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로서 경쟁력을 키우고 싶은 청소년들이 커뮤니티 안에서 팀으로 작업하며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경험을 만들어 보자,
다양한 이슈를 일로 접해보면서 디자이너의 사회적 영역을 넓혀보자,
프리워커로 자립할 수 있는 힘을 키워보자
라는 세 가지의 목표로 8개월간 6명의 청소년디자이너가 한 팀이 되어 작업을 진행하는 청소년 디자이너 커뮤니티입니다.
지난 3월 모집공고를 통해 하자 경험과 전공이 다양한 여섯명의 멤버(나무, 레아, 민우, 방토, 블루, 주솜)가 모이게 되었고, 간단한 오리엔테이션 후 코로나19를 주제로 A6사이즈의 판 스티커를 만드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지난 4월 중순부터 주 1회 회의와 작업을 진행하며 느꼈던 감상과 소회들을 간단한 인터뷰로 정리했는데요. 이제 첫 발을 뗀 청소년 디자이너들의 활동을 다정한 시선으로 지켜봐주세요.
아래 인터뷰가 이어집니다.
Q. 하자에 어떻게 오게 됐나요? 올해 계획과 함께 가지가지 기획단에 어떤 의도와 기대를 가지고 참여하고 있는지 알려주세요.
- 민우 : 2014년 하자에서 열린 창의캠프에 참여하면서 처음 오게 됐어요. 작년에 리소 워크숍으로 오랜만에 방문했다가 다시 오게 되었고, 올해 하고 싶었던 활동은 가지가지 기획단(작년에 알고있어서)과 하자디지털에디터즈에요. 혼자 있으면 작업을 잘 안 하게 돼서 "과제 구독서비스"를 받고 싶었고, 할 일이 계속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팀 활동이라는 점도 좋았고 가지가지 기획단을 계기로 꾸준한 개인작업과 독립출판 작업을 하고 싶습니다.
- 레아 : 저는 2017년 <커리어위크>라는 통학형 캠프에 참여하면서 하자를 알게 됐어요. 그 후에 가지를 알게 되면서 디자인 관련 프로그램 소식을 받아 볼 수 있었고, 2017년 이후 계속 하자 프로그램에 참여 하고 있네요. 올해 계획했던 건 회사를 잘 다니는 것, 패션 용어 공부와 유학 준비를 잘 하는 게 큰 목표인데 그러면서도 또래들과 함께하는 활동을 계속 하고 싶어서 참여하게 됐습니다. 가지가지 기획단에서는 다 또래인만큼 재밌는 팀 프로젝트를 하고 싶어요. 개인작업과는 다른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 다들 에너지가 좋아서 만족할만한 결과가 따라올 것 같아요.
- 나무 : 하자는 작년 평생교육실습으로 처음 오게 됐어요. 실습할 때는 실습과제에 집중하느라 프로그램을 많이 접하진 못했지만 각 프로그램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들이 너무 궁금해서 실습 이후에 꼭 참여자로 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특별히 가지가지 기획단을 찾아오게 된 이유는 제가 전공은 사회학이지만 디자인 일이나 문화기획에 관심이 많아서 혼자서 꾸준히 활동도 하고 공부도 하다가 최근에 디자인 역량에 대한 한계를 한참 느끼고 있었거든요. 더 많은 디자인 경험을 쌓고 디자이너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찾다가 가지가지 기획단을 신청하게 되었어요. 올해는 컴퓨터 학원도 다니고 기획단 활동도 하면서 무엇을 디자인할건지, 어떤 디자이너가 될 건지 고민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려고 하는데요. 안전한 공간에서 제 또래의 디자이너들과 디자인 실무부터 기획까지 다양한 도전을 받을 수 있을 거 같아 기대가 많이 됩니다.
- 블루 : 저는 친구의 소개로 2018년 <젊고 용감한 워크샵>에 참여하며 하자를 알게 됐어요. 이후에 다양한 프로그램이 열린다는 것을 알게 되고, 가지가지 워크샵과 영메이커 멤버로 참여하게 되면서 자주 오가고 있어요. 올해는 가지가지 기획단 활동과 함께 소책자 제작 소모임에도 참여하고 있어서 간간히 책 작업도 하고 있어요. 마음 맞는 사람들과 재밌게 작업하고 서로의 디자인 관련 고민을 나누는 시간이 되면 좋겠어요. 그리고 디자인 작업이 컴퓨터 속 데이터로만 남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결과물 발행이나 판매를 통해 확산성 있게 마무리 하고 싶어요. 그리고 작업을 하면서정확히 제가 어떤 작업을 좋아하고 무엇을 잘하는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기획단 활동을 하면서 제 강점을 좀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 주솜 : 디자인 활동을 하고 싶어서 여러 교육들을 찾다보다가 인스타그램에서 가지가지 기획단 멤버 모집 광고를 보게 됐어요. 디자인을 전공한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작업을 전개해 나가는지 궁금했고, 또래들과 소통하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비전공자라 디자인 업계에 대한 환상을 많이 가지고 있는데 활동을 하면서 현실적인 타협점을 찾아가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 방토 : 저는 작년 가을 실크스크린을 배우고 싶어서 여러 군데 서치 중 적당한 커리큘럼과 수강료의 워크숍을 찾지 못해 망설이다가, 인스타그램에서 가지가지 워크숍을 알게 되었어요. 지금 기획단까지 참여하고 있네요. 저도 또래 디자이너 친구들과 함께 팀을 꾸려 작업 한다는 점이 제일 좋았고요. 작년 경험을 봤을 때 올해도 웃으면서 작업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Q. 각자 하고 있는 작업들이 있다면 좀 더 알려주세요.
- 나무 : <n번방에 분노하는 수원시민들>이라는 소모임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현수막과 피켓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실학박물관 연구 프로젝트>에 조수로 참여하게 돼서 인터뷰 및 사례정리, 지역 리서치 작업을 하게 될 예정인데 실학을 생활문화 관점으로 재조명하는 작업을 할 것 같아요. 이야기를 디자인하는 작업에 관심이 많아서 앞으로도 사회적 이슈를 문화예술적인 언어와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재조명하는 작업을 계속 하고 싶습니다. 현재 문화예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아서 공부할 게 참 많아요.
- 레아 : 저는 특성화고 졸업 후 바로 취업했어요. 현재 수영복과 애슬레져룩을 판매하는 회사에서 근무 중 입니다. 이 회사로 이직한 지 얼마 안 돼서 적응중이에요. 이 회사에서 인스타그램 관리와 제품 디테일 촬영을 맡고 있는데 모르던 분야라 인스타그램 마케팅에 대해 공부 중입니다. 특히 채널별로 고객들의 니즈가 다른 편이라 적당한 온도로 어떻게 표현 하는 게 좋을지 일상생활에서도 많은 고민을 하면서 지내고 있어요. 요즘 트렌드와 브랜드 분석이 최대 관심사입니다
- 방토 : 저는 주로 회사 업무를 하고 있어요. 구체적으로는 디자인 회사에서 디지털 마케팅을 하고 있고, 올해 새로 릴리즈되는 콘솔게임 및 pc게임 온오프라인 마케팅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회사 말고 개인적인 건 그룹 필라테스를 해보려고 저번주에 등록했고 친구와 함께 유튜브 채널을 준비 중이에요. 주제는 굿즈 제작기 콘텐츠가 될 것 같아요. 준비되면 알려드릴게요!
- 블루 : 저는 앞에 말한 것처럼 개인적으로는 소책자 제작, 일러스트 등 여러 작업을 건드려 보고 있어요. 소책자의 경우 한 달 동안의 제 감정을 드로잉과 수필로 채워 넣어 감정일기를 만들어 볼 예정이에요. 그리고 일러스트를 계속 그려보면서 스타일을 찾는 중인데 최근에 좀 감이 잡혀가는 느낌이라 다듬어서 적당한 채널에 업로드 하는 게 목표예요. 또 고전문학 북커버를 리디자인 하고 있는데요. 여러 권의 작업을 묶어서 하나의 시리즈로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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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 스케치
Q. 기획단의 작업환경(기간, 멤버, 작업주제, 제안사항 등등)은 어떤가요.
- 민우 : 주 1회라 좋아요. 멤버 조합도 인원수도 적당하고 I.O.I(아이오아이)가 된 기분이에요.
- 나무 : 장기프로젝트라 안정적인 느낌이 들고 작업할 수 있는 독립적인 공간이 있어서 좋아요. 아직 한 가지 작업밖에 안했지만 앞으로 기획과정에서도 여러 의견을 나누면 결과물이 풍부해질 것 같고, 우리끼리 더 친해져서 잡초그리기 같은 소소한 작업들도 같이 해보면 재밌을 것 같아요.
- 방토 : 코로나19 때문에 하자가 조용해서 집중이 잘 됐어요. 집이랑 거리가 좀 있어서 올 때 힘들긴 하지만 작업할 때 너무 재밌어서 힘을 받고 가는 것 같아요. '코로나19'라는 개인 작업이었다면 다루지 않았을 주제로 작업하는 게 참신하고 좋았어요.
- 레아 : 저도 주제가 좋았어요. 다음 작업을 할 때는 다 같이 이슈 발굴하는 시간을 가지면 주제에 몰입하기 더 쉬울 것 같고, 결과물을 꼭 판매하지 않아도 배포 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우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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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결과물
Q. 어떤 메시지를 담아 작업했나요? 주제 및 컨셉과 함께 사용가이드를 알려주세요.
- 민우 : 코로나로 인해 우울해하는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분위기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귀여운 곰돌쓰와 채소, 과일 이미지를 보면서 가볍게 몸을 움직여 보고 은근한 채식장려가 됐으면 했어요. 전세계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절반가량이 축산업에서 배출된다고 하더라고요. 일주일에 한 번씩이라도 채식을 하면 지구가 덜 아프지 않을까요. 최근 코로나 때문에 환경에 관심이 많아졌어요.
디자인하면서는 이미지를 단순화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가지가지 기획단 첫 모임 때 갔던 카페에 디자인 스튜디오 '웜그레이테일'의 포스터가 붙어있었는데 작업하면서 그 포스터를 참고했어요. 스티커는 그냥 붙이고 싶은 데 붙이시길 바라요. 그리고 요소는 많은데 칼선은 5개 밖에 없으니까 스티커 떼고 버리지 말고 하나하나 가위로 잘라서 여기저기 붙이세요~ 가성비 스티커!
- 나무 : 저는 코로나 초기에 심적으로 힘들었어요. 막 졸업해서 전례없던 열정이 치솟았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무기력함에 빠지고 있었거든요. 이 때 도움이 됐던 게 일상의 작은 습관들이었어요. 침구정리나 아침 챙겨먹기 등 일부러 체크리스트를 만들어서 생활했는데 그 중 하나가 요가였습니다. 요가원에 나가지 못하더라도 집에서 동영상을 보면서 꾸준히 수련을 했더니 몸이 개운해지고 마음이 좀 살아났어요. 고립되어 있는 상황에서 몸과 마음을 돌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헤드라인을 "STAY HEALTHY"로 잡았습니다.
이미지를 제작할 때 제일 도움이 됐던 건 '양수빈' 일러스트레이터의 작업들이였습니다. 제 스티커는 다른 스티커들과 다르게 하나의 덩어리로 이뤄져 있어요. 포스터처럼 잘 보이는 곳에 붙여서 동작을 따라해 보세요.
- 주솜 : 코로나19가 터지고 안타까운 뉴스가 계속 보도되면서 소식을 접하는 제 마음도 가라앉고 있었는데요. 코로나로 인해 인간 활동이 줄어드니 야생동물들이 나타나 도시를 누비고, 인적이 끊긴 바다에 멸종위기 바다거북이 알을 낳아 부화했다는 기사를 보게 되었어요.
비록 사람들은 힘든 시기를 겪고 있지만 코로나로 인해 환경이 바뀌고 동물들이 자유를 누리고 있다는 소식에 괜히 웃음 짓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thank you corona' 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동물들의 입장에서 바라본 코로나 시대를 표현해봤어요. 핀터레스트에서 단순하면서도 특징이 잘 표현된 일러스트들을 보고 참고했습니다. 동물스티커를 이곳저곳에 붙여 여러분의 일상에 깜짝 등장 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 방토 :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혼자 지내는 상황들을 심플한 일러스트로 표현했습니다. 길어진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모두가 지치고 힘든데 이 스티커를 보고 조금이라도 웃고 힘을 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상황 레퍼런스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밈을 참고했고, 일러스트 스타일은 평소에 좋아하던 일러스트 작가 '신모래'의 라인일러스트를 참고했습니다.
- 레아 : 코로나로 인해 일상이 많이 바뀌었다는 생각을 하긴 하지만 우울하고 진지한 느낌 말고 유쾌한 이미지로 풀고 싶었어요. 핸드폰 뒤에 붙여서 거울 샷을 찍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만들고 싶었고, 90년대 미국 카툰 느낌을 주려고 노력했습니다.
특히 코로나가 주제라는걸 걸 전면에 내세우고 싶지 않았어요. 회사를 다니다보니까 상업적인 생각이 많이 들어서 어떻게 해야 소비자들이 이 스티커를 구매하고 싶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 전하고자 하는 바를 전면에 내세우면 촌스럽더라고요. 작업할 때는 레퍼런스를 많이 봐서 혼란스러웠는데 초반에 작성해 둔 기획안을 참고하면서 길을 찾아갔습니다. 다음번엔 더 꼼꼼히 작성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블루 : 날이 따뜻해지고 사태가 장기화 되니까 감염에 대한 경각심이 줄어드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특히 저와 같은 20대들에게요. 그래서 계속 조심해야한다는 메세지를 전달하고 싶었고, 노트북이나 핸드폰에 붙여서 노출이 많이 되면 좋겠다는 바램이 있었어요. 전염성 바이러스가 삭제해도 계속 나오는 스팸 팝업창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팝업창 형식을 차용해서 작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