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2022 하자 <글로벌 인턴십>에 참여하고 있는 미국 인턴 '세원'의 경험을 담은 에세이입니다.
마이 티-ㄴ에이지 레슨 (My Tee*-nage Lessons)
*티(tee): 골프공을 올려놓는 작은 받침
저는 어릴 때 운동을 많이 했어요. 축구, 농구, 수영도 하고 스키도 탔지만 그중에서 제일 오랫동안 하고 있는 운동은 골프예요. 10살 때 골프를 치기 시작했고 지금은 스무 살 대학 골프 선수로서 골프를 하고 있어요. 저는 지금 제 삶에 만족하고 있지만,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어릴 적 나에게 조금 다르게 살라고 말해 주고 싶어요. 제가 조금 더 일찍 알았다면 좋았을 몇 가지를 이야기할게요.
골프 연습에 너무 많은 시간을 쓰게 되면서 골프가 싫어지기 시작했어요. 사람들이 제게 왜 골프를 하는지 물어보면 항상 "대학 골프 선수가 되고 싶어서요.”라고 대답했지만, 진심이었던 적은 없다고 생각해요. 돌아보니 저는 스스로를 위해 골프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즐길 수 없었던 것 같아요. 주변 사람들이 제게 바라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골프를 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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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2) 남동생과 미니골프 갔을 때
사진3) 왠지 잘 모르겠지만 실망 했었나봐요.
청소년기는 원래 즐겁게 지내며 내가 누구인지 알아가는 시간이 되어야 할 텐데 저는 골프 연습과 공부로 너무 바빠서 그때를 즐기지 못했고 또 골프 외에는 제가 누구인지 알 수 없었어요. 여름 방학이면 거의 매일 연습을 했고 토너먼트 경기를 위해 돌아다녀야 했기 때문에 또래와 놀면서 여름 방학을 즐기는 친구들이 부러웠어요.
고등학교에서는 수업과 골프 때문에 더 바빠졌어요. 제 하루 일상은 학교 수업, 골프 연습, 그리고 숙제가 다였어요. 주말도 마찬가지였어요. 연습하고 집에 와서 공부했죠. 이때쯤 제게 골프는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한 수단이 되어버렸어요. 엄마가 골프를 그만두고 싶은지 물어볼 때 저는 항상 “아니”라고 답했어요. 골프가 재미없어도 엄마가 그 대답을 듣고 싶을 것 같아서, 그게 “맞는” 답처럼 느껴졌거든요.
그러다 고등학교 2학년 때는 심한 압박감에 수학 수업에서 좋지 않은 성적을 받았어요. 그래서 제가 좋은 대학에 입학하고 부모님을 자랑스럽게 하는 길은 골프로 대학에 가는 것뿐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제 진로를 생각할 때 다른 선택지는 없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사진3) 고등학교 4학년 때 주내에서 10등.
대학 골프 선수가 된 지금도 수업, 동아리, 아르바이트와 골프 연습 때문에 강한 압박감을 느끼곤 해요. 매년 친구들에게 “올해 골프 그만둘 거야.”라고 말하지만 절대 그럴 수 없다는 걸 알아요. 지금 그만두면 제가 중고등학교 때 한 모든 노력과 고생을 아무것도 아닌 걸로 만드는 것 같고, 또 골프를 한 번도 그만둬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하는 건지 모르겠거든요. 아마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 후에 그만두지 않을까 싶어요.
제 청소년기는 별로 좋은 시간이 아니었기 때문에 중고등학교 시절의 많은 기억을 떠올릴 수 없게 되었어요. 이제 성인으로서 생각해보니, 십 대 때 배우고 싶었던 게 많아요. 예를 들면 해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고 싶은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면 더 행복했을 것 같아요. 제 관심사를 더 많이 탐구하고 그저 나이답게 많이 놀았으면 좋았겠다고도 생각해요. 또, 다른 사람들이 제게 원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토대로 결정을 내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죠. 이제는 이런 배움을 토대로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알아가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