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한달동안 하자센터에서는 여름방학 동안 '선물세트'를 준비하듯이, 너무 깊지도 너무 얕지도 않을 만큼 여러분을 만날 수 있는 오픈클래스를 기획하여 진행했습니다. 이름하여, 심화 오픈클래스 : 네 번 만나는 사이. 제목에서도 느껴지듯 4개의 프로그램을 모두 4회차로 구성하여 진행을 하였는데요. 7월 8일은 스팀 오픈클래스를 시작, 7월 17일은 미디어 아트, 18일에는 생활기술 오픈클래스, 24일 VR 오픈클래스까지 7월 한달을 빼곡하게 채운 클래스가 프로그램마다 4회차를 거쳐 이제 모두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하자센터 기획팀의 윤슬, 선미, 효효가 프로그램을 맡아 진행하면서 이 과정을 많은 분들과 나누고자 과정을 정리해보았습니다.
그 첫 번째는, 7월 8일부터 시작하여 매주 토요일 4번을 함께 만난 스팀 오픈클래스: 둘하나 보드게임 메이킹
<스팀 오픈클래스>는 수학, 과학, 문화예술 융복합 프로그램을 조금 더 말랑하게 풀어나갈 수 있는 방식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카드게임을 제작해보는 방식으로 풀어나가 보았습니다. 올해 누구보다 유명세를 탔던 CHAT-GPT를 활용하여 게임의 메카닉과 게임 제작 방식을 아이데이션 해보고, DALL-E프로그램과 KARLO 프로그램으로 이미지를 만들어보기도 하면서 참가한 분들이 풀어내보고자 했던 이야기 또는 관심사를 게임형식으로 만들어 볼 수 있었습니다. 4회차로 게임을 완성해본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완성도 있는 결과물을 보니 저역시 놀라울따름이었는데요. 함께 참여했던 참여 청소년들의 후기를 공유해봅니다.
너무 어렵게 생각했는데 진행하면서 그렇게 어렵지 않다는 것, 생각보다 결과물이 너무 잘나와서 행복하다. - 서이
생각한 것이 실물화되어 좋았고, 결과물이 너무 잘나온 것은 물론, 나만의 게임을 키트로 만들고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 건망고
스스로 이 과정에서 소설을 쓰는 영감을 받으려고 참여했던 것도 있다. 스토리를 만들어 나가는 작업이 이후에 소설을 쓸 때도 도움이 될 것 같다 – 사과
주1회씩 4회를 만나 오히려 참여가 가능했다. 생각한 것들이 실제로 구현되는 것이 너무 신기하고 과정이 너무 재미있었다. 후속모임을 계속했으면 좋겠다. - 윤
두 번째로 시작한 프로그램은 미디어아트와 VR. 두 프로그램은 이미지를 서로 활용하는 연결지점이 있었고, 참가자의 교집합도 있어 함께 진행한 후기를 정리해봅니다.
미디어아트 오픈 클래스: 나는 너에게 말을 거는 벽이다
VR 오픈 클래스: 저 무한한 우주 안에 벽을 만든다
7월 17일~7월 21일 4일간은 <미디어아트 오픈 클래스>가, 7월 24일~7월 28일 4일간은 <VR 오픈 클래스>가 하자 본관 999홀에서 열렸습니다. 두 클래스가 연계되어 2주 동안 함께 한 참여자들도 여럿이지요. <미디어아트 오픈 클래스>는 3D스캐닝, AR(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한 애니메이션을, <VR 오픈 클래스>는 VR(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해 가상의 전시공간을 만들어 봤어요.
아무리 좋은 예술작품이라도 나에게 말을 걸지 않으면 그저 벽이지 않을까? 라는 질문으로 하자 곳곳을 다니며 나에게 말을 거는 벽 또는 내가 말을 걸고 싶은 벽을 찾았지요. 그 벽을 시작으로 참여자들 각자의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지고, 999홀에는 임의의 미디어 파사드를 만들어 작품을 상영했어요. 또 몇몇 작품은 VR기기를 통해 가상이라는 무한한 공간에서 또 다른 형태로 볼 수 있었지요. 심지어 999홀도 가상공간으로 구현되었어요. 새로운 기술을 익히는 재미도 있지만, 나에게 무한하게 주어질 수 있는 가상공간에서 마음껏 작품을 만들고 배치하고 누군가를 초대하는 경험이 우리에게 또 다른 상상력을 주지 않았을까 기대합니다. 그런 기대를 만들어낸 죽돌들의 후기를 공유합니다.
낯선 기술을 접하며 느끼는 긴장감과 함께 친절한 사람들과 친절한 시간을 보냈다. 무한한 공간에서 내 멋대로 뭔가를 만들 수 있다는게 생각 이상으로 확 트인 기분을 느끼게 해주었다. - 멜로디
○미디어아트, VR 모두 한 번도 다뤄보지 못한 것을 다루었다. 짧은 시간 안에 무언가를 배우는 기회였는데, 스트레스이기도 하지만 재미있는 도전이었다. - 시넬프
미디어아트, VR을 통해 새로운 기술을 알게 되었고, 새로운 작업을 위한 영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 들돌
두 개 수업을 들으면서 새로운 것, 낯선 것을 만나는 것이 좋았다. 새로운 배움도 있지만 모두가 다 다르게 표현하는 것을 보는 재미도 컸다. - 인지
좋아하는 작품 스타일을 클래스에서 다룬 기술을 이용해 직접 접해 볼 수 있었다. 작품다운 작품을 처음 만들어 본 것 같아 재미있고 좋았다. - 알마
그리고 마지막으로 <생활기술 오픈클래스>에서는 길고양이를 위한 집을 제작하는 워크숍을 진행하였습니다. 7월 18일~7월 21일 4일간 목공방에서는 진행한 <생활기술 오픈 클래스>는 생활에서 무언가 불편하다고 느끼는 것들, 변화를 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손의 감각과 기술을 사용해서 더 나은 방식으로 바꾸어보는 클래스인데요. 이번 여름에는 길고양이와 사람이 함께 더 건강하고 안전하게 지낼 방법을 고민해보았어요. 하자센터를 오가는 분들이라면 하자냥(하자센터에 종종 들르는 길고양이)를 한 번쯤 보셨을 텐데요. 신관 중정이나 목공방, 본관 뒤쪽 텃밭 등에 나타나곤 하죠. 하자냥을 위해 급식소가 마련되어 있긴 하지만, 매우 덥거나 추운 날씨에는 머물 곳을 찾지 못해 주차장에 주차된 차량에 들어가 있는 길고양이가 있기도 했어요. 그래서 길고양이가 어떻게 하면 보다 쾌적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지낼 수 있는 있을지 고민을 해보다가, <생활기술 오픈클래스>에서 방법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길고양이가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듯한 공간에서 지낼 수 있도록, 집을 만들어보기로요.
워크숍 첫날, 고양이를 좋아하고 손으로 무언가 만드는 것을 즐기는 죽돌들이 모여 길고양이 집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태양광 발전을 이용해서 여름에는 선풍기를, 겨울에는 온열 패드를 작동시키는 방향으로 만들어보았습니다. 두 조로 나누어, 목재 재단과 조립, 타일 시공, 도장을 하고 최종적으로 본관 뒤편 텃밭 근처에 길고양이 집을 설치했어요. 이 과정에서 태양광과 목공 기술에 대해 이해하고 경험해보는 동시에, 길고양이와 사람이 공생하는 방식에 대한 고민도 해보게 되었어요. 소수자의 권리가 어떻게 지켜질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도 떠올리게 되기도 하고요. 끝으로 길고양이 집 만들기에 함께 한 죽돌들의 후기를 공유합니다.
고양이들을 위해 사람들의 생각 변화, 행동의 변화가 필요하다 느꼈다. - 린
항상 남에게 고마워하고 나도 도우며 살아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고양이 최고! - 사과
같이 사는 일에 생각보다 고려해야 할 점이 많다는 것을 배웠다! 이제는 내가 아는 만큼 생각하고 고민하며 고양이들과 살아가고 싶다. 4일 동안 점점 소통이 늘어나고 손발이 맞아가는 것이 느껴져 즐거웠다. - 해인
사실 길고양이를 그저 사람들이 받아주지 못해서 고양이와 사람들 사이에서 갈등이 생겼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집사님의 강의를 듣고 직접 집을 만들고 설치해보면서 인간과 고양이 서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목공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점과 길고양이 생태계에 대한 이해를 알게 되어서 좋았습니다! - 재필
함께 살기 위해서는 더 많은 교감이 필요한 것 같다. 인간을 싫어하는 고양이들도 사람을 경계만 하지 않을 수 있게 기다려주는 시간도 가지고 싶다! 길고양이가 우리 곁에 있을 때 어떻게 같이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서 그들의 생활방식이나 기호, 고양이를 위하는 마음처럼 무언가를 고쳐서 더 좋게 변화하게 만드는 일의 시작과 과정을 가까이서 작게나마 듣게 된 것 같다! - 무름
기본적인 제작기술과 고양이들과 슬기롭게 살아가는 방법들을 깨달았다. - 도란
4개의 클래스를 4번씩 진행하는 동안, 장마도 무더위도 한풀 꺾이고 처서를 지나가고 있는 시기가 왔습니다. 여름에 함께한 청소년들이, 각자 어떤 것들을 마음에 품게 되었는지, 궁금증이 남기도 하는데요. 프로그램의 과정과 결과물에 대한 만족감이 매우 높았던 프로그램들이어서, 내년엔 어떤식으로 또 여러분을 만나게 될지, 또 저희들의 숙제로 남기며, 글을 마무리 해봅니다.