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소식이 심심찮게 들려오는 요즘입니다. 여기저기 두문불출하는 비 손님이 6월 달시장에도 찾아와 주었습니다. 달시장이 폐장하는 9시까지는 비 올 일 없다는 기상청의 예보를 철석같이 믿었는데, 중간 즈음부터 조금씩 내리기 시작해 마칠 때쯤에는 제법 굵은 비와 함께하게 되었죠. 예기치 않게 찾아온 초여름 비에도 굴하지 않고 6월 달시장은 진행되었습니다. 비를 막느라 허둥지둥하기는 했지만, 비 내리는 달시장은 또 그것대로 운치가 있었습니다. 오랜 가뭄 끝에 내린 비라 오히려 반갑기도 했고요.
6월 달시장은 ‘에코 달시장’이라는 이름표를 내걸었습니다. 작년 개장할 때부터 달시장의 지향점은 ‘친환경’이었습니다. 개인 텀블러와 장바구니 사용을 권장하려고 애를 써왔죠. 그러나 많은 이들이 모이는 시장의 특성상 쓰레기는 늘어만 갔습니다. 올해 5월 달시장 이후 쓰레기 등 환경에 대한 고민이 구체화되면서 ‘에코’라는 문구를 전면에 내세우게 되었던 겁니다.
‘에코’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게 여러 가지 장치들을 마련했었습니다.(눈치 채셨나요?) 친환경적인 장을 만들뿐 아니라 환경에 대한 이슈를 주민들과 함께 공유하기 위해 애를 썼지요. 텀블러를 들고 온 분들에게 시원한 홍초에이드를 제공하고, 집에서 쓰지 않는 컵들을 기증받아 물 컵으로 사용했습니다. 깜빡하고 컵을 들고 오지 않은 분들은 사회적 기업 ‘브링유어컵’에서 텀블러를 대여하도록 했지요. 컵을 빌리고, 마셨던 컵을 씻고…. 물론 조금 불편했었는지는 모르지만 아무런 생각 없이 쉽게 쓰고 쉽게 버리는 일회용품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아이들에게도 좋은 환경교육의 장이 되었다며 좋아하시는 어머니들도 계셨지요. ‘브링유어컵’에서 자기가 마신 컵을 직접 씻어 반납하는 귀여운 고사리 손들도 등장해 우리의 마음을 훈훈하게 했습니다.
5월부터 도입된 별통화는 점점 자리를 잡아가는 중입니다. 벌써 가입자 수가 148명에 다다랐습니다. 이번 달에 별샵에 합류한 마블링 아트공예 작가님은 별부자로 등극했습니다. 별을 어떻게 쓸까를 고민하는 것도 좋지만 별을 어떻게 벌어드릴까, 곧 내가 이 시장에서 혹은 이 관계망 속에서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이 별통화의 시작입니다. 별 부자가 되신 아트공예 작가님은 자신의 재능을 이용해 달시장 참가자들에게 기쁨을 선물하셨습니다. 당신은, 그리고 저는 무엇을 별로 만들어낼 수 있을까요?
달시장에서만 별통화를 써야 한다고 더 이상 아쉬워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7월부터는 상설 별샵이 하자센터 신관 중정에 열렸습니다. 무인가판대로 별통화 거래와 현금 거래 모두 가능합니다. 판매자는 누구나 될 수 있는데요. 스타 별샵이라는 이름으로 각자가 가진 물건을 가져와 직접 전시, 판매하는 방식입니다. 상설 스타 별샵의 첫 타자로 하자허브여름학교 참여자 여주가 참여했습니다. 꽤 많은 물건을 가져와 성황리에 스타 별샵을 마무리 했지요. 다음은 영쉐프의 썸머의 차례입니다. 여주의 뒤를 이어 썸머도 좋은 별샵 지기가 되어줄 겁니다. 스타 별샵은 언제든 열려있습니다. 여주와 썸머, 그리고 그 다음은 누구일지 궁금해집니다. 당신에게는 더 이상 사용되지 않지만 쓸모 있는 물건을 들고 와주세요. 참여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