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1. 오디세이학교가 지금 저한테 필요한지는 모르겠지만, 고등학교 가서도 중학교 때와 비슷하게 그냥 시간만 흘러 보내면서 지낼 것 같아서 오디세이학교를 신청해 볼까 하는데… 괜찮을까요?
A. 공들 : 저 같은 경우 오디세이학교 지원마감 일주일 전에 오디세이학교를 알게 되었어요. 그 전에 일반고를 준비하면서 학교 선택 기준은 전교생 수가 많아 내신을 잘 딸 수 있는 학교가 기준 첫 번째지요. 그러다 순간 스스로 질문이 생겼어요. 왜 이런 학교를 가고 싶어 했지? 무엇을 배우고 싶은거지? 스스로 답을 할 수 없어서 무작정 오디세이학교에 진학하게 되었어요. 오디세이학교에서 뭘 할 수 있을지 무엇을 배울 수 있을지 확신은 없지만 뭐라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확신은 있어서 지원했어요. 지금 다니고 있는 상황으로 본다면 내 시간을 마냥 흘려보내고 있지는 않다고 확신해요. 어떻게 내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소소하지만 일반 학교를 다니면서는 생각할 수 없었던 것들이라 생각해요. 저는 중학교를 다니면서 '내가 오늘을 어떻게 보냈지'라기 보다는 '내일 뭘 해야 하고,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 내일만 생각했어요. 오디세이에서는 '오늘을 살아가고 생각하고 있구나'를 일상에서 느끼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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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2. 학교에서는 공부 스트레스 때문에 많이 힘들었어요. 그냥 1년 정도 쉬고 싶은 마음인데 오디세이학교를 가도 괜찮을까요?
A. 뽀까 : 이 마음이 공감 되요. 학교를 다니다 보면 입시 공부, 성적에 대한 압박으로 스트레스로 가끔 달리기를 멈추고 싶을 거예요. 하지만 오디세이학교에서의 쉼은 ‘쉼’이라기보다 ‘틈’인 것 같아요. 입시에서 한 발짝 멀어져 보는 틈인데 공백이 아니라 굉장히 분주하게 다른 배움을 하고 있어요. 그 형태가 교과서를 보고 외우거나 문제집을 풀면서 훈련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만들어내고 자기 언어와 길을 만드는 것이라 그 에너지와 힘이 크기 때문에 그 에너지를 만들 동기 없이 1년을 쉼으로 생각하고 온다면 적응하기 힘들지 않을까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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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3. 저는’앞으로 이런 거 해야지’생각해 놓은 게 있는데, 일반 학교에서는 공부 때문에 할 시간이 많지 않을 것 같아요. 오디세이학교에서는 다른 것 할 수 있는 시간이 있을까요?
A. 공들 : 제 생각에는 확실히 일반고보다 오디세이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할 시간이 많은 것이 사실이에요. 하자센터에서는 프로젝트 수업을 통해 평소 자신이 관심 있거나 해보고 싶은 종목을 프로젝트와 연결해 하고 있어요. 당부하고 싶은 건 하고 싶은 일만 하기 위해 오디세이에 오는 것은 위험할 거예요. 오디세이에서는 소화해야 하는 일정이 많고 하고 싶어서 하는 것과 해야 하는 것, 도전해 봐야지 하는 마음도 내어야하기 때문에 하고 싶은 것만 하기 위해 오는 것은 위험한 것 같아요.
A. 뽀까 : 그래서 공들은 어떤 프로젝트를 하고 있나요?
A. 공들 : 프로젝트를 추상적으로 설명하고 넘어갔는데, 제 프로젝트가 궁금하신가요? 잠시 설명을 하자면 <청소년놀이문화>연구 프로젝트를 하고 있어요. 계기는 제가 제 마음의 문제점에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청소년이 놀이를 하는데 사회적으로 억압을 받고 있지는 않은가? 혹은 우리가 너무 짜놓은 틀에서만 놀고 있지는 않은가? 사람들은 청소년 놀이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이런 시작점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어요. 하자센터에서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 특성 자체가 개인의 질문이 어떻게 사회와 연결되어 있는가를 중점적으로 다루며 진행하고 있어요.
A.뽀까 : 공들의 프로젝트와 더불어 작사, 작곡 등 다양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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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4. 대부분의 친구들과 다른 길을 선택하는 것 자체가 걱정이에요.
A. 뽀까 : 아무래도 오디세이학교가 아직 4기 밖에 되지 않았고, 앞에 발자취가 많지 않은 길이라서 선택에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 같은 경우 한 편으로 많은 친구들과 비슷한 길을 가는 것에 대한 불안이 있었고, 또 그 길에 대한 확신이 없었어요. 저는 미술을 하는 학생이었는데 중3 당시 앞으로 고등학교 1,2학년에 미술을 조금 하고 공부하다가 고3에 미술을 집중해서 대학에 가고, 또 대학에서 1,2학년 보내다가 3,4학년에 열심히 공부해서 취업하고를 중3인 당시 상황에서 그리는 게 너무 이상하고 재미없었어요. 그 와중에 그 길을 가려면 입시라는 길에서 남들보다 앞서 가야 하는데, 거기에 앞설 자신도 없고 앞서서 좋을까? 라는 질문으로 오디세이학교에 오게 되었어요. 지금 내가 가고 있는 길이 뭐고 그와 다른 길이 무엇이고, 그것들이 나에게 어떻게 다가오는지 스스로 질문을 던져보았으면 좋겠어요.
A. 공들 : 저는 다른 길 이라는 걸 좀 더 생각해봤어요. 오디세이에서 느낀 건 다른 길이 아니라 다양한 어떤 길의 종류였다는 것을 가장 크게 느껴요. 저 역시 오디세이에 오기로 다짐한 이후 되게 많이 걱정했어요. 또래 친구들과 너무 다른 길을 선택 한 게 아닐까? 위험부담이 큰 길을 가는 게 아닐까? 라는 걱정들을 많이 했어요. 그리고 당연히 주변 친구들 반응도 ‘고등학교는 어떻게 따라가려고 하는데?’, ‘대학 어떻게 갈 건데?’ 라는 질문 받으면 솔직히 화가 나요. 근데 마음은 그 질문에 ‘이렇게 할 거야!’라고 말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더라고요. 근데 다른 길이 아니라 내 앞에 굉장히 다양한 길이 있었는데, 중학교 시절 내 앞에 보여지지 않았던 것 뿐이구나라고 절실히 느꼈어요. 다른 누구도 아니고 저 스스로가 앞으로를 기대할 수 있게 되었어요. 내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하고 어떻게 다양한 길을 갈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제 마음을 부풀게 만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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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5. 낯선 환경, 새로운 친구들만 있는 오디세이에서 잘 지낼 수 있을까 걱정이에요.
A. 뽀까 : 여기 활동이 특이해 보이고 특별해 보일지라도 입학하고 일상에 몸을 담그면 그것도 일상이 되요. 그런 적응은 학기초 새로움과 함께 곧 적응하고 일상이 돼요.
A. 공들 : 낯선 환경은 일반고 1학년 역시 새 학교, 새 교실에 가서 새로운 얼굴을 만나게 되는데 그것과 오디세이학교도 똑같다고 생각해요. 딱히 다를 것 없이 처음 보는 얼굴과 교실이 당연하고 어떻게 1년을 같이 잘 보낼까 걱정 반 설렘 반으로 보내며 시작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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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6. 1년은 잘 지낼 수 있다고 해도 어차피 다시 학교로 돌아가는 게 걱정이에요. 공부도 뒤처질 거고, 다시 학교에 적응하는 것도 힘들 것 같아요.
A. 공들 : 공부가 뒤처지는 부분에 대한 걱정이 굉장히 이해되고 공감돼요. 생각해보면 일반학교는 일주일 전부 그리고 하루 7~8시간 교과공부를 하는데, 오디세이학교는 일주일에 하루 정도를 교과공부에 쓰고 있어요. 어떤 부분에 얼마나 시간을 쓰느냐에 따라 성장하는 게 비례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걱정 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오디세이에 다니는 친구들의 경우 따로 문제집을 사서 공부하던가 하는 방법으로 교과 공부를 하고 있어요. 이런 위험은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감수를 하게 된다 해도 오디세이를 추천하는 이유는 보통 학교에서 누군가 앞에서 이야기 하면 학생이 필기하고, 정리하고, 시험에다 쏟아내기를 반복하는데, 오디세이는 내가 어떤 주제에 내 생각을 정리하고, 그 생각을 서로 나누는 장을 만들어요. 그래서 위험을 감수할 만큼 오디세이가 가치 있는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A. 뽀까 : 어차피 학교로 돌아갈 거라는 게 맘에 걸려요. 오디세이 1년과, 일반 고등학교 1년을 다르게 보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한국에서 근육맨이 되어 근육 빵빵하게 키워놓고 프랑스에 간다고 해서 그 근육이 지방이 되는 건 아니잖아요. 여기서 만든 근육이 복교 후 맨 바닥이 되는 게 아니라, 내 근육을 쓸 수 있는 상태에서 간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좀 더 용기를 가져도 된다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공들과 뽀까가 남기는 한마디]
뽀까 ‘당연한 것을 당연하지 않게 보는 힘’ : 질문은 여기서 끝났고요. 덧붙여 더 이야기를 하려합니다. 잠깐 눈을 감아 주실 수 있을까요? (눈을 감고) 고등학교 교실을 상상해 주세요. (상상하고) 이제 눈을 떠주세요. 혹시 상상하신 모습이 이런 모습(보통의 교실)인가요? 많은 분들이 이런 모습 상상했을 것 같아요. 사진에서는 여기가 도대체 서울인지 지방 어디인지 알 수 없어요. 왜 학교는 똑같은 교실 모양이지요. 왜 학생들은 앞으로 보게 만들고, 그 앞에서 선생님은 학생이 무엇을 하던 자기 이야기를 말해야 하는 상황이 관연 비폭력적인 교육인가 질문으로 시작하려 합니다.
미술에 관심이 있는 또래라면 홍대 입시학원에서 상담하고, 미대 진학을 고민해 보는 상황이 나에게 이상하다는 질문으로 떠오를 수 있는건데, 많은 사람이 하는 이런 선택을 하고 있으니까 내 질문들을 그냥 우습게보고 사사로이 넘기지 않았는지를 꼭 한 번 스스로에게 되물어 보았으면 좋겠어요.
이런 질문을 중학교 3학년 내내 묵인하고 있다가 중3 어느 시점이 되어서야 한 번에 터져 화두가 되었어요. 나에게 ‘이 질문을 풀어야 하는 시간을 줘야겠구나, 그리고 이 질문은 혼자서는 힘들겠구나’ 생각해 오디세이에 오게 되었어요. 오디세이에 와서는 이 질문을 풀고 있어요. 내 질문을 묵인해서 여기에 온 건데 지금 오디세이에서는 나와 주변 등 당연한 것들에게 먼저 다가가 ‘이건 왜 이런 거지? 이게 과연 나에게 당연해도 되는건가?’질문하는 힘을 기르게 되었어요. 꼭 자신의 질문을 묵인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돌아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공들은 이렇게 당연해 보이는 것들을 다시 생각하고 질문해 본 경우가 있나요?
공들 ‘흔들려도 좋아’ : 당연한 것을 당연하지 않게 보는 힘을 기르는데 열중 했어요. 중학교 때 선생님들이 학생들에게 심부름 많이 시켜요. 교무실 청소를 학생에게 시키는 경우도 많은데 중학교 때는 이건 선생님이니까 당연히 나에게 시켜도 되는 거라고 인식했어요. 오디세이를 다니면서 역할에 따라 그 사람의 말과 행동이 정해져 있는 게 이상한 게 아닐까 생각했어요. 오디세이는 별칭문화를 사용한 것처럼 수평 된 관계에 집중하고 있어요. 그래서 선생님과 학생으로 구분되는 게 아니라 사람과 사람으로서 관계 맺어요. 그렇기 때문에 ‘내가 이런 점이 불편했다. 안 해주었으면 좋겠다’이야기 할 수 있었던 게 가장 좋았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흔들림의 힘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어요. 여러분은 흔들림에 대해 어떻게 정의하고 계신가요? 저는 지금까지 흔들림에 대해서는 불안정하다고 정의했어요. 생각해보니 흔들리는 차, 흔들리는 컵을 생각하면 사람이 불안해질 거예요. 근데 흔들리는 컵과 차가 아니라. 내 생각과 가치관이 된다면 어떨까요? 당연히 말도 못하게 불안할 거예요. 근데 이런 생각을 뒤집어 보려 해요. 오디세이에서 가장 크게 든 생각이 '흔들리지 않고 딱딱하게 굳어져 버린 내 생각과 가치관들은 옳은 것일까'를 질문하게 되었어요. 생각할수록 내가 고정되고 굳어 있는 사람일수록 다른 사람에게 폭력적인 사람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웃긴 예지만 만약 제가 식빵에 딸기잼을 무조건 발라야 된다 생각하는데, 다른 사람이 블루베리 잼을 바르려 한다면 왜 그걸 바르냐고 화를 내게 되고, 그 사람에겐 폭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을 거예요. 근데 이런 상황이 내가 굳어 있음이 다른 사람에게만 가해지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 가해지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요. 지금까지 계속 저를 정해 놓은 틀에 가두고 그 틀에 나가려 할 때 스스로를 타이르고 배척하게 되지는 않았나 싶어요. 흔들림은 불안정한 것만이 아니라 힘이 있다고 생각해요. 계속 흔들리며 그 흔들림을 무시하지 않고 내가 왜 흔들리는지 계속 질문하고 답하는 과정을 거치며 나를 이해하고, 동시에 다른 주변을 이해하는 힘이 생긴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여러분들께 하고 싶은 이야기는 여기 모인 모든 분들이 오디세이학교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고 왔을 거라 생각해요. 이 과정도 어떻게 보면 흔들리는 과정에 놓여 있다고 생각해요. 근데 저는 한마디 드리고 싶다면 그 흔들림을 무시하지 않았으면 해요. 오디세이 1년의 과정을 무시하지 않는 게 나로써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는구나를 느끼게 되었어요. 왜냐하면 그 흔들림이 진짜 나로써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