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구에 있는 <지구>는 식료품점, 제로웨이스트샵, 카페를 겸하는 장소예요. 판매 상품을 고를 때 플라스틱이 아닌 것, 비닐 포장되지 않은 것을 선택하신다고 하네요. 그래서 종이에 포장된 파스타류, 견과류, 곡류를 들여와 파신대요. 지금은 겨울이라 종류가 많지 않지만 여름이나 가을에는 인근에서 구매한 과일을 판매하기도 해요. 카페 대표인 아리님은 수익 보완과 고객의 접근성, 마을 주민의 친근감을 위해 카페를 운영한다고 하셨어요. 카페가 수익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고 해요.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는 중에 저에게는 생소한 단어들이 많이 들렸어요. 지금도 다 기억나지 않지만 유일하게 기억나는 ‘탄소발자국’. 탄소발자국은 제품의 생산에서 소비까지의 온실가스 배출량, 혹은 개인의 배출량을 말한대요. 대기로 방출된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가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알 수 있는 지표라고 하지요.
해외에서는 매년 7월 한 달간 ‘플라스틱 프리 줄라이(Plastic Free July)’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한다고 해요. 올해는 국내에서도 이런 움직임에 함께 할 일종의 '플라스틱 없이 살아보기'와 같은 행사를 기획 중이라고 하셨어요. 저희도 함께할 수 있다면 보탬이 되면 좋겠네요.
지구에도 헝겊주머니가 있어서 관심 있게 보았고요. 대나무칫솔도 있고, 아참, 세제 대신 넣는 천연계면활성제 열매가 있었는데 이름이... 소프넛? 하하하하하. 함께 못 온 모두와 둥둥, 파도께 조금씩 나누어 드리려고 사왔습니다.^^
검정비닐과 헝겊주머니
제로웨이스트샵 ‘지구’에서 헝겊주머니는 세 종류를 판매하고 있어요. 먼저 해외브랜드인 면 망사주머니, 지구의 굿즈인 광목주머니, 제주도의 한 사회적기업에서 만든 린넨주머니가 있었어요. 소재로는 면 망사주머니가 끌리더군요. 크기도 작아 비누나 소프넛을 담아 쓰면 좋을 것 같아요. 하지만 해외브랜드라 탄소발자국(비행기 or 배로 수송)이 크다는 단점이 있었어요.
지구의 헝겊주머니는 소(350ml, 5천원), 중(500ml. 6천원)의 두 가지 크기가 있었는데, 광목(일명 캔버스천)이라 촉감은 빳빳하지만 튼튼하다는 장점이 있어요. ‘지구’에서는 헝겊주머니 크기를 대, 중, 소와 더불어 ‘ml’ 라는 단위를 사용하여 양에 대한 감각을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을 배우기도 했어요. 천 주머니에 ‘텀블러 파우치’라고 이름을 붙였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굳이 텀블러를 담을 주머니가 필요한가 싶었어요. 하자백스 정기모임에서 헝겊주머니 사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는데 에코주머니라는 상징적 의미 이외의 활용도를 잘 모르겠다는 의견이 떠오르는 지점이었지요.
제주의 '지구별가게'에서는 천주머니, 면생리대, 와입스(일명 엉덩이 수건)등 제로웨이스트 관련 제품을 만드는 데 멈추지 않고, 쓰레기 없는 삶의 실천을 sns에 올리며, 친환경 제품들을 알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어찌 보면 하자백스와 성격이 가장 비슷한 것 같아요.
검정비닐을 대체하는 헝겊주머니로 시작한 하자백스는 20~30대 환경감수성이 높은 이들은 물론 더 많은 사람들이 헝겊주머니와 실생활을 연결할 수 있는 구체적인 활용법에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헝겊주머니의 소재, 디자인에 따라 가격대가 형성되는 현실, 대량생산의 함정 사이에 정책적 제도적 접근은 물론 개인과 공동체 문화의 보다 친환경적인 전환은 필수인 시대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