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이 지나는 12월, 하자의 사진 동아리 한패가 카페 그냥에서 첫 사진 전시 <한패展: 첫 패>를 열었습니다! 한패는 지난 10월부터 본격적으로 동아리 활동을 시작했는데요. 2주에 한 번씩 모여 함께 사진 주제를 정하고, 주제에 맞게 찍어 온 각자의 사진을 가져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누군가는 사진에 열정이 있는 동료를 보며 덩달아 사진을 대하는 태도가 진지해지고 좋은 사진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되었다 말하고, 함께 사진에 대해 이야기하고 서로의 사진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어 즐거웠다고 했는데요, 아직 서로가 낯설고 어색했던 첫모임이 떠오릅니다.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전혀 알 길이 없는 첫 날, 그날의 사진 주제는 자화상이었습니다. 사진 속 피사체도, 분위기도, 형태도 모두 달랐던 각자의 사진을 보며 어렴풋이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가늠했던 날이었지요. 개인적으로 필자는 한패를 소개할 때 이렇게 말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한패는 지향하는 것도 개성도 이야기도 다른 이들이 오로지 사진을 찍기 위해 만난 패거리입니다.
순간을 잊고 싶지 않아 찍고 좋아하는 사람들을 찍고 그냥 찍고 싶은 장면들을 찍기도 합니다.”
-한패 전시 소개문 중에서
전시 준비는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품을 팔아야했습니다. 막상 사진 인화를 하려니 사진 사이즈부터 인화지의 종류와 천차만별로 달라지는 가격까지 신경 써야 할 것이 너무도 많았습니다. 찍고 기록하는 것만 좋아하던 패거리가 충무로의 인쇄거리를 돌아다니다가 인쇄소 사장님의 무심함에 데이고 쭈뼛대며 가게를 나오기도 했습니다. 예술은 1퍼센트의 창의성과 99퍼센트의 노동으로 이루어진다고 했던 어떤 이의 말을 여러 번 곱씹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인화한 사진이 도착한 날, 평면의 디지털 세계에서만 존재하던 자신의 사진이 물성을 띈 채 눈앞에 나타나자 작은 희열을 느꼈습니다. 동시에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았던 속내를 모두에게 드러내는 것 같아 민망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사진을 배치하면서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고 완성하는 동안에는 재밌는 판을 짜는 이야기꾼이 된 기분이었습니다. 외장하드 속에만 있던 이미지 파일들이 만질 수 있는 물체가 되고, 전시물이 되어 한 공간을 채우고 있다는 건 어쩐지 놀랍고 신비롭습니다. 첫 전시인 만큼 정성껏 준비한 이 번 전시에서는 모두 다른 개성을 가진 여섯 명이 각자의 한패를 꺼내어 소개했습니다. 저희의 사진이 여러분에게 어떤 울림을 주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