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세이학교는 지난 5월 25-28일<3박 4일> 광주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광주 삶디자인센터와 함께 한 하와이 워크숍을 통해 연대의 새로운 언어를 배우기고, 광주 삶디씨(광주 삶디자인센터 청소년 운영위원회)가 안내하는 광주투어를 통해 또래 이웃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민주화 운동의 현장인 금남로에서 청소년 민주화축제 ‘광주 레드페스타’ 퍼레이드팀으로 참여하고, 5.18 묘역에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들을 되짚었습니다. 이 지면을 통해 짧은 시간 우리가 함께 한 것들을 조금 더 나누어보고자 합니다.
- 오디세이하자 4기 -
“짧지만 알록달록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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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5월 22일에서 25일까지 광주 여행을 다녀왔다. 이번 여행의 가장 컸던 배움은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이었다. 사실 지금까지는 5·18을 그냥 외워야할 역사라고 인지했던 것 같다. 솔직히 5·18민주화운동을 자세히 알지도 못했고, 옛날 일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옛광주도청을 시작으로 금남로 레드페스타 그리고 5·18묘지까지. 그 공간을 경험하고 거닐며 많은 이야기 듣고, 알게 되고, 느끼게 되었다. 화가 났다가 슬펐다가 존경스럽기도 하고 어떤 책임감을 느끼기도 하고. 혼란스럽고 알 수 없는 여러감정들 사이를 오갔던 시간이었다.
현장에서 그렇게 5·18을 배우면서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에 대해 다시 보게 되고 자긍심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5·18이 우리의 역사고 우리의 일인 게 더 가깝게 와 닿았고 이제 진짜 제대로 된 기념을 할 마음의 상태가 된 것 같다. 세월호도, 페미니즘이나 젠더문제도, 5·18민주화 운동도 멀리서 보면 그냥 어떤 소리들로 밖에 안 보이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좀 더 명확하게 보이면서 우리 일이라는 게 느껴지고 그럴 때 한발 다가서서 기억 혹은 기념을 할 수 있는 것 같다. 이번 경험을 통해서 역사에 관심이 생겼다. 사람의 일들을 기록한 것이 역사인 만큼 앞으로 우리에게 일어날 일들은 어찌보면 역사 속에서 이미 일어났던 일들일 것 같기도 하고, 그 속에서 배울 수 있는 지혜나 배움이 있을 것 같다. 특히 우리나라 근현대사는 더더욱 우리가 지금 어떤 위치에 있는지, 그 여기까지 오는데 어떤 배경이 있었는지를 풀어가는 이야기라서 지금까지 역사를 공부했던 방식과 다르게 배우고 알아가고 싶다.
한편으로 광주는 5·18 말고도 많은 사람들과 다양한 방식으로 여러 장소를 경험할 수 있는 여행이었다. 우선 우리가 광주에서 꽤나 많은 시간을 들였던 하와이 워크숍. 하와이 워크숍을 굳이 광주까지 와서 이렇게 오랜 시간 투자해야하나 하는 이야기들을 죽돌끼리 했었는데, 나는 금남로에서 레드페스티벌에서 나름의 의미를 찾았던 것 같다. 또 다른 방식의 추모, 그리고 시위방식을 배웠던 것 같고, 크게 보면 워크숍을 진행하는 동안에도 언어는 통하지 않지만 사람과 사람사이의 감정들이나 에너지들을 춤을 통해 챈트를 통해 표현하고 주고받는 방식을 나눴던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알로나의 좋은 기운을 받으면서 알로나의 에너지는 어디서 오는걸까 싶었고, 나도 그렇게 멋있고 건강하게 늙고 싶었다,
이번 삶디씨와의 만남은 다른 곳에 살지만 하자와 친척 같은 곳의 또래들이라 반가웠다. 그래도 새로운 곳이고 새로운 사람들이다 보니 알게 모르게 조금 긴장과 어색함이 맴도는 만남이기도 했다. 하지만 3일차 자유여행은 정말 말 그대로 고마웠다. 여기저기서 힘과 시간을 써서 준비해주신 흔적들이 남아있는 것이 보였고, 덕분에 알차고 좋은 여행을 할 수 있었다. 환대받는 것에 감사함이 느껴졌고, 조금이라도 보답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절로 들었다. 그래서 마지막에 노래를 부를 때 어느 때보다 더 열심히 부른 것 같다. 이렇게 받았을 때의 감사함을 아니, 이제는 나도 누군가를 환대해줄 때 어느 정도를 해야 하는지, 어떤 마음을 가지고 힘을 써야 하는지 감이 잡힌 것 같다.
삶디씨도 만났지만 삶디자인센터도 만났던 여행이었는데, 하자와 비슷한 공간이었지만 뭔가 분위기는 다른 것 같았다. 오디세이를 통해 하자라는 공간을 알게 되고 만나게 된 걸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서울이든 광주든 내가 어디있든지 마음먹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펼칠 공간을 찾는다면 사실 어딘가에는 충분히 준비된 공간이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던 것 같다. 이제 공간이 없어서, 환경적으로 제한을 받아서 못 할 것은 없지 않을까하는 생각과 한편으로는 어쩌면 이제는 핑계 댈 거리도 없어지는 것이구나 싶은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