에서는 김현수 선생님(정신과 의사, 서울시 코로나19 심리지원단 단장)과 함께 코로나19 심리방역에 대해 서로 배우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이번 교육은 판돌 역량강화를 위한 리프로그래밍 시리즈의 첫 시간이었는데요. 마음의 측면에서 코로나19라는 재난을 어떻게 이해하고, 버티고, 대응하며 청소년과 함께 살아갈지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교육은 라이브 방송 형식으로, 판돌들의 사연을 사전에 받아 그에 대해 답을 하며 보이는 라디오처럼 진행했습니다. 조직문화팀 판돌인 제가(생기가) DJ를 맡아 판돌들이 미리 보내준 사연을 읽으면 김현수 선생님이 답을 하고, 이어 판돌의 입장을 반영한 대화를 이어 나갔습니다. PPT 중심 온라인 교육의 지루함은 줄이면서 판돌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기 위한 시도였습니다. 지금 하자는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프로그램을 실험하는 중이라, 이번에는 네이버 밴드 라이브 방송 기능을 활용해보았습니다. 중간중간 판돌들은 댓글로 환호하고, 반응하고, 끄덕이고, 질문을 던졌습니다.
판돌들의 사연은 참 다양했습니다. '화상수업에서 얼굴을 공개하고 싶지 않은 청소년의 마음은 어떤 것인지', '프로그램이 지속적으로 연기되거나 심지어 취소되는 상황을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지', '우울과 무기력을 겪고 있는 청소년들과 코로나19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내가 지킨다고 지켜지지 않는 건강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방법' 등 중요하고도 구체적인 사연들이 이야기를 깊이 있게 만들었습니다.
모든 사연에 대한 답을 이곳에 공개할 수는 없기에, 가장 중요한 한 가지만 말하자면 코로나19로 무너진 가장 중요한 것은 '일상'이고, 올해 프로그램의 최선이자 최대의 목표는 ‘최소의 일상성의 감각 만들기 ‘여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무것도 못한 채로 상반기가 지나간 만큼 모두의 마음은 조급하겠지만 재난의 조건이 모두에게 아주 높은 스트레스와 무력함을 지속적으로 가하는 상황에서, 밀린 성장 과업과 공부를 달성하려 하다가는 오히려 심각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그만큼 무엇인가 대단한 것을 하려는 것 보다도 규칙적인 시간에 일어나고 자고, 작은 미션을 달성해 보는 수준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하며 일상을 회복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최대효율과 최대성과를 목표로 한 생태 파괴와 자본의 세계화가 불러온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이 또 다른 성과중심 효율중심 대응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돌아보게 하는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