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자작업장학교는 지난 1월 6일부터 22일까지 긴 현장학습을 다녀왔습니다. 올해 3회를 맞는 홍콩 MAD(Make A Difference) 2012에 참여해 워크숍, 세미나 등에 참여했으며 이후 태국과 버마 접경지역인 메솟과 멜라로 이동해 그곳의 대안학교 청소년, 활동가 등을 만났죠. 아시아 지역의 체인지 메이커들과 만나 새로운 상상을 펼칠 수 있었던 경험에 대해 하자작업장학교 주님이 이야기합니다.
1월 6일부터 22일까지 총 16박 18일의 현장학습을 다녀왔다. 처음으로 간 곳은 홍콩. 올해 3번째로 개최되는 MAD(Make A Difference)컨퍼런스에도 참여하고, 홍콩 창의력 학교를 방문하고 그곳 친구들을 만나기도 했다. MAD컨퍼런스에는 Change Maker가 되고 싶은 아시아 지역의 사람들이 참여했으며, 2박 3일간 워크숍과 다이얼로그 등으로 진행되었다. 매드에서 많이 들었던 키워드는 change(변화), communication(소통), collaboration(협업), passion(열정)으로, 앞으로 우리가 다른 사회를 창조해야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마음에 남는 말은 조한이 이야기했던 'Passion 보다 compassion 이라는 이야기였다. 확실히 매드에서 만났던 사람들은 다들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있었다.(함성과 박수소리만 봐도 우리 학교에선 꿈도 못 꿀 웅장함이다.) 중요한 것은 그 열정들이 어떤 변화를 위해 어떻게 함께 할 수 있을 것인가 일 것이다. 함께 만들고자 하는 변화가 무엇인지, 나의 맥락에선 그 변화를 만들고자 하는 열정에 어떻게 합류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되었다.
2박 3일의 홍콩 일정을 끝내고 태국 메솟으로 이동했다. 메솟은 태국과 버마의 국경 근처 지역이다. 메솟에 머무르는 동안 메솟의 청소년 학교인 CDC(Children Development Center)학교 학생들과 같이 활동했다. 버마의 정치범 석방을 위한 단체(AAPP_Assistance Association for Political Prisoner), 소수민족인 따앙족(Ta'ang), 버마 여성단체(BWU_Burma Women's Union), 난민구호활동을 하는 백팩, 의료시설인 메타오클리닉 등 여러 단체들을 같이 방문했다. 여러 단체들과 만나며 버마의 상황을 보다 구체적으로 알게 되었다고 말한 CDC학생들이 많았다. 또 워크숍도 진행했다. 3개의 조로 나뉘어 각 조가 4줄의 짧은 노래를 만들고 그와 어울리는 그림을 그리는 워크숍이었다. 워크숍을 진행하며 서로의 이야기를 말하고, 들을 수 있었다. 6일간의 일정이 끝난 뒤 CDC 학생들은 함께 이야기하며 노래가 완성되는 과정이 신기하다고 하기도 했고, 함께 보낸 시간들을 통해 하고 싶었던 일이 해야 하는 일이 되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메솟 일정을 마무리한 다음 향한 곳은 멜라 난민캠프 안에 있는 비인가 대학교인 LMTC(Leadership, Management and Training College)였다. 합법적 경로로 들어간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눈에 띄면 안 되는지라 일정동안 LMTC 밖으로 나갔던 것은 마을투어와 시장구경 때뿐이었다. 그래서 워크숍을 진행하는 시간도 CDC와 할 때보다 넉넉했다. 덕분에 학생들과 좀 더 많은 대화를 할 수 있었다. MAD와 CDC를 거치면서 (짧은 영어 덕에)온몸으로 말하는 능력이 높아져서 그런지도 모른다. LMTC학생들과는 3개의 팀이 각각 민족, 고향, 꿈에 대한 주제로 노래를 만들었다. 내가 있던 조는 꿈과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CDC와 워크숍을 할 때도 느꼈던 것이지만, LMTC 학생들과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확실하게 느낀 것은, 우리가 함께 형성할 수 있는 공감이 있다는 것이었다. 다른 곳에서, 다른 환경과 문화 속에 살고 있더라도 서로 통하는 가치들을 가졌기 때문일 것이다. 함께 노래 가사를 쓰고, 그림을 그리는 워크숍은 그것을 나누는 시간이었고, 나는 두 학교의 학생들을 만나면서 우리가 미래를 함께 꿈꿀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미래가 어떤 모습이 될 지는 앞으로도 쭉 생각해나가야 할 것이다. 홍콩에서 만났던 사람들이 말한 변화와 메솟과 멜라에서 공유한 미래도 어떤 연관이 있을지 모른다.
이번 현장학습은 나에게 새로운 상상을 시작할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홍콩과 태국에서의 만남을 통해 무엇을 공유하고 무엇을 꿈꿔야 하는지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팔짱 낀 채 기다려서는 절대 오지 않을 변화를 위해, 내가 크리킨디로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을 시작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