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희는 가지가지 기획단의 나무와 블루예요! 이번에는 올해 여름에 진행되었던 가지가지 워크숍과 워크숍 후 작업(퍼블리싱)에 관한 이야기를 공유하려고 이렇게 찾아왔어요~ (꺄~) 가지가지 워크숍은 몇 달에 걸친 장기 워크숍으로 계획되었었는데요.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이틀동안 압축 진행하게 되었답니다. (T^T) 서로 전공도, 사는 곳도 다른 9명의 젊은 창작자들이 이틀 동안 9개의 만화를 만든 워크숍 이야기. 들어보실래요...?????
이번 가지가지 워크숍의 주제는 '쓰레기 이야기'였는데요. 각자의 주머니나 가방 속에 있는 쓰레기를 찾아 버려지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만화의 소재를 정해보았어요.내가 무엇을 버렸는지를 보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 유추할 수 있는 것처럼, 누군가의 쓰레기 이야기 속에 그 사람의 이야기가 보이기도 했고, 누군가는 자신이 일상에서 쉽게 버린 쓰레기가 지구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그리기도 했어요. 쓰레기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버리는 행위’ 혹은 ‘쓸모의 기준’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작업자도 있었답니다~
워크숍은 김래현 작가님의 프레젠테이션을 시작으로 이어져 나갔는데요. 어떻게 프리랜서 디자이너가 되었고, 일하면서 작가님이 느끼셨던 어려움이나 자신만의 기준들을 솔직 담백하게 나눠주셨던 시간이었어요. 래현 작가님이 해주신 이야기 중 아직도 기억나는 몇 가지가 있는데요..! 작가님은 하루에 하나씩 SNS에 작업을 올리려고 하는데, 꾸준히 작업하는 데에 있어서 자기 의심과 완벽주의를 경계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했어요. 나는 내가 하는 작업을 계속 보고 있어서 내 작업이 질리기도 하고 구려 보이기도 하고, 나는 이것보다 더 잘할 수 있는데 하는 마음 때문에 작업 마무리를 자꾸 미루게 되다 보면 결국 아무것도 못 하게 된다는 거예요..(그거..저예요..) 근데 어쨌든 내가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내 작업도 누군가는 필요로 하는 작업일 수도 있다는 것, 꾸준히 뭘 하는 게 중요 하단 얘기가 제 마음을 울렸답니다.. 또 일을 선택할 때 돈/재미/명예 이 중에 두 가지는 꼭 부합해야 일을 하신다고 했는데 이제 그거, 제가 일을 선택하는 기준이 되었어요.(메롱)
저는 개인적으로 만화는 여러 번 그려봤지만 실제 작가님과 만화 기획부터 제작까지 함께했던 건 이번이 처음이었는데요. 기획과정에서 이 만화를 공유할 대상을 설정하고, 어떤 주인공을 어떻게 설정해야 이야기를 더 잘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하거나, 내용을 좀 더 풍부하게 만들기 위해 마인드맵으로 아이데이션을 하는 등의 작업들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던 거 같아요. 만화 제작에 대한 호기심도 더 생기고, 기간이 좀 더 길었으면 만화적 연출기법을 더 배웠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배움에 대한 욕구가 솟아오르더라고요..(더 많은 가지가지 워크숍을 원해요!!)
이틀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각자 만화 한 편을 완성할 정도로 정말 알차게 보낸 시간이었습니다. 만화의 완성도에 대한 아쉬움은 아직도 있지만 이렇게 짧은 시간 내에 한 편의 만화를 만들어 냈다는 것이 뿌듯하기도 하고, 래현작가님이 얘기하신 것처럼 작업 하나를 마무리하는 연습을 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또 처음 만난 사람들이 많았지만, 참여자들도 이틀 안에 만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공동 목표가 있어서 그런지 동료애(?) 같은 게 생겨서 분위기도 뭔가 모를 편안함으로 가득...(우리는 한 배를 탄 선원들... 래현 작가님은 선장...)
가지가지 워크숍의 마무리는 각자 한 편의 만화를 다 만든 후 책자로 묶어내는 것이었는데요. 시간이 조금 딜레이되면서 책자로 묶어내는 작업까지는 진행하지 못했어요. 이후에 오프라인으로 결과를 공유하려고 기회만 엿보다가 코로나가 심해지자 결국 온라인으로 결과물을 내게 되었답니다. 서로 다른 세 개의 플랫폼(인스타그램, 도전만화, 노션)에 결과물을 옮겨보기로 했고, 퍼블리싱 작업을 워크숍에 참여했던 저희(나무, 블루)가 진행하게 되었어요.
2. 쓰레기 이야기 퍼블리싱(발행) 작업
기존의 브랜딩 작업들은 확실한 서비스나 제품이 있지만 우리는 워크숍 결과물들을 엮으려니 조금 막막했어요. 가장 큰 고민은 가지 각색의 만화들을 어떻게 하면 하나로 묶을 수 있을지 였어요. 하나의 워크숍에서 나온 결과물들 이었지만, 그림체도 내용도 다르고 개성이 강했거든요. 더불어, '노션'이라는 처음 접해보는 플랫폼을 사용하려니 약간 어려웠어요.
하지만 에이스 가지가지 기획단! OTL 좌절은 금지! 어려운 만큼 잘 하면 그 뿌듯함도 배가 된다는 것을 알기에 마음을 다잡고 작업을 시작했어요.
각자 다른 아홉 가지의 만화들을 묶으려면, 우리는 공통된 큰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만화의 시작을 여는 프롤로그 작업을 시작했어요. 상상의 나래를 펼쳐, 쓰레기들이 밤마다 모여서 서로의 사연을 이야기를 나눈다는 컨셉을 정했어요. 그리고 이 프롤로그에서 각각 만화의 쓰레기들을 캐릭터화 시켰어요.
이 캐릭터들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어요. 회의를 통해 아이콘을 디자인 하면 패턴으로도 노션의 대표 아이콘으로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아이콘이 활용도가 높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따라서 캐릭터를 아이콘화 시키는 작업을 시작했어요.
만화들이 다 다르기에 이들을 묶어주려면, 부드러운 분위기의 아기자기한 아이콘이 적합하다 생각했는데 작업물을 놓고보니, 개성이 강한 만화들을 하나로 만들기엔 이미지의 힘이 약했어요. 그래서 작업 방향을 바꿔, 개성있고 통통튀는 아이콘을 작업하기 시작했어요.
물론, 기존에 작업하던 방식과는 다른 느낌의 그래픽들이었기 때문에 이 방향에서도 헤매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아이콘들을 활용하기 쉬울 줄 알았지만, 다 만들고 나니 이 그래픽들을 어떻게 구성해서 한 이미지로 만들지 어려웠어요. 그래서 지금까지의 작업을 중단하고 원래하던 익숙한 방향의 방식으로 다시 돌아갈까 고민했어요. 하지만 래현작가님이 말씀하셨듯 자기 의심을 걷어내고 객관적으로 작업을 봐야한다고 생각했어요. 우리가 한 작업에 믿음을 갖고!( 우리가 믿지 누가 믿을 겁니까! 예?! ) 다시 디자인을 시작했어요.
나름 이 힘든 과정을 잘 할 수 있던 건, '혼자가 아니라 둘이어서' 였어요. 서로 맡은 작업이 어려우면 바꿔서 해보기도 하고 피드백을 주기도 했어요.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의 디자인을 조금 멀리 볼 수 있었어요. 작업을 계속 하다보면 이 그래픽이 좋은지 별로인지 판단하기가 어렵거든요. 그리고 내적 든든함이 있었기에(서로에게 안전 장치같은...) 작업이 잘 안 풀려도 그리 불안하지 않았답니다!
이런 우여곡절의 작업기를 통해 '쓰레기 이야기'가 탄생하게 되었답니다!(함성소리) 고민이 많았던 만큼 더욱 뿌듯하고 어깨가 으쓱해요. 훗..!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쓰레기 이야기'를 통해 나의 쓰레기는 어떤 스토리를 담고 있을지 상상해보시면 어떨까요?
이상 '쓰레기 이야기'의 또 다른 이야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그리고 항상 유익한 자문을 해준 가지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