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옥상에 농원을 만들고 텃밭을 가꾸며 하자마을 커뮤니티를 일궈낸 하자센터는 같은 생각을 지닌 분들을 모으고 싶어졌습니다. 지난 2월 19일 하자센터 신관 창의허브 카페에서 열린 ‘텃밭 세미나-텃밭, 커뮤니티와 문화적 상상력’는 그 첫 번째 자리였죠.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서로에게 영감을 받았던 세 시간의 기록을 코디네이팅을 맡았던 키미가 전합니다.
하자 옥상 농원이 문을 연 지 벌써 1년이 지나 또 한 해의 새로운 농사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즈음에서 하자 옥상농원의 지난 한 해 경험을 갈무리할 필요가 있었고 <자.란.다> 프로젝트처럼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프로그램들이 하자 안은 물론 밖으로 확산되어 새로운 네트워크를 만들어내고 또 다른 사업의 영역으로 발전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텃밭 세미나-텃밭, 커뮤니티와 문화적 상상력>은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텃밭과 연결지어 볼 수 있는 분야는 상당히 많았지만 하자가 청소년 대안교육의 산실이라는 점, 하자 옥상농원 팀이 일터에서 텃밭을 매개로 새로운 커뮤니티를 만들어 가고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텃밭과 커뮤니티, 텃밭과 문화적 상상력을 주제로 한 세미나를 열게 되었습니다. 초대된 분들은 하자센터 농원팀까지 포함해 총 여덟 분으로 지역을 무대로 활동하는 문화작업자, 관할 구에서 사회적기업을 일궈낸 공무원, 싱글들이 주축이 된 동네 텃밭 네트워크를 만든 초보 농사꾼에 이르기까지 다양했습니다.
첫 말문을 열어주신 밀머리미술학교의 박찬국 대표님은 남양주 광릉내에서 수확량 고민에 매몰되지 않고 ‘답 없는 밭’과 ‘철 없는 논’을 가꾸며 건방지게 놀아볼 궁리를 하고 계셨습니다. 실제로 현지 주민, 예술가들이 함께 숲과 하천과 마을과 아파트 사이의 땅 2,000평을 함께 가꿀 준비를 하고 계신답니다. ‘답 없는 밭’에서 파티를 열고, ‘철 없는 논’에서 농사를 같이 지어줄 오리와 붕어들의 모습을 퍼포먼스화하여 ‘퍼포먼스가 끊이지 않는 생태계의 무대’로 만들어내실 예정이라고 합니다.
예술과마을 네트워크의 박명학 이사님은 도시 농업을 통한 도시형 마을 만들기에 대해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도시 농업 마을 만들기 프로그램 개발의 주요 착안점으로서 도시 농업을 통한 식자재 자급 역량 강화, 도시 농업의 근간이 되는 흙, 땅과 노동에 대한 가치의 재인식, 도시 농업을 통한 지역 자원의 순환과 재생을 위한 접근 방법의 개발 필요성, ‘학교 텃밭’의 보급과 지역 공동체 도시 농업의 연계성을 강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 등 조목조목 짚어주신 발표였습니다.
박활민 창의허브 디렉터(활, 하자창의허브)는 텃밭을 매개로 하는 국내외의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예술 교육의 사례를 소개해주셨고, 하자센터 옥상농원팀(장일식, 정다운, 강영란)은 하자 옥상에서 농사를 짓게 된 이야기, 농원을 무대로 유아 및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다양한 프로그램의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야기해주셨습니다. 하자 옥상농원팀의 발표는 텃밭을 어떻게 교육 프로그램화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볼 만한 부분을 짚어준 동시에 한 곳에서 일을 하면서도 뿔뿔이 흩어져 있을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텃밭’을 매개로 새로운 커뮤니티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도 의미 있는 사례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정인 선생님은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 그 동네 주민들과 어떠한 접점도 갖지 못한 채 살아가는 1인 가구가 늘어가고 있으며 자신 또한 그 중 하나라는 점을 깨닫고 이를 극복할 방법의 하나로 싱글 텃밭 네트워크를 생각했고 그것이 바로 지금의 ‘이웃랄랄라’가 되었습니다. 대부분이 독신에 농사라고는 처음 지어본 ‘이웃랄랄라’ 성원들의 좌충우돌식 텃밭 가꾸기 사례는 초보 농사꾼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로 많은 분들의 폭소를 자아냈습니다. 이제 당당히 2년차로 접어드는 ‘이웃랄랄라’는 올해부터는 직접 키운 작물들을 함께 모아 판매하는 ‘동네 채소 벼룩시장 네트워크’를 시작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이정인 선생님은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 그 동네 주민들과 어떠한 접점도 갖지 못한 채 살아가는 1인 가구가 늘어가고 있으며 자신 또한 그 중 하나라는 점을 깨닫고 이를 극복할 방법의 하나로 싱글 텃밭 네트워크를 생각했고 그것이 바로 지금의 ‘이웃랄랄라’가 되었습니다. 대부분이 독신에 농사라고는 처음 지어본 ‘이웃랄랄라’ 성원들의 좌충우돌식 텃밭 가꾸기 사례는 초보 농사꾼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로 많은 분들의 폭소를 자아냈습니다. 이제 당당히 2년차로 접어드는 ‘이웃랄랄라’는 올해부터는 직접 키운 작물들을 함께 모아 판매하는 ‘동네 채소 벼룩시장 네트워크’를 시작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마지막 발제자이셨던 신수동 주민자치센터의 최국모 선생님께서는 텃밭을 통해 마을 주민이 함께 사회적기업을 운영하게 된 ‘신수동 행복마을주식회사’의 사례를 들려주셨습니다. 공무원이신 최국모 선생님과 마을의 중장년층 주민들이 함께 텃밭을 가꾸며 시작된 이 커뮤니티는 이제 단순한 커뮤니티를 넘어 우리나라 최초의 마을형 사회적기업으로 발전했습니다. 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주주를 공개 모집하였고 경력 단절 여성과 실직 노년층 인구를 우선 채용했다고 합니다. 마을 주민들이 함께 동네 건물 옥상에 모여 가꾼 식재료를 마을 장터에서 판매했고 이 마을 장터는 마을 전체 친목 도모의 장이자 축제로 발전했습니다. 또 함께 가꾼 식재료는 이제 곧 문을 열게 될 마을 식당에 공급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신수동은 이렇게 올해 지역에서 생산하고 지역에서 소비하는 방식의 커뮤니티 비즈니스를 확산해나가겠다는 꿈에 부풀어 있었습니다.
이렇게 두 시간의 세미나가 끝나고 하자 옥상농원 월간 잡지 <ㄹㅁ> 창간 기념파티가 열렸습니다. 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이신 김정헌 선생님과 독립잡지 <순진>의 편집장이자 전 로드스꼴라 교사로서 귀촌을 계획하고 있는 복태, 사회적기업 오가니제이션 요리 이지혜 공동대표의 축하 인사가 있었습니다. 이어 복태와 한군의 공연, 지난 해 옥상농원에서 다양한 활동들을 했던 하자마을 어린이방 아이들의 공연이 참석한 이들의 미소를 자아냈죠. 마지막으로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팔찌인 장명루 만들기와 1/4 국민체조, 강강술래로 같이 몸을 움직이면서 후끈하게 파티를 마무리지었습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텃밭을 매개로 이어진 젊은 문화 작업자들부터 공무원, 일반 직장인, 교육자 등 다양한 분들이 모여 들어 아이디어를 나누고 영감을 주고 받았습니다. 이 모임을 계기로 텃밭이 중심이 된 새로운 형태의 예술, 새로운 형태의 교육 프로그램, 새로운 형태의 마을 만들기를 위한 네트워크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고 그 안에서 하자 옥상농원팀의 프로그램들이 내부 역량을 좀 더 강화하면서 외부로 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옥상농원팀은 앞으로 온오프라인을 통해 지속적인 연계 활동을 펼쳐나갈 예정입니다. 이미 ‘하자농원과 친구텃밭’ 카페(http://cafe.naver.com/enjoyurbanfarm)가 만들어졌고 이 카페를 통해 곧 발간될 이번 세미나의 자료집 내용도 모두 공개가 될 예정입니다. 또 작년 한 해 열렸던 계절별 농사 파티를 하자 내부는 물론 외부 네트워크들도 참여할 수 있는 파티로 기획해나갈 생각입니다. 텃밭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 텃밭과 연계한 다양한 활동을 경험해보고 싶으신 분들의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