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자센터는 ‘마을’, 그것도 몹시 북적이는 마을입니다. 이 안에 터를 잡은 주민들도 있지만 오고 가며 구경하고, 궁금한 것 물어보고, 아예 뭔가 같이 해보자 청하시는 손님들도 많습니다. 올 초, 하자센터 내에는 이런 거미줄처럼 엮인 하자마을의 네트워크를 좀 더 잘 보듬어 안아 튼튼하게 하는 일을 맡은 협력기획팀이 생겼습니다. 바지런히 마을 안팎을 오가는 이 팀의 첫 미션, 첫 번째 네트워크 파티를 마치고 두부가 쓴 글입니다.
올 해, 새로 구성된 협력기획팀에서는 하자 네트워크를 활용한 연계 사업과 기획들을 준비하면서, 하자와 연결된 자원들을 효과적으로 엮어내기 위한 고민들을 계속해 왔습니다. 그중 하나가, 어떻게 하면 하자가 가진 인적 네트워크를 제대로 풀어내어, 필요한 곳에 적절하게 연결시킬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속적인 네트워크를 만들어내는 것이겠죠. 이를 위해서는 특정 사안이나 실무로 연결되기 이전에, 서로에 대한 신뢰와 이해를 쌓아가기 위한 과정들이 매우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 가장 핵심적인 고민이었습니다.
지난 3월 4일 저녁 하자센터 신관 1층 하하허허카페에서 진행된 네트워크 파티는 이러한 고민을 함께 나누기 위한 첫 모임이었습니다. 지금껏 각기 다른 경로로 하자와 연결되어 있었지만, 하자가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자 하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떠한 일을 같이 하고 싶은지 함께 방법을 찾아나갈 파트너들이 모여 서로 인사를 나누는 자리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날 자리하신 분들은, 통역사/세무사/변호사/노무사 등 전문 영역에서 활동하고 계신 현직 전문가들로 이미 직·간접적으로 하자나 하자가 인큐베이팅한 사회적기업들과 관계를 맺어오고 있는 분들이기도 합니다.
#1. 네트워크 파티 취지와 개념 소개
소셜 엔젤 (Social Angel), 조금 낯설기도 한 이 이름은 하자센터와 관계를 맺고 도움을 주고 있는 전문가 그룹을 지칭합니다. 원래 홍콩 사회적기업 비즈니스 센터의 법률, 회계 등 전문적 스킬을 가진 전문가들로 구성된 사회적기업 컨설팅 그룹의 이름이기도 하지만, 단순히 재능기부의 수준을 넘어 상호호혜적 기부 문화를 만들어간다는 취지에 공감하여 하자에서도 ‘소셜 엔젤’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생소한 개념과 이름이지만 모두들 취지에 긍정하며 이번 네트워크 파티의 시작을 열었습니다.
#2. 네트워크 파티 참석자 소개
파티에 참석한 전문가들과 관계를 맺고 있는 파트너들이 직접 소개를 하는 순서였습니다. 단어 하나, 문장 하나에 마음을 더해 감동적인 소개 멘트를 들려 준 이야기꾼의 책공연 황PD를 비롯해, 결혼기념일까지 제쳐두고 통역 봉사를 자원해 주신 에피소드를 재미나게 소개해 준 협력기획팀의 키미 등이 조용히 하자 뒤편에서 도움의 손길을 전해 주던 소셜 엔젤들을 소개해 주었습니다. 이와 함께 단편적으로 알고 있던 하자의 사회적기업들과 사업을 설명하면서 앞으로 하자와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의 키워드를 나누어 보기도 했지요. 대부분 처음 보는 얼굴들이었지만 그렇게 하나하나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통해 감정적인 거리감을 조금씩 좁혀갔습니다.
#3. 모임에 상상력 더하기
앞선 시간들이 서로를 알아가기 위한 얼굴 익히기였다면, 이번엔 이 모임을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꾸려나갈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들을 조금씩 꺼내 보았습니다.
사회적기업가를 위한 교육부터, 실무 차원의 컨설팅 기능의 결합까지, 각자 가진 전문성을 하자와 연결하려는 적극적인 모습들을 보면서, 앞으로 이 모임을 통해 기획하고 가져가야 할 내용들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었지요. 정기적인 모임과 실무 차원의 교육 프로그램, 그리고 개별 사업단 연계 등 현실적인 부분들을 포함하여 소셜 엔젤과 하자가 펼쳐나가야 할 일들에 대해 또 다른 차원의 고민과 숙제를 남겨 준 행사였습니다.
이후로도 계속 될 네트워크 파티는, 하자와 함께하는 소셜 엔젤들의 네트워킹 장으로서 그 영역과 범위를 확장해 갈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소셜 엔젤이 가진 자원과 재능들을 사회적인 이슈와 필요한 곳에 적절하게 연결하고, 하자는 이에 맞는 ‘인텔리전스(intelligence)’를 제공하는 상호호혜적 관계를 만들어가려 합니다. 일방적인 기부와 후원을 넘어서는 새로운 형태의 사회적 기부 모델을 만들어 가는 이 과정에 글을 읽고 계신 하자의 친구들도 함께 동참해 주시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