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얼음, 땡!
안녕하세요? <어린이 작업장>과 <청소년 에듀투어>로 어린이·청소년을 만나고 있는 판돌 메이입니다.
매주 수요일 오후 3시. 하자에 모아모아어린이연구단 어린이들이 하나둘 들어섭니다. “오늘 팝스(PAPS; 학생건강체력평가) 때문에 힘들었어요.”, “제 짝이 다리가 부러져 도와줘야 해서 기운이 안남았어요.”, “오늘 너무 더워요.” 라던 어린이 중 한 명이 “오늘은 뭐하고 놀아요?”라고 물으면 다들 눈이 커지며 금세라도 놀이에 뛰어들 기세가 됩니다.
어린이들의 활동은 작업하는 몸과 마음을 만드는 놀이로 시작합니다. 저희가 모아모아랩의 소재를 활용한 절기 놀이, 역할 놀이, 공간 놀이 등을 준비해 가지만, 어린이들의 제안으로 준비한 놀이를 새로운 규칙으로 해보기도 하고 모두가 원하는 다른 놀이를 하기도 합니다. 가장 인기있는 놀이는 단연 ‘얼음, 땡!’이지요.
누구나 알고 있는 놀이라고는 하지만, 오래된 구전 놀이가 그렇듯 ‘언제, 어디에서, 누구와 놀았는지’에 따라 규칙이 조금씩 다르므로 우선 각자가 아는 ‘얼음, 땡!’의 규칙을 이야기해 보는 것이 필수 조건입니다. 저는 그저 ‘얼음’과 ‘땡’으로 이루어진 단순한 술래잡기로 알고 있었는데 요즘엔 다양한 규칙이 늘어났습니다. 한 번만 쓸 수 있지만 술래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방패’나 ‘투명망토’, 몸은 얼음이지만 ‘살려줘!’라고 외치거나 한발을 떼는 것이 가능하여 얼음 상태를 깰 수 있도록 하거나, 얼음이 된 친구를 원거리에서 녹여주는 물총(물약)과 같은 새로운 옵션이 추가되었고, 심지어 온라인에서도 이루어진다고 해요.
각자 알고 있는 규칙에서 다른 부분이 있거나 변형하면 좋겠다 싶은 부분이 있으면 이야기해 보고 ‘현재, 우리의’ 규칙에 모두가 동의하면 마침내 놀이가 시작됩니다. 규칙을 이야기하는 사이에 얼른 놀고 싶은 마음이 꽉 차올라 힘차게 내딛는 첫발엔 마치 용수철이 달린 듯합니다. 술래는 도망자를, 도망자는 술래와 동료 도망자를 구출하며 이리저리 뛰다 보면 숨이 가빠지고 송글송글 땀이 나지만 함께 한바탕 놀고 난 후 물을 마시거나 세수를 하고 나면 개운한 마음이 찾아들어 기분 좋게 작업실로 이동합니다.
기후변화의 증거들이 매년 기록을 갱신하는 가운데 일교차가 큰 요즘, 건조한 봄의 대형 산불에 이어 올여름 닥칠 폭염에 대한 걱정이 끊이지 않습니다. 지구상의 많은 사람들이 실감하고 있는 기후변화라는 과제 앞에서 자신만 시원한 얼음 속에 가두어두는 선택을 할지, 아니면 함께 뛰어 땀을 흘리고 마침내 상쾌한 바람결을 만들며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에 다가갈지, 오랜 시간 이어진 ‘얼음, 땡!’ 속에서 그 답을 구해 봅니다.
판돌 메이 드림
▼ 하자마을통신 6월호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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