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별명은 장수 본명은 장수연입니다. 지금은 삶의 무게 중심을 잡는 연습을 하며 청년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Q. 프로젝트 진행 과정을 간단히 설명해주세요.
카고바이크는 저희에게 생소한 매체였습니다. 프로젝트를 위해 사용자 관찰이 필요했죠. 먼저 국내 카고바이크 이용 사례 위주로 데스크리서치를 진행하고 이어 관찰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서 자전거 관련 환경들을 돌아보기도 하고 보관의 형태나 사람들의 이용 방식을 보기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도출된 쟁점들에 질문을 던져가며 프로젝트를 이어갔습니다. 그러던 중 자전거 지도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 프로젝트의 진행 과정에서 지도 제작 아이디어가 나온 거군요.
데스크리서치를 진행하면서 카고바이크가 크게 세 영역에서 활용될 수 있음을 발견했어요. 첫째 최근 푸드바이크나 배달의 용도로 비교적 수요가 많아진 상업적인 영역. 둘째 여러 이벤트나 전시, 공연에도 활용되는 문화적 영역. 셋째 육아 및 가정에서의 영역. 앞의 두 가지 경우와 달리 육아 및 가정 영역에서 카고바이크의 수요는 소수며 일상에서 쉽게 만나기 어려웠죠.
관찰조사는 특이점을 도출하기보다는 기존에 고민하던 문제들을 재확인하는 시간이었어요. 자전거는 무엇보다 이동성과 보관의 문제가 중요해요. 그런데 리서치를 하면서 카고바이크가 일상에서 유용하고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도구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또한 자전거의 현상황을 생각해봤습니다. 자전거 중심의 도로와 보행자 안전이 우선인 인도 사이에서 자전거의 위치는 애매합니다. 자전거는 위험하다는 인식도 있고 다양한 이동수단이 발달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비효율적이라는 인식도 있고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각자의 목적대로 자전거를 안전하게 일상의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그 결과물로 자전거 생활 지도를 만든 것인데요. 영등포의 환경과 자전거 이용의 다양한 목적들을 포괄하면서 동시에 시민들의 생활을 반영하고자 했습니다.
Q. ‘자전거생활지도’라는 것이 익숙하면서도 생소한데요. 기존의 지도들과의 차별점이 있나요?
대체로 기존의 지도들은 형식이 제한성 때문에 다양한 내용을 담아내기엔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주제 중심의 지도를 찾아본 결과 아이들의 ‘놀이지도’와 ‘휠체어지도’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휠체어 지도는 길을 찾는 것 외에도 휠체어와 장애인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면서 인식 변화를 이끌고자 했습니다. 이처럼 자전거생활지도는 단순히 길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자전거 사용자 관점에서 도시를 해석하고 관련 이용을 제안합니다. 자전거 문화와 가치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죠.
Q. 자전거생활지도 제작과정이 궁금해요.
먼저 어떤 정보를 넣을 것인지 고민했어요. 정보에 따라 지도의 성격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죠. 컨셉이 ‘생활’이므로 엄마들의 생활영역 전반의 요소들을 반영해야 했습니다. 예를 들어 자전거 산책로, 놀이터, 마켓, 문화공간 같은 것들 말이죠. 또한 자전거 지도에 들어가는 공공거치대, 자전거 정비소, 도로주행 난이도, 자전거 도로 등 정보를 잘 담아내는 것도 중요했습니다.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영등포 주변을 자전거를 타고 다녔고, 그 외에 엄마들의 생활 정보나 이동 정보는 영등포에서 열리는 마을 시장에서 직접 엄마들을 만나며 알아갔습니다. 엄마와 아이들의 평소 동선주로 가는 장소 및 소개하고 싶은 공간들을 파악하고 더 알고 싶은 공간이나 필요한 정보들에 대한 질문도 받았습니다. 총 14명의 생활 동선 지도를 모아 지도의 동선을 구축했습니다덕분에 기존에 인지하지 못했던 정보를 발견할 수 있었는데 학습기관, 체육시설, 병원들입니다. 이후에는 애원과 협업하여 디자인을 진행했습니다.
Q. 프로젝트를 끝내며 아쉬움이 있다면 어떤 걸까요?
프로젝트의 목표가 카고바이크 제작과 제안이었어요. 프로젝트매니저는 스스로 역할을 찾고 작업을 통해 개인의 니즈를 충족해나가야 했어요. 제한된 틀 안에서 각자 하고 싶은 걸 더 해나가는 방식이 점이 아무래도 모호해서 개인의 역할이 명확하지 않았고, 결국 많은 시간을 소모하게 한 것 같아 아쉽습니다. 지도 작업도 더 깊이 담아내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워요. 엄마들을 만나며 생활 동선에 대한 정보도 받았지만 좀 더 입체적으로 커뮤니티를 만들며 진행했다면 더 좋았을 것 같아요. 지도를 만드는 과정에서 참여를 유도할 수 있었다면 작업과 과정이 더욱 풍성했겠죠. 그런 점이 아쉬워요.
Q. 반대로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배운 점이 있다면 어떤 걸까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팀원들과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이 좋았어요. 협업을 위해서는 다른 팀원에게 요청해야 할 상황이 발생하는데, 쉬운 일은 아니죠. 하지만 이 과정을 통해서 혼자가 아니라 함께해 나가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또한 회의와 계획정보들을 수집하고 관찰하는 과정들을 지나오면서 프로젝트를 발전시키는 ‘서비스디자인’에도 관심이 생겼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싶은 개인적인 욕심도 어느 정도 충족시켰고요. (웃음)
Q. 끝으로 못다 한 말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카고바이크는 가능성이 있어요. 제작된 카고바이크를 타고 다닐 때사람들이 호기심을 가지고 쳐다본다거나 심지어 질문을 걸어오는 사람도 있었죠. 제가 만든 지도가 사소하고 아직 완성도는 떨어지지만, 사용자가 친숙하게 만날 수 있는 매체라고 생각합니다. 나아가 카고바이크를 제안하는 수단 중 하나로 활용할 수 있죠. 대안적인 생활 방식에 대한 가능성을 상상할 수 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