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집에서 반찬을 챙겨 자취방으로 가던 날 처음으로 하자백스를 활용했다. 원래 반찬을 챙겨갈 때 비닐봉지에 한 번 싸서 가져가기 때문에 비닐봉지를 찾다가, 문득 하자백스를 떠올렸다. 그런데, 아차! 자취방에 도착하고 보니 반찬 국물이 바깥으로 새어 하자백스도, 그리고 내 가방도 반찬 국물에 젖어버렸다. 그래서 하자백스의 탄생 목적이 비닐봉지 대용품이라면, 비닐봉지의 기능 중 ‘방수’ 기능을 하자백스에 보완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자백스 서밋 전시 중 보았던 잡지에 밀랍을 활용하여 천가방에 방수기능을 쓴다고 했는데, 밀랍도 벌이 쓰는 것을 가져와야 하는 것이니 좋은 재료인 것 같지는 않다. 음... 좋은 방법이 없을지 나도 계속 고민해봐야겠다.
그래서 그 후에는 하자백스를 샐만한 것을 담을 때에는 사용하지 않았다. 대신 자전거 여행을 갈 때 간단한 자전거 용품들을 담는 파우치의 용도로도 쓰고, 장을 보러 갈 때, 비닐봉지를 쓰고 싶지는 않지만 손으로 다 들기는 어려울 때도 활용해보았다. 비록 반찬을 담았을 때는 국물이 새서 젖었지만, 이처럼 버리지 않고 다시 빨아서 다양한 용도로 계속 활용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 비닐봉지 사용을 줄이는 생활을 작게나마 실천해볼 수 있었다. 하자백스를 쓰고 나서는 내 생활에서 아주 무의식적으로, 당연하게 쓰던 비닐봉지의 소비를 ‘인식’하게 되었다. 이전에는 마트에서 봉투값 20원을 달라고 하면, 이렇게 많은 물건을 샀는데 그냥 좀 주지 싶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냥 주는 비닐봉지도 일부러 안 받는다. 비닐봉지 없이도 편리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을 하자백스를 만나며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하자백스에 나만의 자수도 박아주고 싶다!
'한다'의 하자백스
‘한다’는 이것저것 새로운 일들을 시도하고, 실패도 하고, 해결방법을 찾아 다시 시도하는 일상을 보내고 있는 20대입니다. 이전과는 다른 기후를 몸소 느끼며, 어쩌면 지구의 마지막 경고일 거라는 생각으로 내 일상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지구를 위한 작은 일들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텀블러 사용하기, 내 생활에서 나온 쓰레기 다시 활용하기, 추울 땐 보일러 틀기보다 우선 껴입기, 안쓰는 콘센트 제때 뽑기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