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그리고 진실? 기억? 청년공동체에서 함께 세월호 참사 기억 캠프를 떠났다. 고등학생인 나는 청년들 사이에서 어떤 생각으로 그 자리에 서있었을까. 잘 모른다는 것을 핑계로 침묵으로 시간을 보내기도 했고, 시간이 많다는 이유로 오랫동안 한자리에서 울기도 했다.
"기억한다고 하지 마요. 어차피 잊을 거잖아요"
기억은 왜곡되고 잊힌다. 그렇지만 의미만은 정확하게 기억한다. 세월호 생존자가 내게 했던 말. 한여름이었지만 찬바람이 불던 팽목항 빨간 우체통 아래서. 나의 기억은 그때부터 가벼워질 수 없었다.
4월 16일 알람보다 일찍 눈이 떠졌다. 속 눈꺼풀이 아른거리는 느낌이 참 좋았는데 웬일로 화창한 볕에 다시 눈을 감을 수가 없었다. 얼마 만에 보는 맑은 4월 16일인가. 매년 흐렸던 오늘. 봄의 어두운 얼굴이 드리워진 16일에 맑고 깊음을 올려다보긴 오랜만이다. 오늘과 닮은 색을 찾아 옷장 문을 활짝 열고 노란색 옷과 가방 파우치를 찾았다. 노란색을 발견하는 하루였다. 모든 노랑에 오늘을 기억하고 그때의 기억을 찾았다.
노랑기억 개인 프로젝트
<여기 노랑이 있어요> _달새해
여기 노랑이 있어요
4월의 노랑이요
길을 걷다 만나는 노랑은요
뽐내는 꽃들도 있고요
자리를 지키는 표지판도 있고요
달리는 버스도 있고요
여기 내 가방도 있어요
4월은 노랑이 참 많아요
여기저기에 노랑이 보여요
아주 선명하게,
아주 진실되게.
올해 광장에는 다양한 감정들이 공존했다. 광화문을 물들이던 세월호 천막들이 4년 8개월만 철거되었고 그 자리에 기억 전시공간이 마련되었다. 세월호의 아픔과 시민 연대가 이루어졌던 광화문 촛불광장에서 우린 다시 촛불을 들었다. 촛불은 우리에게 기억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겼다.
4월 13일 세월호참사 5주기문화제
기억전시공간 '기억과 빛과'
세월호 참사의 진상은 여전히 규명되지 않았고. 책임자 처벌도, 재발장지 대책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여전히 진상 규명을 가로막는 부조리와 맞서야 한다. 세월호는 여전히 살아 숨 쉬는 역사이며 현재이다. 광화문 광장은 뜨겁다. 어두운 밤하늘에 깃발들이 나부끼고 함께 외치고, 노래하고, 말한다. '책임자 비호하는 적폐를 청산하자!' '세월호 참사 책임자 수사 처벌하라!' 오늘의 기억과 연대가 이 사회를 바꾸는 힘이자 용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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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그냥에 '4,16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 특별수사단 설치를 위한 국민서명운동' 서명지가 비치되어 있습니다. 하자를 드나드는, 카페 그냥을 이용하는 분들도 함께 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