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것들을 할 수 있는 곳 ‘하자’. 하고 싶은 것들은 많지만,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는 한국. 창의력을 가득 담은 상상력은 한국에서 힘도 용기도 없다. 그런 한국에서 창의력의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곳을 만났다. 상상력에 힘이 있는 하자.
하자를 만나고 달새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첫 프로젝트 ‘불평등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프로젝트의 시작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시작되었다. 그냥이들(청소년 카페 운영진 청소년들)과 이야기를 하다 문득 다른 곳에서 참여하고 있는 성평등보드게임 제작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나도 모르게 좋은 사람들과 함께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새로운 프로젝트 기획이 시작되었다. 기획은 생각처럼 순조롭지는 않았다. 늘 꼼꼼하고 계획적인 성격 때문이었을까. 2주에 한 번 하자에서 논의를 하는 것만으로는 마음이 조급했다. 발제 준비를 하며 궁금한 것들이 많았고 걱정되는 것도 많았다. 그럼에도 마음이 모이는 그냥이들과 시간 내어 모이며 더욱 단단한 프로젝트 준비를 시작했다. 강의할 때 활용할 활동지부터, 발제 당일 필요한 작은 준비물까지. 더욱 섬세하게, 현장을 준비했다. 준비가 완성될수록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새로 만날 사람들은 누구인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올지 궁금한 것들 투성이였다.
위캣두잇! 수다회&피드백
프로젝트 당일! 떨리는 마음으로 예상보다 하자에 일찍 도착했다. 처음 하자를 찾을 분들을 맞이할 생각에 그냥이들은 분주했다. 오랜 기간 성의를 가지고 준비한 마음가짐들과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순간. 떨리는 마음에 중간중간 어려움을 겪었지만 함께한 그냥이들과 도움을 주신 성평등보드게임 선생님 분들 덕에 무사히 3시간이 지났다. 준비한 피피티와 발제문, 활동지, 열심히 노력한 덕분에 여러 질문들을 받을 수 있었다. 생각지도 못한 질문에 준비한 나도 새로운 질문이 생겼고, 덕분에 다른 시선들을 엿볼 수 있었다.
쉽지 않았으나 스스로에게 끄덕임을 선사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멀고 가까운 만남이 카페그냥에 모여 소개를 하고, 경험을 공유하고, 새로이 만날 시간에 대해 고민했다. 어떤 말을 해야 할지, 한마디 한마디가 조심스러웠고 어려웠다. 그럼에도 작은 끄덕임과 잠깐 스치는 눈 맞춤에 용기를 냈다.
학교에서 시켜서 하는 프로젝트, 발표가 아니었다. 내가 원하고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아 나눴다. 해야 할 것들을 조급하게 처리하는 발표와는 너무나 달랐다. 부담이 전혀 없었다고는 할 수 없었으나 준비하는 과정, 진행하는 과정에서 진심으로 즐거웠다. 내가 알고 있는 정보를 함께 공유하고 서로의 생각을 들어보는 시간. 이런 시간들이 우리에게 꼭 필요했구나. 참 소중하다. 참 잘했다. 떠오르는 감사의 언어들이 질문들에 이어 쏟아졌다.
프로젝트가 끝난 후, 그냥이들과 다 같이 마무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프로젝트에 대한 피드백과 소감. 각자의 언어로 탈교실 프로젝트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또한 프로젝트를 이어서 다양한 방향으로 이어졌다. 각자의 역할에서 최선을 다하고 모두 함께 애써서 프로젝트를 마쳤구나 느꼈다. 그래서인지 앞으로가 기대되는 더욱 다양한 질문들이 우리에게 생겼다.
학교에서 하는 발표는 어떠한 피드백도 지속가능한 질문도 없었다. 당일 발표하고 잠깐의 질문을 받고 논의하고자 했던 주제들이 결국 성적이 되어버리곤 했다. 그래서 내게 발표하는 것은 부담되고 무서운 일이었다. 그러나 이번 탈교실 프로젝트를 통해 내가 관심 있고 좋아하는 것에서는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발표를 하면서 생기는 새로운 질문을 가지고 프로젝트가 끝난 이후에도 고민하게 되었다. 프로젝트는 단발적인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질문을 만들어내는 과정이었다.
새로운 프로젝트 기획은 늘 우리의 안에 있다. 질문한다는 것이 이렇게 큰 결과를 가져올지 몰랐다. 다양한 생각을 가진 그냥이들에게 여러 질문을 해야겠다. 작은 궁금증에서 출발한 이번 탈교실 프로젝트. 카페 그냥에서 나누었던 여러 논의들이 하자를 찾아준 많은 분들의 일상에서 문득 떠오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