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메이커스페이스팀의 애고예요. 지난해 12월 말부터 올해 2월까지, 하자공방 시즌1이라는 프로젝트를 운영해왔어요. 영메이커들과 함께 걸어 온 그간의 하자공방 시즌 1 이야기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하자공방 시즌 1에서는 열 세팀의 청소년이 약 두 달 동안 스스로 하고 싶은 메이킹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실행해왔어요. 공방에서는 청소년이 프로젝트를 실현할 수 있도록 기술과 재료, 공간 등을 제공하고 이러한 자원을 바탕으로 청소년이 직접 원하는 것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Start! : 반가워영!메이커 설명회
첫 시작은 작년 11월 30일에 진행되었던 설명회였어요. 하자공방과 시즌1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자리였어요. 하자공방에서는 청소년 작업자 혹은 창작자를 '영메이커'라고 부르고 있는데요, 하자공방의 영메이커란 '자기 스스로 원하는 것을 발견하고 그 욕구를 실현하기 위해 만드는 사람'입니다.
하자센터 신관 1층 카페그냥에서 진행되었던 설명회
무엇을 만들까? : 프로젝트 계획서 제출
설명회 이후로 일주일 동안 시즌1 참가 신청을 받았어요. 어떤 프로젝트를 어떻게 실행할 것인지 구상할 시간을 주고 계획서 양식으로 제출받았어요. 이때 왜 그 작업을 하려는지 질문했고, 영메이커들의 다양한 욕구를 발견할 수 있었어요.
소소한 자기표현의 욕구에서부터 작업영역을 넓혀 보고자 하는 확장적인 욕구까지 다양했어요.
두근두근 첫 만남 : 밋업데이
이렇게 다양한 창작 욕구를 가진 영메이커들을 선발한 후에 ‘밋업데이’를 열었어요. 이날은 시즌1 멤버들끼리 처음으로 만난 날이었어요. 이 자리에서 즉석에서 명함을 만들었고, 인사를 나누면서 명함을 교환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돌아가면서 자기소개도 하고 자기가 계획한 프로젝트를 발표하는 자리를 가졌어요.
원탁방에서 진행된 밋업데이. 어색한 기류가 있었지만 다들 열심히 참여해주었어요.
처음으로 인사를 나누는 시즌 1 영메이커멤버들의 모습.
단 10분 만에 만든 명함이었지만 개성이 넘치는 명함들이 만들어졌어요.
4주간의 장비교육 : 헬로우머신
바로 다음 날부터 4주간 헬로우머신이 진행되었는데요, 시즌 1 멤버들의 프로젝트를 실현하기 위해 장비들을 익히는 시간을 가졌어요. 장비교육은 하자공방을 조금 일찍 경험한 영메이커가 진행을 했어요. 윤도의 재봉틀 교육, 민우의 리소프린터 교육 ,얼디의 3D프린터 교육이 있었습니다.
재료 방문구매
재료를 사러 직접 가기도 했어요. 재료와 질감을 눈으로 확인하면서 재료를 구매했어요. 다양한 재료를 관찰하면서 메이킹에 대한 아이디어가 확장되기도 했지요.
종로에 있는 아크릴 최가
종로 인더페이퍼샵에서 종이를 고르고 있는 페페와 정
새활용플라자에서 폐현수막을 고르고 있는 어스어스팀
본격적인 메이킹의 시작
재료가 갖추어지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영메이커 멤버들은 무언가를 만들기 시작했어요. 장비교육을 통해 기술을 배워서 메이킹을 하기도 했지만 때로는 스스로 방법을 찾고 물색해서 실험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수달의 천연 크레파스 프로젝트와 민우의 튤립 캐릭터 양초 만들기, 어스어스팀의 업사이클링 돗자리 등이 그러한 실험이었죠.
지인에게 전수받은 레시피로 천연크레파스를 만들고 있는 수달
양초를 만들고 있는 민우. 시집을 만들던 민우는 이번 시즌 1에서 자신의 창작범위를 평면에서 입체로 넓히고 스스로에게 영감을 받는 독특한 실험을 하고자 양초를 만들어 보기로 했어요.
손바느질하면서 바지로 파우치를 만들고 있는 하와. 진행중인 프로젝트와는 조금 상관없지만 가끔 아이디어가 생기면 이렇게 무언가를 만들기도 했어요.
느슨한 연대의 장 : 토크스페이스
프로젝트 중간중간에는 토크스페이스라고 명명한 주간 모임을 진행했어요. 각자 어떤 과정을 밟아 나가는지 공유하고 영감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어요… 라고 하고 싶지만 가끔은 아무말 대잔치로 이야기가 흘러가기도 했죠. 어쨌든 서로의 작업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자리였다는 점은 확실해요!
우산을 함께 해체하고, 하와의 글을 낭독했던 어느 금요일 밤의 토크스페이스
전시가 다가온다
1월 말부터는 슬슬 전시를 준비했어요. 하자로 공간에 있던 기존 전시를 철거하는 것에서부터 우리의 전시를 차리는 것까지 많은 사람의 손을 모아 전시를 준비했어요. 드디어 전시 시작! 시즌1의 마지막 피날레로 전시회를 하려던 참에 코로나19의 여파로 2주 정도 전시회가 연기되었지만 2월이 끝날 무렵에 드디어 전시회를 열게 되었어요.
시즌1 멤버 민우가 디자인한 고져스한 포스터
전시 타이틀은 ‘시즌 1 공유전 : 페이지와 조각과 움직임과 실험과 일기들’ 입니다. 과정을 통해 창작이 이루어졌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요. 페이지를 모아 책을 만들었고, 조각들을 모아 오브제를 만들었고, 움직임을 모아 영상물을 제작했고, 또 다사다난했던 실험이 모여 어떤 무언가를 만들었어요. 만들어가는 과정이 차곡차곡 쌓여 만들어진 결과물을 공유하고자 하는 의미를 담았어요.
하와와 까치의 전시 오프닝 공연. 두 사람은 시즌 1에서 처음으로 만난 인연인데요, 기타를 치던 까치가 반주를 만들고 글을 쓰던 하와가 가사를 써서 콜라보레이션이 이루어졌어요.
귤감멩은 좋은 꿈을 꾸게하는 아크릴 모빌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블루는 자신만의 그림스타일을 만들기 위해 그래픽노블이라는 장르에 도전했어요.
전공과 관련은 없지만 꾸준히 글을 쓰고 있는 하와는 겨울단편선 <우울과 몽상>과 음악은 없고 가사만 담은 <음악 없는 음악앨범>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독일여행을 다녀왔던 페페는 여행사진집인 <스퀴징레몬>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또 의자를 좋아해 <계간의자>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어요.
어스어스팀은 폐우산을 이용해서 업사이클링 돗자리를 제작했습니다.
민우는 “튤립에 집착하면서 창조경제적 영감 얻기”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도해는 first flip(첫 날갯짓)이라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은 키링을 제작했어요.
정은 자기자신에 대해 탐구하면서 자신을 표현하는 명함과 다이어리를 제작했어요.
비하인드 섹션, 일기들 : 두 달간 각자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작업일지 게시글을 책으로 엮어 전시장 한쪽에 전시하여 영메이커들의 창작과정을 생생하게 볼 수 있도록 했어요.
길다면 길었고 짧다면 짧았던 시즌 1이 이렇게 전시를 끝으로 마무리되었어요. 개인적으로 너무 짧았다는 생각이에요. 멤버들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을 보는 것 자체가 저에게는 즐거움이었거든요. 자기 자신을 표현해내는 모습이 보기 좋았고 그런 모습이 어쩌면 누군가에게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라는 응원의 메시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시즌 1 멤버들이 앞으로도 공방에서 창의력 뿜뿜하며 활동하길 바라고, 두 달간 해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모두 원하는 것 무엇이든 쭉 메이킹 하길 바래보아요.
시즌1 영메이커 14명의 단체사진. 모두 수고 많았어요.
전시장 한쪽의 모습
마지막으로, 영메이커들의 개성 넘치는 메이킹 프로젝트가 궁금하다면 직접 전시를 구경하러 오시길 추천해 드려요. 하자 본관 1층 전시장 '하자로'에 놀러 오세요. 영메이커들의 작품사진을 풀어놓고 싶지만 궁금증을 남기기 위해 멤버들과 열심히 붙인 전시장 유리창만 보여드릴게요.
영메이커들이 약 3시간에 걸쳐서 정성스레 기포가 생기지 않게 시트지를 붙여 완성한 유리창
전시는 5월 초까지 진행되고요, 또 4월부터는 하자공방에서 다양한 워크숍과 창작모임이 있을 예정이에요. 워크숍에 참여하고 들리는 김에 전시를 보고 가셔도 좋을 것 같아요. 하자공방 인스타그램(@haja_0maker)에서 가장 먼저 소식을 알려드리니 팔로우하셔도 좋습니다. 그럼 지금까지 읽어주어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