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자센터와 한국암웨이가 함께하는 어린이 창의 프로젝트 ‘생각하는 청개구리’. ‘움직이는 창의놀이터’라는 이름의 어린이 창의축제와 서울, 경기 곳곳에서 문화예술을 매개로 한 창의교육 프로그램으로 어린이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여러 활동 중 영등포지역아동복지센터 어린이들과 진행한 ‘상상’(相想)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누군가를 떠올리고, 생각하고, 무언가를 만든다면? 어린이가 ‘나’를 넘어 ‘다른 사람’과 ‘함께’를 생각해 보는 특별한 창작활동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상상’은 어린이들이 다른 누군가를 생각하면 무언가를 기획하고 만드는 활동입니다.
‘상상’은 먼저 어린이들이 주변 사람들을 생각하며 작품을 만드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아빠 를 떠올리게 하는 아이언맨 마스크, 동생을 위한 지갑, 가족들이 좋아할 만한 액자 등을 만들었지요. ‘서로를 생각한다’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어떤 것을 떠올려야 할지, 뭘 고려해야 할 지 잘 모를 때도 있었습니다. 만드는 과정에서 ’나의 흥미‘에 초점을 맞추기도 했지만, 정성이 담긴 편지를 써서 손수 만든 물건을 선물해보기도 하며, 받는 사람의 마음을 헤아려 보았습니다.
이어 혼자 누군가를 위한 상상을 해보는 것에서 나아가 함께 여러사람들을 위한 상상을 해보는 과정이 이어졌습니다. 어린이들이 조를 짜서 센터 동생들을 위한 것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뭐가 좋을까? 의논 끝에 만화책팀, 보드게임팀, 영상팀으로 나뉘어 시작했습니다.
동생들의 어떤 부분을 생각해야 하지? 동생들은 뭘 제일 필요로 하지?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평소에는 해본 적 없는 질문들 속에서,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몰라 힘들어했습니다. 함께 의견을 모으는 것 또한 만만치 않았고요. 2~3주 동안 이야기가 잘 진전되지 않았습니다. 그때는 아무 것도 나오지 않을 것만 같았지요. 하지만 어린이들이 이내 방향을 잡았고, 작업은 착착 진행됐습니다.
‘재료는 이렇게 하자’ ‘이 일은 누가 하고, 저 일은 누가 하자’ ‘이런 이야기를 넣으면 어때?’ 라며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평상시에도 어린이들이 활동과 관련한 구성이나 생각들을 정리했습니다.
그 결과, 투박하긴 하지만 어린이들의 상상력과 감성이 담긴 작품들이 나왔습니다. 학교폭력을 소재로 한 만화책 <우리들의 이야기>, 동생들과 함께 보는 애니메이션, <시간여행>이라는 제목의 보드게임이 만들어졌습니다. 만화책과 보드게임은 하나의 키트로 제작되어 영등포구 내 학교와 아동복지기관에도 전달될 예정입니다. 어린이들이 동생들을 위해 시작한 작은 상상이 다른 어린이들에게도 나눠지는 셈이죠. 생각하는 청개구리의 또 다른 ‘상상(相想)’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