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교사들을 하자센터에서 많이 뵐 수 있습니다. 이런 저런 주제로 하자센터가 기획한 포럼에 오시기도 하고, 제자들을 데리고 올 워크숍 설명회에 걸음하시기도 합니다. 지난 2월 15일에도 요즘 학교 현장에서의 문제에 관심이 많은 몇몇 교사들이 오셔서 조한 및 여러 판돌들과 작은 수다 모임을 가졌습니다. 올 봄부터 본격적으로 하자작업장학교의 담임으로 일하게 된 고찌가 걱정과 난감, 희망과 의지가 교차했던 이 자리에 대한 리뷰를 전합니다.
지난 2월 15일 오후 2시 하자센터 본관 203호에서는 조한의 제안으로 요즘 교육현장의 문제로 고민하는 학교 교사들과의 작은 모임이 진행되었습니다. 현재 ‘사회 문제’ 수준으로 다뤄지고 있는 학교 폭력, 교실 붕괴 등 학교의 여러 문제에 있는 중·고등학교 교사들과 조한, 일선 학교들과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계시는 나윤경 교수, 또 교육 문제에 관심이 있는 여러 판돌이 함께 했습니다. 총 6명의 중·고등학교 교사가 참여하셨고, 이분들 중 대부분이 혁신학교에 재직하고 계셨습니다. 진행방식, 화제 등 일정한 틀이 정해져 있지 않은 자유로운 분위기의 수다 모임이었습니다. 소수의 사람들이 모인 격의 없는 분위기에서 참석자들은 각자 느끼는 어려운 점이나 효과를 거두었던 선례들을 나누었습니다. 이는 이번 모임을 제안한 조한이 어떤 해결책을 당장 내어놓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은 아님을 분명히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참석 교사 대부분이 혁신학교에 몸담고 있기에 자연스럽게 수다의 내용은 현재 혁신학교 상황과 이 안에서 겪는 교사들의 어려움으로 이어졌습니다. 교사들이 털어놓는 고충은 네 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첫째, 배움의 공동체 수업 모델이나 소규모 테마 수학여행 가기 등 다양한 시도가 때로는 교사에게 큰 부담과 고통이 되고 심지어 심각한 회의감까지 들게 한다. 둘째, 생활지도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혁신적 교육은 힘들다. 셋째, 부모가 변하지 않았고 평가체제도 변하지 않았다, 혁신이어도 크게 희망적이지 만은 않다. 넷째, 교육청에서 주어지는 혁신학교의 매뉴얼을 따라가기에도 급급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교사들, 특히 현재 가장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받고 있는 중학교 교사들 중 많은 수가 고통을 자각하고 있고, 이는 곧 희망을 찾아야 하는 절박함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라고 모임에 참석한 한 중학교 교사는 말씀하셨습니다. 아직 우리 교육현장이 절망적인 것만은 아니며, 많은 교사들이 희망을 갖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뚜렷한 대책을 제시하거나 문제의 원인을 밝혀내지는 않았지만 이번 모임은 앞서 조한이 시작을 열며 이야기했던 대로 앞으로 이런 현장 교사들과의 수다 모임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것을 다짐하면서 마무리되었습니다. 고충을 털어놓고 희망을 이야기하는 이런 모임이 계속되면 결국 우리는 그 속에서 무언가를 발견해 낼 수 있지 않을까요? 앞으로의 모임도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